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중완급(輕重緩急)에 대한 감각이 부족해 보인다. 유능한 사람과 필요한 정책은 계승해야 한다. 무토 전 일본대사가 문재인을 두고 역대 最惡의 대통령이라고 평했다. 실제 민정수석과 청와대 비서실장을 하면서 無能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대통령이 된 것도 노무현에 대한 응어리가 있는 광신적인 지지집단과 계급적·지역적 증오를 가진 골수 야당 지지층, 그리고 무엇보다도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총선부터의 결정적인 패착이란 외부적인 요인 때문이지, 자신의 능력 때문에 대통령이 된 것은 아니었다.

대통령이 되고 나서 여야를 초월하여 유능한 인재를 뽑아 임기 초에 구조조정, 노동개혁, 공무원 연금개혁 같은 힘든 과업을 해낼 생각은 않고, 노무현의 코드인사 비슷한 짓을 하며 힘빼는 모양을 보면 경중완급(輕重緩急)에 대한 감각이 부족해 보인다.

일자리 상황판 만들어 기업 팔비틀기 하겠다는 그 발상의 수준을 보면, 노사정 타협, 노동개혁, 규제개혁 같은 자신이 해야 할 더 중요한 일은 안하고 선택할 옵션도 별로 없는 기업이나 압박하고, 세금으로 일자리 만들겠다는 안이한 생각만 하며 아까운 임기 초반을 허송세월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무엇보다 사드를 갖고 평지풍파를 대통령 자신이 일으키고 있는 현재의 기막힌 상황을 보면 새삼 왜 無能이란 평가를 받았는지 이유를 알 것 같다. 대통령 자신의 無能도 한 이유지만, 국가안보실을 경험도 없는 코드인사로 채우다 일어난 외교참변 아닌가?

그런데도 지지율이 84%다. 아직도 84%의 국민 눈에는 대통령의 無能이 눈에 안 띄는 모양이다. 그러나 지난 20여 일처럼 정책과 인사에서 계속해서 박근혜 지우기, 코드인사를 하면 그 무능은 결국 모든 국민이 피부로 느끼게 될 것이다.

대통령만 바뀌었을 뿐, 유능한 사람과 필요한 정책은 그대로 계승해야 한다. 前정권 사람이라도 인사의 기준은 實力이 돼야지 코드가 되어서는 안된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던 정책이라도 방향이 옳았던 정책들은 전부 계승해야 한다. 자신이 야당시절 발목을 잡았던 정책이라도 솔직하게 반성하고 계승해서 추진하면 성공하는 대통령의 길이 보일 것이다.

문재인은 힘들지만 시급하고 중요한 일과 생색내기 쉽고 우선에 지지자들 좋아하겠지만, 중요하지도 않고 필요도 없는 일을 구분하는 감각을 길러야 그 無能 꼬리를 뗄 수 있을 것이다. 일처리가 무능했지만 그 방향은 옳았다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가슴에 새기고 무조건적인 박근혜 지우기는 배를 산으로 끌고 갈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