러시아워 아침 꽉 막힌 출근길. 누구나 한 번쯤 날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상상을 해 봤을 것이다. 그런데 이 꿈이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미국 네바다 주정부가 유인자율비행체(AMFV) 실험을 올 하반기에 실시하기로 최근 발표한 것이다. ‘드론 택시’ 프로젝트로 불리는 이번 실험은 우주항공산업과 관광업을 주 수입원으로 하는 네바다주가 드론 산업을 발전시킴과 동시에 이를 대중교통수단으로 개발해 관광지와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를 연결하는 또 하나의 관광 상품을 만들려는 야심 찬 시도다.

이 실험 참가 드론은 중국회사 이항(億航)이 개발한 높이 1.2m, 무게 200㎏인 ‘이항184’. 이 제품은 지난 1월 라스베이거스 국제전자제품 박람회 ‘CES 2016’에서 선을 보였다. 184는 승객 1명, 프로펠러 8개, 팔 4개를 의미한다. 최대 100㎏을 싣고 시속 100㎞ 비행이 가능한데, 2시간 충전으로 23분 정도 비행할 수 있는 것이 약점이다. 운행 방식은 간단하다. 승객이 내부 태블릿 PC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된다. 그러면 인공지능(AI)과 위성항법시스템(GPS)에 의해 자동으로 날아간다. 우버와 같은 모바일 차량 예약 서비스와 결합시키면 택시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화되는 데는 아직 장애가 많다. 배터리 충전 문제가 보완돼야 하며, 법과 제도 정비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드론 하면 무인비행체로만 인식됐다. 그런데 자율주행 자동차의 드론 버전이 나오면서, 유인(有人) 드론도 나오고 있다. 이에 멀티콥터(multicopter)란 신조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제 드론은 키덜트 장난감이나 군사용을 넘어, 산업용으로 발전하고 있다. 택시와 같은 이동수단뿐만 아니라, 철도·전력망·발전소 등 인프라 검사용, 작물 성장 모니터링 등과 같은 농업용 등으로도 확대·발전하고 있다.

리모트컨트롤로 작동되는 비행체를 만드는 것은 어려운 기술이 아니다. 1940년대 개발된 것으로 전공 대학생이면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드론 산업의 핵심은 정보기술(IT) 및 AI, 그리고 이와 연결된 소프트웨어다. 한국엔 이 분야의 기초 기반이 있다. 문제는 정책 입안자들과 기업인들이 아직 드론을 장난감 정도로만 여기고 있다는 점이다. 신성장 동력의 하나로 간주하고 적극 대응하지 못한다면, 치열한 21세기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

황성준 문화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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