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등록 결정이 끝난 지 하루도 안 지나 벌써,
  용어(강제징용) 해석을 둘러싸고 한일 정부간 공방이
  오가고 있다. 양쪽 국민들 일부는 서로 상대국을 향해,
  '강제노동 부인하는 일본', '사사건건 훼방놓는
  한국'이라는 식의 악감정들을 거침없이 표출하는
  분위기다.
  
  현재 상황은 전형적인 '패-패' 구도로 가고 있는
  모양새다. 과거 패턴으로 볼 때, 한국측(시민단체
  등)은 기회를 보아 '강제노동 인정 및 배상' 요구
  목소리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아울러,
  이런 일에 끼어들기 좋아하는 마이크 혼다나
  알렉시스 더든 類의 단골 인사들이 또 나타나 성명이니
  연판장이니 하며 거들 개연성도 크다.
  
  만약 그렇게 되면, 기존 위안부 문제에 제2의 위안부
  문제(강제노동)가 추가되는 셈이 되고 만다. 또 이런
  식이면, 그나마 암중모색하며 달려온 기존 위안부 문
  제의 해결도 양국관계 추가 악화로 다시 원점으로 돌
  아갈 가능성을 배제 못하게 된다. 그러면 결국, 한일
  관계의 최악 수준이 재차 기록을 경신하는 일만 남게
  된다.
  
  이쯤에서 정부에게 묻고 싶다. 도대체 (이 난리 쳐서)
  얻은 것이 무엇이냐고. 일본 산업혁명 시설물 앞 표지
  판에 '여기서 조선인이 강제노동했다'는 설명이 들어
  가는 것이 그토록 소원이었나? 일본의 조상들이 자랑
  스럽게도 큰 일(산업혁명) 하느라 바쁠 때, 우리 조상
  들은 고작 그 밑에 와서 억지로 일했다는 것이 그렇
  게도 널리 알릴 만한 일인가?
  
  널리 알려야 한다는 생각을 모두가 갖고 있다면 우리
  한국인은 수치(恥)를 전혀 모르는 민족 아닌가?
  한국은 지금 세계 속에서 경제 강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개도국으로부터는 한국인이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가만히 있어도
  다들 좋게 봐 주는데 무엇이 그리도 아쉽고 부족해서,
  과거에 '못났었다'는 것을 세계만방에 알리지 못해
  이토록 애를 쓰며 달려드는 것인가?
  
  혹시, 과거 치부를 드러내는 것이 역시 싫기는 하지
  만, '일본의 惡'을 드러내는 일이기 때문에, 개의치
  않고 무엇이든(어떤 희생을 치르든) 할 수 있다는
  '집념' 하나로 이러는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이는,
  병적이다. 심한 편집이자 강박이다. 근래, 일본을
  향한 한국(인)의 행동은 정상(상식)으로부터 상당히
  일탈되어 있다. 상태가 더 나빠지기 전에 스스로를
  제대로 돌아 보아야 한다. 심한 표현이지만, 지금
  상태는 病으로 치면 말기적 증상에 가까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