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장로의 장인
"한번은 사위인 우리집에 오셨는데 나병 환자를 데리고 왔어요. 방석을 내놓으라고 하고 밥을 주라고 하는 겁니다."

엄상익(변호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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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따금씩 쑥으로 만든 찹살떡 상자를 들고 나의 사무실을 방문하는 명성교회 김 장로가 있다. 소송으로 치면 상대편이고 세상적인 인식으로는 적대감을 가지는 관계인데도 친해졌다. 변호사를 하다보면 상대편의 인격이 바로 보일 때가 많았다. 입장이 다르다는 것 만으로 손톱을 세우고 이빨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았다.​
  
  변호사는 많은 직업중의 하나일 뿐이다. 그런데도 미움을 많이 받았다. 어쩔 수 없는 직업적 숙명이다. 적으로 보여도 편견을 가지지 않고 대하는 사람은 수양이 많이 된 사람이라는 생각이다. 그가 찾아와 이런저런 말을 하던 중에 장인 얘기를 꺼냈다.
  
  “제가 결혼을 하고 회사를 다니던 무렵 장인은 시골목사였어요. 그런데 참 특이한 분이었죠. 신학교를 나오고 목사가 된 장인은 전라도 남쪽 오지마을로 가서 시골교회를 개척했어요. 진흙을 파서 흙벽돌을 만들고 그 벽돌로 작은 예배당을 만들었어요. 그때만 해도 목사가 생활을 할 수 있는 사례비라는 게 없었어요.
   ​장인은 직접 농사를 짓고 닭과 돼지도 기르면서 살았죠. 당시 시골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어요. 마을 어느 집 아이가 아프면 예수쟁이가 들어와서 그렇다고 하면서 욕을 했답니다. 장인은 그런 비난을 받으면서도 묵묵히 봉사를 했어요. 그러다가 예배당에 신도가 삼사십 명쯤 되면 그걸 후배목사에게 물려주고 다시 교회가 없는 오지로 가서 다시 그런 개척을 반복하는 겁니다. 장인은 그런 분이었어요. 저는 결혼 초에 왜 저렇게 사나? 하고 의심을 가지고 봤죠. 철저한 위선자는 아닌가 하는 눈으로 봤어요.”​
  
  그는 현재 12만 신도를 자랑하는 대형교회의 수석장로였다. 그 교회의 목사는 세계 각국의 정상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제적 종교지도자였다. 그는 고난에 빠져있는 박근혜 대통령도 만나 하나님의 말을 전했다고 신문은 보도하고 있었다. ​
  
  ​세계 곳곳에 여러 병원과 자선시설을 설립하고 종교간 화해를 시도하는 그는 노벨평화상의 수상대상자라는 소문도 들렸다. 김 장로가 모시는 대형교회 목사와 장인목사는 가는 길이 다른 것 같았다. 그가 말을 계속했다. ​
  
  “자식들이 잘 되서 시골교회 목사로 가난하게 사는 장인에게 서울로 올라와서 목회를 하시라고 권했어요. 서울에 와서 목회를 하실 교회도 있었죠. 그런데 장인은 거꾸로 나이를 드시더니 오히려 나환자촌으로 들어가서 거기서 교회를 만드신 거예요. 평범한 보통사람이었던 저는 인간이 저럴 수 있나 하고 기가 막혔죠. 나병 환자하고 같이 지내시면서도 아무 거리낌이 없는 거예요.
  ​ 한번은 사위인 우리집에 오셨는데 나병 환자를 데리고 왔어요. 방석을 내놓으라고 하고 밥을 주라고 하는 겁니다. 사위인 저는 정말 기분이 나빴죠. 왜 저렇게 사셔야 하나 하고 말이죠. 일 년에 한두 번 명절이면 억지로 장인을 찾아갈 때도 있어요. 예의니까요. 그럴 때면 저 혼자 나와 모텔에서 잤어요. 그렇게 살다가 장인은 조용히 돌아가셨어요.”
  
  나의 마음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는 얘기였다. 그가 덧붙였다.​
  
  “우리 장인은 그 시절 이미 신앙이 경지까지 가신 거예요. 제가 그걸 몰랐던 거예요. 그 장인의 기도 덕인지 몰라도 우리 아이들이 자라나서 모두 잘됐어요.”
  
  수십만의 신도들과 수백 명의 성가대와 오케스트라 연주대 앞에서 성스러운 가운을 입고 설교를 하는 목사도 있다. 세상에서 격리된 오지마을이나 나환자 촌에서 몇 명의 신도를 앞에 놓고 진리를 전하는 목사도 있다. 사막에서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혼자 기도하는 수도자도 있을 것이다. 하나님은 구별하지 않고 다 잘 들으실 것 같다. 오히려 간절한 기도가 더 잘 상달될지도 모른다.
  
  
  
  
언론의 난
[ 2017-03-21, 01:59 ] 조회수 : 1695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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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실   2017-03-21 오후 11:24
엄상익 당신이 박주신이를 싸고 돌지만 않았어도 이번과 같은 터무니 없는 탄핵은 결코 없었을 것. 깊이 반성하고 이제라도 양심고백하시라.
  사과   2017-03-21 오후 2:15
목사님과 터카로 선교여행을 간적이 있는대 공항내리자 마자 골치가 몹씨 아프다고 하면서 악마들이 공격한다고 잠간 않아서 기도좀 하고 가자고 하여 나는 속으로 괜히 내앞이라 티를 내는줄 알았다 그리고 이틀후 애들이 감기가 들었는대 기도 하면 낫는다고 하여 또한번 속으로 비웃었다 그후 계속 사귀는 가운대 항상 하나님 기도가 입에 달고 사는 것을보고 아이것이 이분의 참다운 모습이구나 하고 하나님을 더욱 가까이 하는 동기가 되었다 그후나는 미신자들에게 한번 믿어봐 손해는 없고 자손잘된다고 권하고 있다
  참좋은세상   2017-03-21 오전 10:46
천주교인인 제가 이 글을 읽으며 저절로 '아멘!'하고 하나님의 체험하게 됩니다. 흔히들 하늘을 우러러 한점에 부끄럼이 없기를 기원도 하고 또 그렇게 행하기를 희망합니다. 하나님의 모상인 인간 자신이 어쩌면 하나님을 본성적으로 모시고 있지 않는가 합니다.
따라서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이고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는 삶에 충실하는 것이 복된 삶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면 나환자와 함께 한 삶도 수천수십만 신자와 함께 한 삶도 하나님이 보시기에 사랑한 내 아들이지 않겠습니까?
  이성과 감성   2017-03-21 오전 6:36
둘 다 같은 길입니다.
하나님은 당연히 구별하지 않고 잘 들으시고, 두 목사의 기도 역시 똑같이 하늘에 상달할겁니다.
인간의 간절한 기도는 오지나 나환자촌에만 있는건 아니니까요.
또한 인간의 눈으로 보는 세상과 신의 눈으로 보는 세상은 같지 않을겁니다

상대편 변호사에게 적의를 드러내는 사람이 있다면, 그 변호사로 인해서 자신의 진실이 덮여질까 두려워하는 마음이겠죠.
진실이 어느쪽에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변호사가 진실만을 가려내는 직업은 아니니까요.
나의 진실이 누군가의 기술로 무시되고 밟혀졌다 생각하면 사람이 분노하고 적의를 품게되는 것 역시 인간으로서 지극히 자연스럽게 갖게 되는 감정일텐데, 그런 자에게 자신의 직업적 상황을 이해하여 미워하지도 말아달라는건 뭔 소린지 모르겠군요.
인격수양, 편견을 운운할게 아니라 그런 직업을 선택했음에 짊어지고 가야할 운명이라고 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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