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國이 묻는 것. 어느 편인가?
한국의 대답은 이미 결정된 것처럼 보인다.

金成昱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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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韓·美동맹 강화”라는 한국 대통령의 호언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파열음이 감지된다. 중국의 부상(浮上)과 美·中의 헤게모니 충돌, 여기에 북핵 문제가 곪으며 이른바 ‘美·中균형외교’의 입지는 사라진 상태라 더욱 그렇다.

미국은 묻는다. ICBM으로 우리를 노리는 북한을 정리할 것인가 아니면 그들을 도와줄 것인가? 일본과 연합해 북한 뒤 중국을 압박할 것인가 아니면 이 연합에 빠져 중국과 연대할 것인가? 당신들 나라는 누구 편인가? 북한과 중국인가 아니면 미국과 일본인가? 전체주의 체제인가 아니면 자유민주주의 체제인가? 이 질문에 대한 한국의 대답은 이미 결정된 것처럼 보인다.

WSJ이 11월7일 사설에서 지적한 것처럼, 2017년 11월 트럼프 아시아 순방의 주요 목적은 ‘한국과 일본 간의 동맹을 강화해온 과거의 노력을 토대로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지키기 위해 이 지역의 민주주의 국가들과 협력하는 것’이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11월7일 청와대에서 열린 韓·美정상회담 때 미국과 일본의 군사 협력 등을 전제로 한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에 참여해줄 것을 제안했다.

2. 놀라운 일도 아니지만, 文대통령은 이를 거절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정상회담 이틀 뒤인 9일 급히 기자브리핑까지 나섰다. 韓·美공동언론발표문에 들어간 ‘트럼프 대통령은 韓·美동맹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안정과 번영을 위한 핵심 축임을 강조했다’는 문구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했다는 것이지, 우리가 동의했다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韓·美 간 견해의 차이는 청와대 관계자 해명을 통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 관계자는 “文대통령은 사실상 처음 듣는 개념이어서 우리는 합의문에선 빼는 것으로 했다”고 했지만, 뻔한 변명이다.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은 美·日의 외교적 화두가 된 지 오래다. 백악관은 10월16일 아시아 순방 계획을 발표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틸러슨 美국무장관도 이틀 뒤인 18일 워싱턴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평화와 안보, 항행의 자유, 자유롭고 공개적인 사회구조를 공유한 미국과 인도가 인도·태평양 동쪽과 서쪽의 등불로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몇 달 전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진한다’는 데 합의했다.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은 다이아몬드 동맹으로도 불려왔다. 인도, 일본, 호주, 미국 하와이가 중국을 에워싸 잇는 탓이다. 자유진영 간의 안보 협력 라인,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 조약기구)’란 평도 듣는다. 한국은 대(對)중국 교역과 2007년 일본이 최초 제안을 했다는 등 이유로 기피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개념은 미국의 정책이 되었다. 북핵 문제가 미궁에 빠지며, 한국의 참여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하지만 한국은 오히려 반대의 길을 걷는다.

3. ‘스윙 스테이트’, 정부의 복잡한 속내는 동해에서 시원하게(?) 확인됐다. 한국의 반대로 韓·美·日 항모훈련이 무산된 것이다. 보도된 조선일보 기사의 내용은 이렇다.

<미국의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3척이 참가하는 대북 무력시위 성격의 대규모 해상 훈련이 11월11일부터 14일까지 동해에서 펼쳐진다. 3개 항모 전단이 한반도 인근에 모이는 일은 6·25 이후 세 번째다. 이 때문에 당초 미국은 한·미·일 3국 연합 훈련을 제안했으나 한국 측 반대로 무산되고 한·미만의 연합 훈련으로 진행된다. 11일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중 정상회담, 우리 정부가 중국과 ‘사드 합의’를 하며 표명한 ‘3불(不)’ 입장 때문인지 주목된다.>

우리 군은 작년부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미·일과 함께 3국 미사일 경보 훈련과 대잠(對潛) 훈련을 실시해왔다. 북한의 위협이 갈수록 커지면서 그에 대한 대응도 강력하게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현 정부의 이른바 對중국 3不약속에 따라 3국 연합 훈련은 무산돼 버렸다. 미국은 3국 연합 훈련 무산을 아쉬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사에 나오는 신원식 전 합참 차장(예비역 육군 중장)의 말이다. “현재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상황은 군사 훈련을 정치적으로 해석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 한·미·일 안보 협력은 순수한 안보적 관점에서 보고 강화하는 게 맞는다.”

4. 트럼프 아시아 순방도 묘한 불안감을 자아냈다. 일본에 2박3일 머물며 아베 총리와 골프도 쳤지만 한국에는 24시간 체류했다. 수행 인원도 단촐 했다. DMZ방문도 없었고 장녀이자 숨은 실세 이방카 트럼프도 일본만 들렀다. 한국은 청와대와 트럼프 숙소 옆 시위를 허용했고, 일본은 “국빈을 위협할 수 있다”며 불허했다. “미친 트럼프” 구호는 미국 대통령 방한 내내 따라다녔다. 반미시위는 청와대에서 100m, 미국 대사관에서 10m, 숙소에서 300m 떨어진 곳에서 열렸다. 경찰 헬기와 기관총 병력이 트럼프 주변을 지켰던 일본과 확연히 달랐다. 내용과 실질 이전에 형식과 상징은 무언(無言)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한국과 미국은 멀어져 있다고.

국가 지휘부의 이념과 사상이 나라의 운명을 결정한다. 지금 한국이 그렇다. 

리버티헤럴드(www.libertyherald.co.kr) 김성욱

언론의 난
[ 2017-11-11, 17:55 ] 조회수 : 1615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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