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문학의 豫言力(예언력), 惡(악) 退治力(퇴치력)
세상을 바꾼 소설 《1984》

張良守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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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문학의 東西(동서), 古今(고금)에의 영향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나는 1970~1980년대에, 당시만 해도 아직 젊을 때라 <람보> <슈퍼맨> 같은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다. <람보>에서 실베스터 스탤론인가 하는 근육질의 청년이 울분을 못 이겨 공중전화 부스를 뽑아 신발짝 던지듯이 내던지는 모습, 또 슈퍼맨이 붉은 망토를 펄럭이며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악당을 물리치고 무너지는 댐을 맨손으로 틀어막는 장면 같은 것은 속을 후련하게 해 주었다.

그런데 문득 저런 장면 비슷한 것을 어디서 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 이상하다 하다가 ‘그렇지, 中國(중국)의 四大奇書(사대기서) 중 《西遊記(서유기)》의 주인공 孫悟空(손오공)이 저랬지!’하고 무릎을 쳤다. 그러고 보니 람보며 슈퍼맨의 활약이 如意棒(여의봉)을 들고 天宮(천궁)과 水宮(수궁)을 마음대로 날아다니면서 온갖 妖怪(요괴)를 물리치는 孫悟空의 재주보다 별 나을 것이 없었다. 아무래도 그런 이야기들은《西遊記》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닌가 했다.

1960년대부터 상당 기간 온 세계에서 TV 드라마 시리즈 <형사 콜롬보>가 큰 인기를 끌었다. 그 드라마는 살인사건 수사 이야긴데, 매번 먼저 시청자에게 살인의 현장을 보여준다. 그러니까 시청자는 처음부터 범인이 누구라는 것을 환하게 안다. 그러고는. 그것을 전혀 모르는 형사가 예리한 추리와 끈질긴 추적으로 결국 범인을 검거한다는 식의 스토리 설정이었다.

한동안 그 드라마를 보고 있던 나는 어느 날, ‘거, 어디서 들은 이야기 같다’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그리스 소포클레스의 희곡 <오이디푸스 왕>을 떠올렸다. 그 희곡의 구성이 꼭 그랬다. 그 작품은 독자가 처음부터, 자기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아내로 삼아 테바이 나라에 흉년이 계속되고 疫疾(역질)이 돌게 한 대 죄인이 오이디푸스 왕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해 준다. 그런 다음 왕이, 독자가 다 아는 그 범인 곧 왕 자신을 잡게 되는 과정을 보여 주고 독자로 하여금 거기서 긴장과 흥분, 감동을 느끼게 하고 있다. 나는 <형사 콜롬보>의 작가는 틀림없이 2500년 전 그, 그리스의 희곡에서 그 작품의 착상을 얻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문학작품 중에는 인류의 미래에 대한 예언과 같은 성격을 띠고 있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예는 상당히 많은데 여기서는 두 작품의 경우만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미래의 과학문명 세계를 미리 보여 주는 소설로, 프랑스 작가 쥘 베른이 쓴 <바다 밑 이만 리>를 들 수 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잠수함은 동력의 새로운 공급 없이 오대양 바다 및 2만 리를 30노트라는, 당시로서는 무섭게 빠른 속력으로 달리고 있다. 이 소설이 발표될 당시(1870년)만 해도 전문가들은 잠수함이라는 것이 실제 항해 수단이 되려면 많은 세월이 흘러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니 그 이야기는 꿈같은 것으로 들릴 만했다.
그런데 그와 같은 잠수함은 이 소설이 발표된 80여 년 뒤(1954년) 미국이 세계 최초의 원자력 잠수함을 진수시킴으로써 이 세상에 현실로 나타났다. 미국 해군은 그 이름도 소설 속의 그 배의 이름, ‘노틸러스’로 하고 있다.

이제 처음부터 내가 꼭 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할까 한다. 영국의 소설가 조지 오웰이 쓴 소설 《1984》에 관해서이다. 이 소설은 공산주의라는 세계의 眞相(진상)이 어떤 것인가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그 체제가 앞으로 어떻게 인간을 압살하는 소름끼치는 惡(악)이 될 것인가 하는 것을 예언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이 소설은 그 惡을 이 세상에서 退治(퇴치), 絶滅(절멸)시키는 힘까지 보여 주고 있다. 1949년에 발표된 이 소설은 독재자 ‘大兄(대형·Big Brother)’이 인간을 텔레스크린(오늘의 CCTV)으로 감시하면서, 배터리가 內藏(내장)된 인형과 같은, 자신의 노예로 만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그 세계가 오늘의 北韓(북한)의 현실과 너무 닮아 있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런 면은 이미 우리가 잘 아는 사실이고, 여기서 정작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그 소설이 공산체제라는 惡의 세계를 이 지상에서 쓸어 없애 버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다. 공산주의 체제는, 蘇聯(소련)은 1960년대 흐루시초프 이후, 中國(중국) 역시 같은 시기 鄧少平(등소평)의 소위 ‘黑猫白猫論(흑묘백묘론)’ 이후 사실상 붕괴의 길을 걸었다. 北韓(북한)과 쿠바가 있다 하나 둘 다 기름이 다 한 호롱불과 같은 시한부 생을 잇고 있을 뿐이다.

나는, 공산세계의 파멸에는 온 세계에 그 체제의 惡魔性(악마성)을 분명하게 알려 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영향이 어느 것 못지않게 컸다고 생각한다. 그 소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地球人(지구인)들의 머릿속에 ‘공산주의란 인류의 公敵(공적)’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각인시켜 주는 엄청난 힘을 발휘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공산주의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1984》는 實體(실체)는 보이지 않으면서 어떻게 손댈 수 없는 ‘좀비’, 돌도끼를 든 原始(원시) 戰士(전사)들 앞에 나타난 鐵甲槍騎兵(철갑창기병)과 같은 불가항력의 적이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문학의 힘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다.

[ 2013-12-24, 15:58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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