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대만을 방문했을 때 타이베이에서 차를 타고 가다 보니 유난히도 일본차가 많았다. 당시 현지 대만인이 하는 말이 대만에서 굴러다니는 차의 70%는 일본차라고 했다. ‘내가 보기에는 90%는 일본차 같다’고 말해 같이 웃었던 기억이 있다. 대만뿐만 아니라 홍콩, 태국 등 동남아 국가들을 가 봐도 거리는 온통 일본차로 메워져 있다.

근데 얼마 전 모 인터넷 사이트에 중국인이 ‘한국인의 기개를 배우자’는 글을 올렸다. 무슨 내용이냐 하면 한국에 가 보니 일본차가 없더라는 것이다. 아시아 전역이 일본차로 도배를 하디시피 하고 있는데 정작 가장 일본과 가까운 나라에서는 일본차 구경하기도 힘들다는 것이 이 중국인에게는 신기하고 믿어지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 사람 말이 한국인들이 이런 기개를 가졌으니 일본을 따라잡고 선진국이 돌 수 있었을 거라고 하면서 중국인들도 한국인의 이런 기개를 배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실제 한국에 일본차가 거의 없다는 점은 그 이전에도 대만 등 여러 나라에서 소개된 적이 많았다. 우리는 못 느끼지만, 남이 보기에 우리가 남다르게 보이는 구석이 있는 경우가 있는데 한국에서 구경하기 힘든 일본차가 그러한 사례라고 보여진다. 일본차 말고도 조선총독부 건물을 철거해 버린 것도 총독부 건물을 총통관사로 그대로 쓰고 있는 대만 사람들 눈에는 무척 색다르게 보이는 모양이다.

그렇지만 한국인의 기개를 배우자는 그 중국인이 문재인 좌파정권 내부에 일본차 매니아가 많다는 것은 몰랐으면 하는 바람도 함께 가져본다. 미국에서 일본차를 타고 다닌 김대중의 3남 김홍걸 의원도 있고, 2019년 8월 기준으로 문재인 정권 내부 고위직들 중 48명이 일본차를 타고 다닌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에는 2019년 당시 기준으로 입만 열면 토착왜구 운운하는 최강욱 공직기강 비서관(렉서스)을 비롯해 재정기획관, 비서관, 보좌관 등 6명이 본인 또는 배우자가 일본차를 타고 다니는 걸로 나왔다.

국민은 일본차 안타고 국산차 애용하며 한국인의 기개(?)를 아시아 주변국들을 상대로 과시하고 있는데, 정작 반대진영 국민을 토착왜구라고 손가락질하며 혼자 대단한 반일투사 행세하고 계시는 국회의원, 청와대 비서관들은 일본차를 타고 다니니 이 또한 내로남불 정권의 일면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