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하지도 않은 자신의 고정관념(선입관)을 맹신하여, 사실(Fact)에 잘 부합하지 않는 억측성(비약, 왜곡) 기사를 쓰는 일은 더이상 없어야 한다. 10일 조선일보는, 기사 내용 전반에 비춰 봤을 때, 비약
내지 왜곡된 것으로 보이는 <"내가 지면 재일교포들 우
는데"… 한국인 안창림의 눈물>이라는 題目을 붙인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 冒頭에는, <한국 국적 이유로
차별받았지만…日서 출전 제약에도 훈련, 훈련>이라
고 나온다.

그렇다면, 題目이나 冒頭에 등장한 문구들("내가 지면
재일교포들 우는데", '국적 이유 차별', '출전제약')을
뒷받침하는 본문 내용이 무엇인지 보자.

우선, "내가 지면 재일교포들 우는데"라는 말은 안창림
선수가 한 적이 없다. 다만, 기사 내용에 의하면, 안 선
수가 중학교 다닐 때 일기에, '내가 패하면 (재일교포인)
우리 가족들이 슬퍼한다.'고 썼을 뿐이다.

사실은 일기에 '내가 패하면 우리 가족들이 슬퍼한다.'
라고 썼는데, 기자가 '괄호'(재일교포인)를 추가하여
'내가 패하면 (재일교포인) 우리 가족들이 슬퍼한다.'
라고 기사化한 것인지조차 솔직히 의심 간다.

그런데, 안 선수가 정말로 중학교 때 일기에 괄호(재일
교포인)까지 포함해 '내가 패하면 (재일교포인) 우리
가족들이 슬퍼한다.'라고 썼더라도, 조선일보가 기사
제목을 <"내가 지면 재일교포들 우는데"… >로 붙여
놓은 것은 최소한 '비약'에 해당한다.

상식적으로, 안창림 선수가 중학교 때 일본 內에서
얼마나 전국적으로 잘 알려졌고 유명했을까? 중학생
신분인 안창림 선수가 당시 재일교포 사회에서 이미
유명인으로 소문이 자자하여, '내가 패하면 교포사회
가 충격받는다'는 뉘앙스로 안 선수는, 당시 일기에
이번 조선일보의 제목 같은 뉘앙스로 적어놓은 것일
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당시 중학생인 안창림 선수
는, 평소 자신을 향한 가족들의 기대감에 따른 심적
부담감 같은 것 때문에, '가족의 실망(슬퍼함)'을 무
엇보다 걱정해서 쓴 표현이라고 봐야 상식적이다.

아울러, 기사 본문은, 일기 내용을 작은 따옴표로 인
용해, '내가 패하면 (재일교포인)…'이라고 써놓고도,
제목에는 큰 따옴표를 붙여 "내가 지면 재일교포들
우는데"라고 해놓았다.

때문에, 기사 내용을 꼼꼼히 안읽어보고 대충 제목만
본 독자라면, 마치 안창림 선수가 이번 올림픽 대회
때 직접 "내가 지면 재일교포들 우는데"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이해할 것이다. 그리고 독자는 은연 중에
'재일교포 못살게 구는 나쁜 일본'이라는 생각을 금
방 떠올리게 될지도 모른다.

<한국과 일본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한 재일교포의
신분. 양쪽에서 노골적인, 때론 보이지 않는 차별을
겪어야만 했던 순간들.>이라고 기사에는 나온다.
일종의 양비론이다. 그런데도 冒頭에는 <한국 국적
이유로 차별>이라는 식으로, 일본 쪽을 향해서만
화살을 돌려놓았다.

기사는 안 선수가 일본에서 '차별' 받은 것으로서,
<유도 명문 쓰쿠바대학에 들어갔지만 국적이 한국
이라는 이유로 일본 큰 규모 대회 출전에 제약을 받
곤 했다. 안창림에게 패한 일본 선수가 선발전에 나
가는 경우도 있었다.>라는 것을 사례로 들었다.

그런데 엄밀히 말하면, 재일교포는 일본 내에서 '외
국인'으로 분류된다. 역설적으로 '차별의 사례'로 든
이러한 부분을 통해, 안창림은, 일본인 유도 특기생
들조차 입학하기 어려운 일본 유도 명문대학에 '외
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입학했다는 해석도 가능하게
된다. 제대로 된 차별을 받았다면 입학이나 할 수
있었을까?

<대학 2학년이던 2013년 전일본학생선수권에서 우
승해 실력을 인정받았다.>고 했다. 결국은 외국인으
로서 전국 대회까지 출전하여 우승까지 했다. 안 선
수의 실력이 출중했기 때문이겠지만, 이또한, 정말
로 일본 內 '차별'(일본 유도계 텃새, 파벌 등)이 심
했다면 안 선수는 일본 內에서 웬만하면 정상의 자
리까지 올라가지 못했을 것이다.

수십 년 전이라면 모를까, 일본에서의 '차별'을 은연
중 부각시키려는 이러한 국내 언론의 사례는 시대착
오적이고 비현실적이다. 오늘날에는, 재일교포가 '일
부 사안들'에 있어서는, 오히려 일본국민들보다 더
나은 '혜택'을 누리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까지 비쳐
져, 이에 반발하는 '재특회'('재일 한국인 특권을 인
정하지 않는 모임')이라는 혐한단체까지 생겨났다.

정확하지도 않은 자신의 고정관념(선입관)을 맹신
하여, 사실(Fact)에 잘 부합하지 않는 억측성(비약,
왜곡) 기사를 쓰는 일은 더이상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