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우치 구미코(竹內久美子)
動物行動學 연구가

東京工業大 명예교수 '오스미 요시노리'(大隅良典)氏가, 노벨

생리의학상을 단독 수상했다. 단독 수상했다는 것은, 비슷한

연구를 하는 다른 연구자가 없다는 의미로서, 오스미(大隅)氏

가 그 동안 걸어온 길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필자는 오스미(大隅)氏와, 약간 접점(接点)이 있다. 필자는 교

토(京都)大 이학부 대학원에서, '히다카 도시타카'(日高敏隆)

선생 밑에서 동물행동학을 배웠는데, 그 이전에 잠시 재적(在

籍)한 곳이, 생체고분자 응용학 연구실이었다. 이것이 1980년

경의 일이다. 그 이전 10년을 거슬러 올라간 1970년경에, 오스

미(大隅)氏는 도쿄대(東京大) 대학원생이었는데, 어딘가의 연

구실에서 국내 유학(留學)을 하고 있었다. 여타 연구소에서

국내 유학을 하게 된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당시 오스미

(大隅)氏의 東京大 지도교관이었던 교수가, 東京大의 해당 연

구실 교수를 겸임할 예정이었는데 이것이 잘 안되었던 모양이

다.

필자는, 오스미(大隅)氏와 직접 만난 일은 없지만, 필자의 선

배는 이번 수상 소식에 <나는 오스미 요시노리(大隅良典)씨로

부터 '콜리신' 연구의 기초를 전부 배웠다>고 말했다. '콜리신'

은 대장균이 만들어내는 단백질로서, 東京大로 돌아온 오스미

(大隅)氏가 1974년에 박사학위를 취득한 것도 '콜리신'을 테마

로 한 것이었다. 이후 오스미(大隅)氏는 콜리신 연구를 중단

하고, 효모(酵母) 연구로 선회했다. 그때가 미국 유학길에 오

른 1976년의 일이다.

일찍이 단백질 연구라면 누구든 '합성'(合成) 쪽으로만 연구를

했는데, 오스미(大隅)氏는 반대로 '분해'(分解) 쪽으로 연구했

다. 다시 말해, 自食作用(=자가포식) 현상인 '오토 파지'에 몰두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디어 1988년에, 기아(飢餓) 상태에 놓

인 효모(酵母)를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하던 도중, 세포(細胞) 안

에 막(膜)이 생겨나고, 이것이 필요없게 된 단백질 등을 포위하

여 분해(分解) 제거하는 현상을 세계 최초로 관찰하게 되었다.

'오토 파지' 현상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한 것이다.

1993년에는 효모(酵母)의 오토 파지와 관련된 유전자 14종류를 

발견하고, 1996년에는 4종류 유전자를 추가 발견했다. 이후 연구

대상을 포유류(哺乳類)로 옮겨, 핵(核)이 있는 생물(진핵생물)

이라면 예외 없이, '오토 파지' 현상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규명

하면서 오스미(大隅)氏는 업적을 차곡차곡 쌓아나갔다.

최근에는, 세포(細胞) 내에 들어온 유해물질이나 병원균 또한

'오토 파지' 현상에 의해 제거되는 것이 규명되어, '오토 파지'가,

癌이나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의 치료 및 예방에까지 응용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스미(大隅)氏의 기초연구 성과가 꼬리

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확대.분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와 돌이켜 보면, 오스미(大隅)氏가 1974년에 박사학위를 취

득한 이후 1988년에 효모(酵母)를 통해 '오토 파지'(자가포식)

현상을 관찰하기까지 제법 긴 시간이 걸렸다. 박사학위를 따낼

만큼 기량과 에너지, 지력, 실력 등을 겸비한 청년이, 이후로 중

년의 나이가 될 때까지 14년을 한곳에 매달렸다는 이야기다. 연

구 예산도 제대로 얻어내지 못하는 상태에서, 아무도 안하는

밋밋한 기초연구를, 해를 거듭해 이어나가는 것은 괴로운 작업

이다. 고독하며 앞이 보이지 않는 연구를 계속하는 힘은 어디로

부터 온 것인가. 

실은, 본인 또한 전공인 동물행동학과 관련해 <그런 것이 대체

어디에 도움 되나?> 는 식으로 단칼에 국가로부터 예산배정을

거절 당해, 대신, 히다카(日高) 先生으로 하여금 국가를 상대로

예산을 따오게 하느라 애를 먹은 경험들이 있다. 학생으로서는

예산 없이도 가능한 연구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연구에 대한

열정은, <알고 싶다>라는 일념(지적 호기심)에 의해 지탱된다. 

오스미(大隅)氏의 연구 또한 <알고 싶다>는 열정에 의해 지속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떠오르는 것이, '기타사토 시바사부로'(北里柴三郞,생물

학자,1853~1931)다. 기타사토(北里)씨는, 제1회 노벨 생리의학

상(1901년)의 최종후보로 올랐지만, 수상에 이르지 못했다. 수

상한 것은, 똑같이 세계적 세균학자 '고흐'의 문하생으로 있으면

서 공동 연구했던 동료 연구자 '베링'(독일)이었다. 기타사토(北

里)가 아시아人이기 때문에 수상하지 못했다는 견해도 있다. 분

명한 것은 기타사토(北里)氏가 당시 미국과 유럽에서 크게 인정

을 받고 있었다는 점이다. 앞서 1892년에 귀국한 것도 오직 日本

의학 발전을 위해서였다.

그런데, 유학하던 당시 스승의 연구를 비판한 적이 있었다는 이

유로 母校인 東京大로부터는 배척을 당했다. 이때 도움이 되어

준 것이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다. 기타사토(北里)를 위해,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는 '私立전염병연구소'를 설립했다.

오늘날에는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 같은 인물이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국가가 더욱 나서서 기초과학 연구의 후원자

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