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욕(性慾)으로 끓는 사회
상대방이 싫어하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엄상익(변호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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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십일 년 전 이십대의 젊은 날 깊숙한 산 속의 절에서 공부할 때였다. 옆방의 늙은 조실스님이 툇마루에서 햇볕을 쬐며 옆에 있던 어린 상자에게 공부를 시키고 있었다.
  
  “불가에서는 여인네 보기를 뱀이나 늑대 보듯이 해야 하는 거여. 부처님 말씀인 거여.”
  “에이 시님도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해유? 저기 법당 앞에 있는 여인네 보살님들 보세유? 얼마나 꽃같이 예뻐유? 그걸 뱀이나 늑대같이 보라니유? 참 스님도. 그게 말이 되유?”
  
  “이놈아 뱀같이 보라는 데도?”
  “안 그렇게 보이는데 어떻게 해유?”
  
  여름날 오후 장지문을 통해 들어오는 그 말을 들은 나는 픽 웃었던 기억이 있다. 젊은 날 제일 힘들었던 건 속에서 끊임없이 끓어오르는 정욕이었다. 공부는 그런 욕망에 대한 인내의 다른 표현이기도 했다. 간신히 변호사 자격증을 땄었다.
  
  십오 년쯤 전에 한 미남 전도사의 변호인이 된 적이 있다. 미혼인 그는 교회에서 모든 처녀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착하고 성실하고 흠이 없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는 지킬박사와 하이드 같은 이중인격을 가지고 있었다. 밤이 되면 그는 여성들만 혼자 사는 아파트로 침입해 성폭행을 일삼았다. 정체불명의 ‘발바리’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마침내 경찰의 추적에 걸려들었다. 구치소의 어둠침침한 접견실에서 그를 처음 만났다. 그는 나를 보며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눈물을 흘렸다. 나는 화가났다. 도대체 이해할 수 없어 화를 내면서 물었다.
  
  “왜 눈물을 흘립니까? 잡히기 이전에 다른 사람은 몰라도 본인만은 자신의 죄를 알고 있지 않았습니까? 참회의 눈물을 흘리려면 그때 울면서 하나님에게 매달렸어야지 왜 지금 변호사 보는 앞에서 흘립니까? 그건 위선 아닙니까? 나는 그 눈물의 의미를 믿을 수 없어요. 경찰에 잡혔건 아니건 양심은 같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양심은 속에서 들려오는 하나님의 소리다. 그 소리를 들어야 한다. 뒤늦게 범죄 사실이 발각이 된 후에야 사과를 하는 경우가 많다. 계산된 입 발린 소리가 대부분이다. 나는 전도사인 그가 왜 그런 짓을 했는지 성장환경을 알아보았다. 어린 시절 그는 어머니가 하는 변두리의 여관에서 성장했다. 사춘기가 되면서 그는 여관방의 뚫린 구멍으로 손님방을 엿보면서 관음증에 걸려버린 것 같았다. 남 몰래 은밀하게 걸린 그 병은 그가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전도사가 되었을 때 내면에서 더 강하게 작용한 것 같았다. 파렴치범이 된 그는 장기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의 정체가 드러나자 그는 세상에서 철저히 버려졌다.
  
  한 여류시인의 ‘괴물’이라는 시가 문단권력의 추행을 고발하면서 ‘나도 당했다’는 미투 운동이 폭풍처럼 몰아치고 있다. 도지사의 여비서가 방송국에 직접 출연해 자신이 당한 사실을 폭로하면서 대통령을 꿈꾸던 정치인이 침몰했다. 예술대 교수인 미남 배우는 성추행의 폭로가 나오자 아파트 지하실에서 목을 매달았다. 사회의 그늘 속에 묻혀있던 오물통의 뚜껑이 열린 것 같다. 성경 속에서 사도 바울은 자기 의지와는 반대로 몸 속의 원초적 욕망인 그것을 이길 수 없다고 고백하고 있다.
  
  음란의 영(靈)이 인간에게 들어오면 그는 그냥 단순한 하나의 성기가 되어 세상을 배회한다. 성경은 만나는 여자들을 섹스의 대상이 아니고 보호해야 할 동생이나 누이로 생각하라고 가르친다. 상대방이 싫어하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미투 운동이 우리 사회가 성숙하는 한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언론의 난
[ 2018-03-11, 14:15 ] 조회수 : 2361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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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idn    2018-03-11 오후 6:32
常識과 智慧없는 이 녀석은 빨갱이들을 돕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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