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일본과 친해져야 한다. 앞집 깡패가 중국이라 언제나 긴장 상태인데 뒷집 이웃과도 불편하다면 전력을 다해 싸울 수가 있겠나? 춘추전국시대를 마감할 토대를 닦은 진(秦)나라의 책사 범수는 그 유명한 '원교근공(遠交近攻)'을 정립한 사람으로 유명하다. 원교근공은 글자 그대로 "먼 나라와 교류하고 가까운 나라부터 공격한다"는 계략으로 진나라의 소양왕이 이 묘책을 받아들였고 후대로 전해져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할 수 있었다.

진나라의 지리적 위치가 중원(中原)과 떨어진 변방이기도 했지만 인접국을 취하지 못하면 먼 대국과의 일전을 마음 놓고 벌일 수 없기에 최선의 이론임을 그들은 간파했고 그대로 이행해 잠시(15년 만에 멸망)의 천하통일이긴 하나 어쨌든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었다.

이 역사가 기원 前 900년의 일들이니 근 3천년 전부터 중국은 이웃나라와의 화친,병합,침략에 도(道)가 튼 민족이란 걸 알 수 있다. 우리가 중국의 영향을 받아 많은 것을 배우고 발전시켰다고 자부하나 대륙의 수 많은 민족들과 약육강식의 정세를 버텨낸 한족(漢族)의 전략, 전술 내공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사드 배치를 반대하며 옹니를 부리고 있는 중국의 행태는 3천년 전부터 이어져온 '투쟁 DNA'에 뿌리를 두었으니 두렵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저들보다 IQ가 모자란다는 게 아니라 전쟁 경험과 전술 특히 심리전에서 한 수 아래라는 의미다. 지금 더민주 소속 국회의원들이 "중국을 방문해 사드 문제를 의논하겠다"며 깨춤을 추는 정황이 철저히 농락당하고 있다는 증거다.

어디 그뿐인가. 저들은 우리가 일본과 서먹한 관계임을 알고 일제시대를 부각시켜 반일(反日)정서를 자극해 우릴 둘로 갈라놓고 있다. 일본의 과거 행적을 확대, 재생산하면 그 장단에 좌익이 맞장구를 쳐대고 친중(親中)인사가 목소리를 높이는 악순환이 연결돼 우린 내우외환(內憂外患)이라는 이중고에 신음할 수밖에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아베 총리와 회담을 하고 오사카에 있는 우리 교민들을 방문해 한일 양국의 화합을 도모했다면 중국은 우릴 이같이 대놓고 욕 보이진 못했을 것이다.

미국은 한국이 중국에 종속(항복) 되는 걸 막고 싶지만 끝내 자신들의 손을 뿌리치면 일본으로 전선(戰線)을 후퇴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우리는 수 천년 간 이어진 중국의 속국(屬國)으로 또다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를 일본도 알고 중국은 더 잘 아는데 한국만 모르고 있다. 이게 우리의 비참한 현실이다.

만약 우리가 일본과 군사협정을 체결하는 등 더 가까워지면 중국은 우릴 욕하며 협박할까, 아니면 "우리와도 친해지자"며 윙크를 보낼까. 쉽게 생각하면 전자 같지만 중국은 어금니 꽉 깨물고 속내는 숨긴 채 후자를 택할 것이다. <멀리 있는 영토(센카쿠열도, 남중국해)를 얻기 위해서는 가까운 나라부터 친해진 뒤 결정적인 순간 칼을 꽂는 게 최선>임을 저들은 알고 있다.

원교근공의 원리처럼 자신들의 최종 목표는 먼나라 일본이지만 한국 접수를 위해 일본을 당장은 자극하지 않을 것이고 한국이 사분오열(四分五裂) 돼 정신줄을 놓으면 뻑치기가 취객에게 호의를 베푸는 척하다 뒤통수를 후려치듯 우릴 집어 삼킬 것이다. 그 다음이 일본이고 말이다.

우린 일본과 친해져야 한다. 앞집 깡패가 중국이라 언제나 긴장 상태인데 뒷집 이웃과도 불편하다면 전력을 다해 싸울 수가 있겠나? 순망치한(脣亡齒寒)이 별 것인가! 치열하게 따지고 조율을 반복하더라도 일본과 더 긴밀해져야 한다. 안타깝게도 박근혜 대통령은 그럴 배짱도 없고 시기도 놓쳤으니 차기 대통령은 임기 시작과 동시에 일본을 방문해 동맹부터 체결해야 한다. 막연한 친함이 아닌 중국의 침략에 같이 싸울 '한일군사동맹(韓日軍事同盟)' 말이다. 그것이 원교근공을 깨부술 유일한 비책이다.

중국은 과거 진나라가 주변국을 낼름 낼름 접수하는 모양새로 가고 있는데 대비책을 외면하는 정치인은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천하의 바보이거나 중국의 간자(間者)이거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