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임시 배치'라는 고집과,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어떤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한다니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사드 배치를 결정하고 난 후인 지난 8일 대통령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 발표문에서 문 대통령은 '현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라며 '국민 여러분의 양해를 구한다'라고 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고조된 안보 위협을 들어 '이에 정부는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사드 임시 배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설명이었다.

단호한 듯 보이나 의혹 투성이다. '임시'는 무엇이고 '국민의 양해'는 무엇인가? 사드는 이미 배치해놓고도 굳이 임시라 하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 '환경영향평가' 등 단순한 절차상 의미는 아닌 듯하다. 또한 '전쟁을 막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취한 결정인데 대체 어느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한다는 뜻인가? 사드 배치 이후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약 80%라는 절대다수 국민들이 이에 찬성한다고 한다. 반대 내지는 무응답 20% 국민들에게 그렇게 심각한 태도로 양해를 구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문 대통령이 못내 신경 쓰이는 그들의 정체는 무엇인가?

문 대통령은 대통령 되기 전부터 사드 배치에 반대를 해왔다. 그리고 대통령이 되고 난 이후 사드 배치를 하기 불과 몇달 전까지만 해도 '국방부가 대통령을 속였다'는 등 사드 배치와 관련한 논란을 스스로 불러일으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리고 그 입장을 바꿨다. 이는 중대한 문제다. 대통령으로서 이전의 잘못된 판단에 대해 스스로 통렬한 반성의 고백과 함께 대국민 사과부터 해야 한다. 그런데 끝까지 '임시 배치'라는 고집과,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어떤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한다니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가?

문 대통령과 절친하다는 김경수 민주당 국회의원이 거들었다. 사드 배치를 포함한 일련의 한미 공조에 임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심정이라며 '북한 위협에 맞서기 위해 굴욕을 감내하며 미국의 가랑이 밑을 기는 것'이라는 어느 기자의 글을 인용하여 설명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를 부정하지 않았다.

우선 표현 방법이 천박하기 이를 데 없고, 그 내용에 있어서도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한미 공조에서 왜 미국의 가랑이 밑을 기는 심정의 극단적인 굴욕을 느끼게 되는 것일까? 그 심정을 소상히 들어보고 싶다.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이런 이상한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겨놓고 여론조사 지지율 70%라니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환상이고, 어디까지가 조작인지 알 수가 없다. 언론과 장단 맞춰 국민들을 희롱하며 나라를 어디로 끌고 가려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