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朴과 親朴을 분류하여 지지자들이 자유한국당의 힘을 빼는 일은 문재인을 적극 돕는 결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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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비박이 나뉘어 이전투구 하다가 보수가 완전 궤멸된다. 친박과 비박이 과연 다른 사람들인가? 아니다. 이들은 본질적으로 똑같은 사람들이다. 다시 말해서 친박은 박근혜 전대통령에 대해 의리를 지킨 사람들이고 비박은 박근혜 전대통령에 대해 배신자들인가? 너무도 단선적이고 표피적인 결론이다.

2017년 탄핵 정국의로 되돌아 가보자. 야당과 촛불 부대가 광화문을 점령하고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성토가 봇물을 이루고 있을 때로 되돌아 가보자.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민 앞에 세 번 사과를 하였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진퇴 문제에 대해서 그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의 태도는 크게 보아 일치된 견해를 보여 주었었다. 친박 핵심 인사들은 질서 있는 퇴진을 주장했고 나머지 친박계 일부와 비박은 하야와 탄핵에 대한 방법론에서 견해가 엇갈리는 흐름을 보여 주었다. 방법만 다를 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기 전에 퇴진해야 한다는 큰 흐름에서는 모두가 일치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친박의 일부가 탄핵이라는 방법을 선호한 이면에는 국회에서 탄핵이 부결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지만 꼭 그런 것 만도 아니다.

지난 총선이 끝난 후 언론 보도에 따르면, 새누리당의 총선 결과에 대한 평가와 분석은 대체로 다음과 같았다. 친이는 역사속으로 사라짐. 김무성계의 몰락. 친박계의 선전. 즉 친박계의 당선은 비례 대표를 포함하여 85명 정도로 분석되었다. 그러나 친박계의 비중은 높아졌지만 의석 수에서 제 1당의 자리를 더불어 민주당에 내 주었고, 특히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은 참패를 하였다. 문제는 국회에서의 탄핵 표결 결과다. 탄핵에 반대표를 던진 숫자는 고작 56명이다(핵심중의 핵심 최경환은 기권). 친박중 거의 30여 명은 탄핵에 찬성했거나, 기권했거나, 아니면 무효표를 행사한 것이다. 친박들이 격렬하게 저항한 흔적은 눈 씻고 보아도 찾을 수가 없다.

과연 이런 구도를 만든 장본인은 누구인가. 김무성, 유승민 이혜훈, 한선교, 지상욱, 하다 못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조카 사위 김세연 등은 모두 친박계의 핵심이었던 사람들이다. 이들이 비박으로 돌아선 이유는 무엇인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그렇게 정치적으로 신임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이 일방적으로 배신을 했단 말인가?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김무성은 여당의 대표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여당의 대표를 만나 정국 전반에 대해 심도있게 상의를 한 적이 없다. 지난 총선 공천 과정에서는 당 대표도 심사를 받으라며 김무성을 앞에 세워놓고 이한구가 경례를 받으며 고개만 까딱하던 장면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무조건 흠모하는 분들은 속이 시원했겠지만 이런 모습은 상식적인 사람들에게는 지극히 낯선 장면이다. 과거 여당 대표가 이런 식의 공천 심사를 받은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이 세상의 인간 관계나 조직행동은 모두 상호 작용이다. 작용과 반작용의 과정이 인간 행동이다. 유능한 정치인은 조직의 응집력을 제고하기 위하여 긍정적이고 효율적인 작용을 통하여 조직을 활성화해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의 통합은 물론 국민 통합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심각성을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상식적 당 운영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고 오늘날의 참담한 정치 현실을 초래한 최종 책임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실정법에도 없는 국정 농단이라는 이름으로 탄핵하고 비영리 단체에 기부한 것을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둔갑시켜 1년이 다 되도록 감옥에 가두고 있지만 그것은 재판의 결과가 아니라 역사가 밝혀내야 할 장기적 과제가 되었다. 현재로서는 그의 무죄를 밝히고 대통령으로 복귀시킨다는 것은 너무도 비현실적인 주장들이다. 이것은 마치 불씨까지 없어진 재 앞에서 풍로를 돌리는 것만큼이나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취지는 현재 야당인 자유한국당의 구성원들을 상대로 다시 친박 비박을 나누어 보수들이 분열되어 싸우는 모습이 결국은 보수의 응집력을 훼손하는 길이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탄핵 대신에 일부 친박들이 주장했던 하야가 있었다고 해서 지난 대선에 보수 정권이 들어섰을 것이라는 가정은 정말 잘못된 진단이다. 결과는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촛불 데모가 있기 전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참패를 하였다. 겨우 전체 의석의 3분의 1이 조금 넘는 의석을 확보했을 뿐이다. 야당이 더불당과 국민의 당으로 분열되어 있었는데도 말이다. 만약 통합 야당과 1대 1 구도로 싸웠더라면 새누리당은 속된 말로 뼈도 못 추릴 뻔했던 총선이었다. 더구나 촛불 광란 이후에는 상황이 급격하게 더 나빠졌다.

더구나 지난 탄핵 찬성표에서 보듯이 친박중에도 배신자가 많았고, 더욱 한심한 것은 탄핵 의결 과정에서 박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하여 몸을 던지며 격렬하게 싸웠던 의리의 친박이 없었다는 점이다. 버스가 지나간 다음에 손을 드는 일부 친박들의 모습도 결코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말하여 지금 비박과 친박을 분류하여 지지자들이 자유한국당의 힘을 빼는 일은 문재인을 적극 돕는 결과가 된다는 것이다. 개개 정치인에 대한 선호에 몰입되어 작은 싸움을 하다가 큰 것을 잃어 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가능성에 많은 염려를 하게 된다. 과거의 문제로 패가 갈려 자유한국당의 힘을 빼는 언행을 자제하는 것이 어떤가. 힘을 한 군데로 모아야 한다. 좁은 소견으로는 자유한국당 외에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