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조한 김정일, 느긋한 부시, 신나는 고이즈미
고이즈미는 환호한다. 일본이 경제력에 걸맞는 정치력과 군사력을 갖출 절호의 기회를 맞았기 때문이다.

최성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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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조한 김정일, 느긋한 부시, 신나는 고이즈미
 
  김정일: 나, 무섭지?
  부시: 아니, 우스워.
  고이즈미: 야호!
  
   김정일은 무지막지한 국내 정치의 연장선으로 펼친 벼랑 끝 외교가 멋지게 성공하자 자못 우쭐해졌다. 월드 스타의 기분을 만끽했다. 잃은 것은 불안이요, 얻은 것은 자신감이다. 외교도 아무 것도 아니란 자신감을 갖게 된 것! 한편 한국은 천방지축 김정일의 핵 한 방이면, 한강의 기적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할 수 있다는 참을 수 없는 공포감 때문에, 통일되면 그것이 우리 것이 될 수 있다는 도착된 자부심 때문에, 호랑이 한 마리의 포효에 수백 마리의 산짐승이 오금이 저려서 꼼짝달싹도 못하듯이, 평양중앙방송에 주파수를 맞추고 거기서 불러 주는 숫자를 신주단지처럼 모시고 광화문에서 또는 가상공간에서 반미의 촛불을 켜들었다.
  
   김정일은 12년을 잘 우려먹고 이제 새로 한 판 크게 벌이려고 한다.
  '살고 싶으면 돈 내놔라!'
   돈이 떨어져 간다는 말이다. 권력이 최고지만, 마피아 두목도 돈이 없으면 언제 배반을 당할지 모르는 것처럼, 김정일은 마카오와 홍콩과 북경과 스위스를 연결하던 대성은행이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가자 입안이 바싹바싹 탄다.
  
   그런데, 동해와 북태평양의 물고기 떼를 향해 미사일을 7발이나 쏘았지만 전전긍긍해야 할 부시가 너무도 느긋하다. 갈루치나 올브라이트 같은 멍청이를 즉시 내보내며 사시나무 떨 듯 떨어야 하는데, 고이즈미와 전화하고 존 볼턴 유엔대사의 등을 두드린다. 고이즈미는 즉시 북한의 젖줄 만경호를 6개월간 출입금지 시킨다. 존 볼턴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일러바친다.
  
   당사자인 한국은 천하태평이다. 라면 사 재기 하는 사람도 한 명 없다. 말 잘하기로 국제적으로 소문난 대통령은 괴이하게도 과묵하기 짝이 없다. 정부는 하나마나한 원칙적인 말을 하고, 편가르기의 9단인 방송은 웬일인지 엄정중립을 지킨다. 친북좌익은 아예 민족공조의 만세를 부른다. 제1야당도 한심하긴 마찬가지, 전당대회가 뜨지 않는다고 전전긍긍한다. 방송에 비하면 1%의 영향력도 없는 우익 신문과 우익 사이트에서만 초가삼간에 불이 난 듯이 사방에 구조를 요청하고 남북의 정권공조를 준엄하게 꾸짖는다.
  
   부시는 김정일이 핵은커녕 미사일은커녕 총 한 방 일본이나 미국한테는 쏘지 못한다는 것을 간파했음에 틀림없다. 중국이나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감히 욕 한 마디 못한다. 중국이 바로 원유와 식량을 끊고 압록강과 두만강 폐쇄하면 가만 두어도 며칠 이내에 김정일이 무릎을 꿇는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피라미 독재자는 과묵한 강자를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부시는 일찌감치 간파했음에 틀림없다. 개구리가 황소 앞에서 '나, 크지? 진짜 크지?' 하면서 몸을 있는 대로 부풀리는 모습에 속으로는 키득키득 웃을 것이다. 집단최면에 걸린 한국은 마냥 헤매고 있다. 이러다가는 어느 날 갑자기 김정일이 주한미군을 무찌른다며 장거리포와 미사일을 7대 도시에 한 발씩 날리면, 미국과 일본을 무찌를 핵과 미사일로 확신하고 은근한 자부심을 느끼며 모른 척하고 있다가 정신이 번쩍 들어서, 전쟁하면 한민족이 다 죽는다며, 한국은 부들부들 떨면서 하얀 손수건을 전국의 가로수에 일제히 빼곡이 매달 것이다.
  
   내심 제일 좋아하는 나라는 일본이다. 한미동맹이 사실상 별거 단계에 들어간 틈을 타서 미일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이참에 핵도 개발하고 미사일도 대대적으로 개발하는 등 아시아 최강의 군사대국으로 올라설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미 서서히 노골화되고 있는 중국의 패권에 맞설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군사력은 한국의 새가슴에게나 대단할 뿐 일본이나 중국, 러시아의 독수리 눈에는 자폭수단밖에 안 된다. 김정일은 골목대장 수준이라 일본이나 미국이 막상 세게 나가면 소리만 요란할 뿐, 일본이나 미국의 어선 한 척, 요트 한 척 건들지 못한다. 그 날로 바로 두더지 굴에서 사로잡힌 사담 후세인 신세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꼼짝 못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피골이 상접한 인민군이 구닥다리 군함을 몰고 유유히 바다의 휴전선을 넘어와 정식으로 맞붙으면 참수리 앞에 참새 떼 신세지만, 정지한 표적을 맞추듯이 한국의 함정을 박살내도 그저 확전 안 되기만을 바라며, 동해로 서해로 달러와 비료를 상납하기에 급급하지, 미국과 일본은 인질 한 명이라도 돌려주지 않으면 어떤 협상도 거부하는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어선 한 척 요트 한 척이라도 북한이 미사일로 폭파시키는 순간 바로 평양 폭격을 감행한다는 것을 김정일은 너무도 잘 안다. 그래서 절대 경거망동 못한다. 어차피 죽게 되었을 때는 모르지만, 그 때는 이미 상황 끝이다.
  
   김정일은 초조하다. 미사일로 허장성세를 부리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부시는 느긋하다. 국내외의 여론이 절로 좋아지기 때문이다. 부시의 생일 선물로 이보다 좋은 게 없다. 고이즈미는 환호한다. 일본이 경제력에 걸맞는 정치력과 군사력을 갖출 절호의 기회를 맞았기 때문이다. 퇴임 선물로 이보다 큰 게 없다.
   (2006. 7. 8.)
  
  
[ 2006-07-08, 07:29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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