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세상 어느 나라와 갈등이 생겨도 미국은 한국 편을 들 것으로 여기고 있다. 그것을 무슨 권리쯤으로 여긴다. 착각이다.
미국은 태평양전쟁에서 일본과 接戰(접전)을 벌인 당사국이다. 진주만이 습격 당해 엄청난 희생을 치르기도 했고, 이의 보복으로 일본 本土에 원자탄을 투하하여 역시 엄청난 희생을 주기도 했다. 어쨌든 전쟁 당사국으로서 직접적인 利害(이해)관계에 있다.

한국은 이 전쟁에서 일본군복을 입고 일본군으로 미군(연합군)과 맞서 싸웠다. 모순적이랄까 이 전쟁에서 일본군이 패함으로 한국은 해방이라는 행운을 얻었다. 만약 일본군이 이겼더라면 그래도 한국은 해방을 맞을 수가 있었을까? 아주 복잡한 상상이 될 것 같다. 戰後 상황이 바뀌어 미국은 일본과도 한국과도 각각 동맹을 맺게 되었다. 그런데 韓日간 갈등이 생기면 미국은 일정선에서 한국을 두둔하는 모양새를 취한다. 왜 그럴까?

미국 입장에서는 韓日간 갈등이 생기면 일본을 두둔하기가 어렵게 되어 있다. 한국이 일본에 의해 피해를 입은 것은 분명한데 일본을 친 미국의 입장에서 일본을 두둔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또한 식민지배로 인한 한국의 고통이 크게 부각될수록 미국의 입장은 더욱 떳떳해질 수도 있는 부수적인 명분도 생긴다. 한국의 해방은 미국의 의도하지 않은 전리품인 셈이다. 해방의 감격이 크면 클수록 미국으로서는 뿌듯한 일이다.

우리는 이러한 미국과의 묘한 관계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미국은 우리 편으로만 여기고 있다. 미국은 한국과 가장 가깝고, 한국이 세상 어느 나라와 갈등이 생겨도 한국 편을 들 것으로 여기고 있다. 그것을 무슨 권리쯤으로 여긴다. 착각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미국의 덕을 많이 봤다. 이제 살 만해졌으니 우리가 서서히 빚을 갚아 나가야 할 입장이다. 그런데 양심도 없이 '反美면 어때' 하는 식은 곤란하다. 지나치면 미국도 화 낼 것이다. 한국은 미국에게 있어서 애물단지 같은 존재다. 애물단지란 속을 썩이지만 버릴 수도 없는 자식을 말한다. 그러나 미국에게 있어서 한국은 자식만큼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