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조사시기에 응하지 않고 연기했다는 이유로, 검찰이 지금 국가 원수를 상대로 사실상 괘씸죄를 적용하는 것 아닌가? 검찰은 법에 따라 수사하는 국가기관이 아니었나? 검찰은
편향된 특정 여론에 따라 움직이는 조직이었나? 검찰 조사
時 박근혜 대통령 신분은 당초 '참고인'으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대통령)측이 대면
조사 시기를 두어 차례 연기하는 바람에, 검찰이 강경한 입
장으로 선회하기로 했단다. 대면조사 시기를 연기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도 되는 것인가? 검찰 뜻대로 안되면 괘씸
죄를 걸어, 상대방을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둔갑시키며
고압적으로 나오는 것이 검찰의 원래 습관이었나?

<검찰은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18일 대면조사’를 박 대통
령 측이 거부하자 박 대통령을 사실상 피의자로 입건하고
의혹을 계속 수사하기로 했다.>(18일 언론 보도 내용 중)

정황 증거 좀 확보했다고 해서, 그리고 원하는 조사시기에
응하지 않고 연기했다는 이유로, 검찰이 지금, 국가 원수를
상대로 사실상 괘씸죄를 적용하는 것 아닌가? 특정 세력들
이 조직적으로 바람몰이하고, 국내 언론들이 장단 맞추고,
여기에 넘어간(선동된) 일반 한국인들이 대세를 이루는 듯
한 상황이 전개되는 중이라고 해서, 엄연한 '현직 국가 원수'
를 이런 식으로 몰아붙이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진술과 물증만으로도 대통령 혐의를 밝힐 수 있지만 해명
기회를 줬던 것인데, 청와대에서 이를 거부했다는 취지다.>
라는 기사 부분에서는 검찰의 고압적 태도가 느껴진다. 마
치 '은혜(해명기회 부여)를 베풀었는데 상대방이 배은망덕
(대면조사 연기)하게 나와서 괘씸하다'는 투다. 검찰은 왜곡
된 여론이나 바람몰이 세력 따위에 영합하며, '고압적'으로
나올 것이 아니라, 정해진 법절차에 따라 진행만 하면 된다.

최근의 이른바 '성난 민심'이라는 것에 편승하느라 검찰이
상대방의 기본 권리도 무시하며 무리하게 몰아붙인다면 이
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만약 검찰이 '성난 민심'이라는 것
때문에 국가 원수에 대한 기본적 예우조차 무시하며 몰아
붙이는 것이라면, 이런 식의 '성난 민심'이라는 것은 나라
망하게 만드는 민심 아닌가?

前에 미군 사령관 한 명이 한국인의 국민성을 빚대어 <레밍
떼 같다.>는 취지로 말했다는데, 요즘 한국 사회 돌아가는
분위기라면 이는 틀린 이야기가 전혀 아니다.

적절한 비유인지 모르겠으나, 인구 5천만 명의 한국에서,
1천만 명 이상 혹은 거기에 근접하는 관객을 동원하는 영
화가 제법 심심치 않게 나온다. 심지어 1천700만 명 이상
을 동원한 영화(명량)도 나왔다. 나른 나라 같으면 거의
어림도 없는 이야기다. 한국 사회는, 이처럼 특유의 <우
르르 분위기>가 분명 존재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영화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예를 들어, <명량>이라는 영화는, 남녀 어
른들은 물론, 남녀 고등학생, 중학생에 이르기까지, 꼭 관
람해야 하는 것이라는 식으로 유행했다. 그런데 이와 마찬
가지로, 최근의 <최순실 사태 빌미로 대통령 끌어내리기>
라는 것 역시 일종의 '유행'조차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
구심을 지울 수 없는 분위기다.

국산 영화 <명량>을 국내 언론들이 온통 호평하며 관객
몰이했던 것처럼, 최근의 <대통령 끌어내리기> 역시 국
내 언론들이 적극 앞장서고 있는 것이, 비슷한 상황이다.

이러한 면에서, 전에 있었던 미군 사령관은 참으로 보는
눈(目)이 제대로였던 셈이다. 요즘 분위기를 보면, 한국
인의 국민성은, <교양>이나 <이성>, <합리성>, <논리>
등 좋은 것들과는 아직 거리가 먼 상태라는 점을 부인하
기 어렵다. 안타깝지만, <비이성>과 <충동>, <우르르
몰려다니기> 등 안좋은 것들이 아직은 상대적으로 득세
하는 상태인 것 같다.

결론적으로 한국 사회는 여전히, 불순 세력들이 기생하
기 좋은 토양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로 볼 수 있다. 가
야 할 길이 아직은 멀었다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