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창에 오는 게 좋긴 뭐가 좋아? 그런 환영은 남북이 오소도손 잘 지내는 때에나 어울린다. 前 경기도 지사 김문수씨가 쓴 글. <'우리 민족끼리'보다 더 중요한 것이 '한미동맹'입니다.>가 조갑제닷컴 대문에 실려 있다. 결론만큼 중요하고 조심스러운 게 문장의 첫마디이다고 하는데 어떤 문학가는 첫 문장 하나 때문에 밤을 새우기도 한다고 했다 그런데 김문수씨는 그 글의 첫 문장을 이렇게 썼다. “평창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한다니 환영할 일입니다. 남북회담이 열리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북한이 평창에 오는 게 좋긴 뭐가 좋아? 다른 때도 아니고, 프랑스가 자국 선수단의 안전이 염려된다며 참가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이 있고 일본이 불참설을 흘리며 미국조차 참가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말하는 이 마당에 말이다. 많은 저명인사가 지금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상태라 하고, 김정은의 평창 참가 발표를 한·미간의 반간계이자 시간벌기용으로 본다 아니나 다를까 평창올림픽 때문에 실제로 한·미 군사훈련이 연기되었고 훈련 축소로까지 이어질 것 같다고 하는데 참가 발표만으로도 김정은은 전리품을 챙긴 것이다. 그런 흉계가 깔린 참가를 다른 사람도 아닌 김문수씨가 환영한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그런 환영은 남북이 오소도손 잘 지내는 때에나 어울린다. 무릇 세상사 모두는 다 때가 있다 망할 때도 있고 흥할 때도 있으며 나아갈 때가 있고 물러날 때도 있다. 환영할 때가 있고 싫어 할 때도 있으며 ‘NO’ 할 때도 있어야 하는 것이다 바보는 항상 즐겁듯이 무조건 환영만 해서야 바보 같지 않겠는가? 혹자는 체육을 갖고 뭘 그러느냐고 반론할 것이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체육대회라면 적과 나를 구별하지 않는 게 버릇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질정도 없이 환영만 하는 것이다.

“국제 올림픽위원회(IOC)가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참가할 경우 선수단 체제비를 부담해주기로 알려진 가운데(통상 체재비 정도는 지원해 왔다고 한다), 북한 측이 협상 과정에서 IOC에다 체제비뿐 아니라 웃돈을 요구했다가 퇴짜를 맞았던 것으로 나타났다.”는 조선일보 보도도 있다. 저렇게 북한은 평창 참가를 갖고 군사전략을 넘어 돈벌이용으로도 써먹고 있는데 우리만 체육을 신성시해서 그들의 참가를 환영만 해서야 될 일이 아니다.

일개 협회도 거절할 줄 아는데 한국은 북한의 제안에 ‘NO’ 하지 못할 뿐만이 아니라 그래서는 죄인이라도 되는 양 움츠리고 산다. 체육을 통해 남북이 화합하기보다는 그런 잔가지로 인해 남한이 먹힐 수 있음을 알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