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위기 상황(북한 핵)에서 오히려 뼈아픈 시행착오의 길을 걸어온 朴槿惠 정권의 난맥상은 향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反省은 중요하다.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반드시 필요
하다. 김대중 및 노무현 정권은 북한 핵 개발에 物과 心의
측면에서 각각 지대한 공헌을 하며 사실상 이적행위를 했다.
이에 대한 법적 심판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런데, 좌파정권도 아니면서, 韓美日 공조 대열에서 사실상
이탈하여 中國과 손 잡고, 美國, 日本과 대립하는 초유의 사
태를 몰고온 정권이 있다. 바로 朴槿惠 정권이다. 비록 지금,
제 자리로 돌아오기는 했지만, 후유증이 크다. 韓美(동맹)관
계가, 이 때문에 얼마나 심각하게 훼손되었는지 당장은 확인
이 안된다. 미국 스타일상, 'AIIB-사드-전승절'로 상징되는,
한국의 '親中(반미)' 스탠스에 대한 대가는, 미국이 어떠한
형태로든 반드시 한국으로 하여금 치르게 할 가능성이 거의
100%다. 향후 살살 하고 끝낼지, 아니면 몇 배의 대가를
치르게 할지, 나아가, 무역 분야로 대가를 치르게 할지,
금융이나 여타 분야로 치르게 할지 아무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반대편 베팅은 안좋은 베팅>이라는 미국의 분명한
경고(2013년12월)를 접수하고도, 그 이후로 여전히 한국이
'親中(반미)'을 지속했다는 점이 한국에게는 상당히 안좋은
모양새가 되었다.

미국은 이번에 한국의 '中國事大' 현상을 직접 생생하게
지켜보았다. 그리고 자체적으로 심각한 의견들을 나누었을지
도 모른다. 만약 <역시 한국은 중국의 속국이 될 나라>라는
식의 의견이 조금이라도 나왔다면, 그 자체만 갖고도 한국은
이미 큰 대미지를 입었다고 보아야 한다.

최악의 경우, 향후 미국은, 美본토에 대한 북한의 핵 위협만
확실히 제거(북폭이든, 평화협정이든)해 놓은 다음에는,
한반도로부터 가급적 손을 털고 나갈 가능성도 전혀 배제
못한다. 어차피 나중에 중국에게 종속될 나라(한국)에 대고,
공(정성)을 쏟을 필요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평소 한국
인들이 무심코 드러내는 '中國事大' 습관이나 행동이 매우
위험한 이유는, 바로 이러한 점(미국의 관찰) 때문이다.

일본과의 관계 또한 우려된다. 일본은 미국의 입김에 때문에
웬만하면 한국을 배려하고 양보해주는 상태지만, 미국의
마음이 한국으로부터 멀어지고, 한국의 일본 향한 反日이
변함없이 이어질 경우, 일본은 인내의 한계를 느끼고 본격적으로
'눈에는 눈'式으로 한국을 대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

전통적으로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경향이 강한 일본은, 미
국이 한국으로 하여금 대가를 치르게 만들 때, '동시출격'
할 가능성이 크다. 상황이 좀 틀리지만, 과거 한국의 IMF
사태를 앞두고 미국, 일본이 사실상 서로 공조했던 상황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박근혜 정권은 출범과 함께 이러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①과거사와 反日 이데올로기를 매개로 중국과 제휴하면,
일본을 굴복시킬(고립시킬) 수 있다.

②북한 핵 개발을 중국이 결정적으로 막아주면 한반도
통일 등 현안을 중국과 협의할 수 있게 되어, 미국의 안보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다.

③중국의 경제와 금융 등 국력이 지속 성장하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낮출 수 있다.

박근혜 정권은 이상의 세 가지 사항에 대한 확신이 너무
강했던 나머지, 미국측의 경고('안좋은 베팅')를 사실상
무시하면서까지 금지선(레드 라인)을 넘는 모험을 했던
정황이 보인다. 억측일 수 있지만, 아마도 박근혜 정권은
임기 초중반까지, 이러한 세 가지의 실현을 전제로,
최악의 경우 미국圈(韓美日 공조)으로부터의 결별까지도
각오했던 것은 아닐까 싶을 만큼 처신이 위태위태(조마
조마)했다. 이론상, 위의 세 가지만 확실히 실현된다면,
안보나 경제 측면에서 모두 미국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된다는 막연한 자신감 같은 것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박근혜 정권이 위태위태해 보였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문제는, 이러한 박근혜 정권의 생각과, 중국측의 생각이
애초부터 서로 너무나 달랐다는 점이다. 중국 입장은,
중국 內 한국임시정부 유적 보존이나 안중근 기념관 확장
등 反日을 미끼로 한국을 끌어들여, 한국으로 하여금 일본
견제에 앞장서게 하는 가운데, 韓美日 공조를 깨는 것이
主목적이었다. 아울러, 북한 핵에 대해 중국은, 완전한
'개발중단'이 아니라, 對美 전략 차원에서, 적당한 현상
유지(관리) 쪽이 오히려 목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이
정말로 북한 핵 개발을 완전히 종식시키고 싶었다면, 진작
국경의 송유관을 끊었을 것이다.

이러한 동상이몽的 韓中연합은, 중국이 남중국해 등에서
노골적으로 미국에게 도전하고,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에
까지 참견하기 시작하면서 결정적으로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특히, 북한의 지뢰도발과 4차, 5차 핵 실험과, 각종 미사일
(ICBM,SLBM)발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대했던 중국의
對北 영향력이 사실상 '기대 이하'라는 것이 분명히
드러나면서, 한국의 당초 계획에는 중대한 차질이 초래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중국의 경제마저 위태위태한 상태라는
것이 부각되면서, 한국 경제의 중국 의존도를 오히려
낮추어야 하는 현실적 문제까지 부각되었다. 박근혜 정권이
확실히 실현될 것으로 믿었던 세 가지 사항 중, 두 번째, 세
번째가 완전히 기대에 어긋난 것이다.

그런데, 첫번째(일본을 압박) 사항 역시 기대에 크게
어긋난 양상으로 전개되는 중이다. 일본은 갈수록 국제
사회에서 존재감과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반면, 反日을
매개로 중국과 공조하던 한국이 오히려 상대적으로 정체
내지 답보하는 분위기가 보인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지금,
'돌아온 탕자'와 다를 바 없는 신세가 된 상황이다.

한국의 파트너였던 중국 역시 급하게 되었다. 북한 핵
개발을 적절히 현상 유지시키는 전략에 큰 차질이 생겼다.
북한이 너무 빨리, 그리고 너무 많이(4차, 5차 실험,
ICBM, SLBM 등) 진도를 나가는 바람에, 미국이 잠재적
위협을 느끼게 되어, 급기야 미국으로부터 <북폭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지경에까지 오게 되었다.

만약에라도 북폭이 이루어지면, 경우에 따라, 한반도는
전격 '자유통일'로 즉시 연결될 수 있다. 중국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셈이다. 미국의 북폭이 실제로 전개
되면, 군사的 맞개입에 나설 것인가 여부부터 시작해,
중국은 지금쯤 아마도 각종 고민들로 머리가 복잡할
것이다. 이같은 사정 때문에, 중국은 어떻게든 미국의
북폭을 원천봉쇄해야 하는 입장이다. 중국으로서 최선은,
북한 핵 개발 진도를 최소한 더이상은 못나가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로는 이전에 볼수 없었던 강경한
태도의 중국 모습(송유관 제어 등?)을 보게 될 가능성
조차 있다.

결론적으로, 박근혜 정권이 미국의 안보.경제 그늘로부
터 이탈하는 모험까지 감수하며 추구한 韓中연합은, 기
대했던 세 가지 사항 전부가 완벽하게 틀어지면서 일장
춘몽으로 끝난 상황이다. 이제 남은 것은, '금액이 얼마
가 될지 모를' 미국으로부터의 청구서다. 나라가 위기일
수록, 국가 리더의 상황 판단력이나, 통찰력, 현실감각
등은 중요하다. 그런데 이러한 능력들이 기대 以下라면,
그 나라는 혼돈과 역경을 만날 수밖에 없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리더의 능력만 좋았으면 애초 겪지도 않았
을 고통을 겪게 되는 것이므로, 억울할 수밖에 없다.

美中간 등거리를 추구한 박근혜 정권 입장에서는 <韓
中연합 vs 美日연합>이라는 표현에 찬성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朴槿惠 정권 임기 초중반 3년은,
사실상 완벽한 <韓中연합 vs 美日연합> 구도였다고
봐도 전혀 무리가 없다.

동서고금을 통해 항상 언급되는 <리더가 중요하다>는
말은 진리인 것 같다. 안보 위기 상황(북한 핵)에서
오히려 뼈아픈 시행착오의 길을 걸어온 朴槿惠 정권의
난맥상은 향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뼈를
깎는 反省이 있어야만 再發을 막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