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지도자는 이렇게까지 하면서 자기의 의도를 달성하였음을 역사는 말해 준다. 굴욕은 순간이지만 國益은 영원하다. 일본 아베 총리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대미 외교가 지나칠 만큼 머리를 조아리는 굴욕적 외교를 벌이는 것처럼 보인다. 일본 내에서도 일부 야당 인사들이나 식자층에서 이를 꼬집는 사람들이 더러 있고 우리가 보기에도 민망한 점이 없지 않다.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 지도 이 문제를 언급했다. 신문은 트럼프가 당선되고서부터 지금까지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간 얼마나 공을 많이 들였는지를 일일이 나열하면서, 그렇지만 트럼프는 이런 아베 총리를 자신의 조수 정도로 취급하는 듯한 언행이나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아베 총리의 비굴함을 지적했다.

그러나 필자는 아베 총리가 사리 판단력이 부족하거나 원래 비굴한 성격이어서 굽실거린 것이 아님을 잘 알다. 그의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연모에 가까운 구애는 일본이라는 나라의 국익을 지키고 더 많이 보장받기 위하여 우방국인 미국에 대하여 일본이 최대한 성의를 다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인식시키기 위한 고도의 국가 외교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뜻하는 바를 얻으려면, 남의 바지 가랑이 밑으로 기거나 때론 쓰디쓴 쓸개를 씹어먹기도 하고, 상대방의 등에 난 등창의 고름도 자신의 입으로 빠는 것도 마다 않았다는 고사에 나오는 고역보다 그 굴욕이 더하지는 않을 것이다. 위대한 지도자는 이렇게까지 하면서 자기의 의도를 달성하였음을 역사는 말해 준다.

굴욕은 순간적이요, 잠시 동안이지만 국익은 영원히 지켜야 할 가치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코리아 패싱은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 발린 응수에 만족했을지 모르지만, 이는 손님으로서 한국을 방문한 트럼프가 주인의 체면을 고려한 외교적 수사일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을 해소하기 위하여 삼불(三不) 합의'를 약속한 문재인 정부의 대 중국 외교 담판에 대하여 우려를 표명한 트럼프 정부가 정말 대북 군사 작전에서 우리나라는 모르게 일본과만 공조체제를 유지하고 단행한다든지 대북 문제에서 우리를 소외시키고 중국이나 북한과 물밑 협상을 펼치는 일이 앞으로 발생하는지 여부를 지켜봐야 한국 왕따 여부의 진정성이 밝혀질 것이다.

눈 앞의 피해가 무서워서 대북 군사작전은 절대로 아니된다는 식의 자국 이기주의의 편협함과 비겁함을 보여주며 우리의 국력의 한계는 생각하지 않고 전시 작전권을 군사 주권 운운하며 되찾아 오겠다고 미국에게 뻗대기만 할 것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도 대북 문제에서만은 상대방의 입장도 살피면서 한미 공조체제를 유지하는 아베의 처신을 일정 부분 참고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