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는 구속, 안희정은 불구속
이것이 법치라면 차라리 이런 법관은 없는 것이 낫다

金平祐(변호사·前 대한변협 회장)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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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과(前科)가 있는 안희정은 범죄를 부인해도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고, 전과가 전혀 없는 박근혜는 구속하지 않으면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단 말인가? 왜 똑같이 범죄를 부인하는데, 앞의 박근혜 등 40여 명의 선량한 시민은 모두 “구속 안하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반대로 안희정은 “불구속해도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다” ”구속하면 방어권 행사에 제한이 있다”고 판단하는가?
 

2018년 3월31일은 박근혜 대통령이 구속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 1년 동안 박근혜 대통령은 유죄 판결도 없이 수사와 재판을 이유로 구속이 되어 억울한 감옥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구속이란 무엇인가? 자유를 박탈당하고 감옥소에서 사는 것이다. 죄가 있어서 감옥소에 갇히는 형벌을 받는 것이 아니라, 수사기관이나 재판소가 피의자나 피고인을 소환해서 수사하고 재판하는 불편을 덜고자 아무 때고 원할 때 불러서 조사하고 재판하려고 대기용 감옥소에 가두어 두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죄가 확정이 안 된 시민을 수사, 재판 대기용(待期用) 감옥소에 가두는 제도가 구속이다.

하루나 이틀 수사하거나 재판하기 위해 수십 일씩 구속하는 것은 명백히 필요성, 비례성의 원칙에 위배된 과도한 권력행사 즉 권력남용이다. 구속이 장기화되면 선량한 시민이 직장을 잃고, 가정이 파괴된다. 증인이나 증거를 확보하기 어렵게 된다. 그래서, 구속된 대부분의 시민은 웬만한 중범죄가 아니면 대부분 죄를 인정하고 집행유예로 풀려나기를 바라게 된다. 변호사들도 무죄투쟁을 하여 이길 승산이 거의 없으니까 대부분 유죄를 인정하고 선처를 바라라고 피고인들에게 권유한다(우리나라에서 집행유예 형이 유난히 많은 것은 이 이유이다).

요컨대, 구속이란 제도는 수사기관, 재판기관의 편의를 위하여 선량한 시민이 신체의 자유를 잃어버리고 재판상의 공정한 항변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매우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반인권적 권력 행사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엔은 인권선언서에서. 불구속 수사, 불구속 재판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 근대국가에서 법치국가냐 아니냐, 인권국가냐 아니냐의 최대 관건은 불구속 수사, 불구속 재판의 원칙이 얼마나 제대로 지켜지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에서 사는 대한민국 동포들은 누구나 이 기본적 인권을 향유하고 있다. 대한민국도 헌법과 법률상으로는 미국처럼 불구속 수사, 불구속 재판이 엄연히 규정되어 있다. 헌법 제12조와 형사소송법 제70조, 제201에 보면 ‘장기 3년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범죄를 범하고 도주 또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을 때 한하여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고 법관은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라고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다.

검찰, 법관이라고 하여 자기 마음대로 구속 영장을 청구하고, 발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정해진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발부할 수 있다. 검찰과 법관이 이 헌법규정, 형사소송법 규정을 제대로 지키나 안 지키나를 감시하고 평가하기 위해 인권위원회가 있고, 대한변호사협회가 있고, 민변이라는 변호사 단체가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불구속 수사, 불구속 재판의 원칙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단적인 예가 탄핵정변의 무더기 구속이다. 1년 전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할 때, 그리고 6개월 뒤인 2017. 10. 구속영장을 재발부할 때, 법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의 범죄혐의를 부인하기 때문에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하였다.

박근혜 대통령뿐만 아니다. 2016. 10. 31. 최순실 구속으로부터 시작하여 오늘까지 1년 반 동안 박근혜 대통령 및 최순실의 범죄혐의와 관련된 40여 명의 저명한 애국 시민들이 모두 범죄혐의를 부인하기 때문에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하여 영장이 발부되어 구속되었다. 심지어는 박근혜 대통령 혐의와 관련 없는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에도 지난 3월 23일 검찰이 뇌물죄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역시 범죄혐의를 부인하므로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하여 구속영장이 발부되어 구속되었다.

이렇게 되면, 피의자나 피고인이 죄가 있다고 인정해야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어 불구속이 되고 죄가 없다고 혐의를 부인하면 오히려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어 구속이 돤다는 이상한 결과가 된다. 자백하는 범죄인은 불구속이 되고, 죄가 없어 부인하는 무고한 시민은 구속이 된다니 이 무슨 망발인가! 선량한 시민이 검찰에 잡혀 가면 무조건 혐의를 시인하여야지 혐의를 부인하면 구속이 되는 나라. 어느 아프리카의 후진국이 아니다. 바로 우리나라이다.

헌법과 법률에는 분명히 피의자나 피고인은 범죄를 부인할 권리가 있다고 명백히 규정되어 있으나, 검찰과 법관이 피의자, 피고인의 이 헌법상의 인권을 부정하고 피의자나 피고인이 범죄를 부인하면 이를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 해석하여 구속을 하는 나라, 이것이 바로 21세기 우리나라의 법관이고 검찰이다. 죄 없는 백성을 감옥에 잡아 놓고 “네 죄를 네가 알렸다!”고 두들겨서 허위자백을 받아내어 재산을 빼앗던 100년 전 조선시대의 원님재판, 사또재판과 별로 다름이 없다.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어쩌다 이 나라의 司法이 이 모양이 되었는지.

그런데 여기에 더 통탄할 일이 있다. 지난 3월 27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하여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였는데 법관이 영장을 기각했다. JTBC의 보도에 따르면 안희정은 충남지사로 있으면서 자기 밑에서 일하는 여성 공무원을 수차 불러내 성추행을 한 파렴치한 범죄 혐의로 피해자의 고소를 당하여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였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안희정은 성추행 내지 간음사실은 인정하지만 강요나 위력이 아니라고 범의를 부인했다.

그러면 앞의 박근혜, 이명박 대통령 등의 구속 전례에 따라 “범죄를 부인하므로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어” 당연히 구속되어야 한다. 그것이 같은 사건은 같이 처리한다는 先例의 원칙, 즉 법 앞의 평등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법원은 이번에는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다” “구속하면 방어권 행사가 제한된다”면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전과(前科)가 있는 안희정은 범죄를 부인해도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고, 前科가 전혀 없는 박근혜는 구속하지 않으면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단 말인가?

왜 똑같이 범죄를 부인하는데, 앞의 박근혜 등 40여 명의 선량한 시민은 모두 “구속 안하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반대로 안희정은 “불구속해도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다” ”구속하면 방어권 행사에 제한이 있다”고 판단하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안희정은 촛불세력이니까 범죄를 부인해도 불구속하고, 박근혜는 반(反)촛불세력이니까 범죄를 부인한다고 구속하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지 않은가? 법관이 피고인의 정치 성분에 따라 판결을 한다면 이것은 북한의 재판이지 어떻게 법치 국가 대한민국의 재판이고 법관인가?

삼성은 1류, 대기업은 2류, 중소기업은 3류, 정치인은 4류라고 하던데 법관, 검찰은 언론과 함께 분명히 5류이다. 조선시대 양반들의 한심한 정신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이렇게 철판을 깔고 노골적으로 정치 재판을 한다면 법관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차라리 동전 던지기로 불구속, 구속을 결정하면 正義가 나올 확률이 50%는 된다. 컴퓨터로 재판하면 단언컨대 正義가 나올 확률이 90%는 될 것이다.

대한민국이 다시 태어나는 그날, 우리는 법관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제도를 없애자. 그리고 컴퓨터에 正義를 위임하자. 컴퓨터가 양심을 파는 5류 법관들보다 훨씬 더 싸고 공정하다. 불구속 수사의 헌법규정, 형사소송법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려면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 없다를 검찰이나 법관이 자의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객관적 통계와 선례에 따라 컴퓨터가 투명하게 판단하는 제도를 도입하자. 컴퓨터로 재판했으면 박근혜 대통령은 분명히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어 불구속 되었을 것이다. 안 그런가?


2018. 4. 1. 부활절에 김평우 변호사(전 대한 변호사 협회장, ‘탄핵정변, 구속정변’ 저자)


[ 2018-04-02, 17:13 ] 조회수 : 7161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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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일    2018-05-03 오후 8:40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해야 합니다. 정치적 사상이 다르면 촛불로 선동하여 인민재판식으로 구속시키는 나라는 후진국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기본정석    2018-04-06 오전 11:43
허구헌날 청와대 관저에 쳐박혀서 10달이 넘도록
안보실장과 대면도 안한 박그네의 일상....아참.. 순실이는 수시로만났지.
개 3인방인가 하는 애들한테 국정보고 시키면서 본인은 구경이나하고.ㅎㅎ
오늘 선고 생중계 한다니 삼겹살에 맥주한잔 하며 지켜나보자..
순실이 보단 조금 더나오겠지..한 25년 정도..
감평우씨도 한번 보시기바람...세상돌아 가는거 좀 알필요도 있으니..
안희정과 박그네 체급이 다른 선수 비교하시지말고..
한친구는 보수를 궤멸시킨 장본인이고...결국 국가를 거의 파멸로 몰고간 친구고..
다른 한친군 도백으로써 연약한 여성을 파괴시킨 친구니...
좀 서로 체급이 다르지 아니한가..ㅎㅎ
언제까지 이런칼럼을 조갑제씨는 간판에 올리려나..참..
   love    2018-04-02 오후 10:19
한 나라 사법 체계의 선진성 여부는 인신구속의 신중함과 형평성에서 드러나게 된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검사와 법관들의 원칙없는 형사피고인 인신구속 남발은 우리 헌법과 형소법이 보장하는 무죄 추정의 원칙을 단지 대한민국 법체계의 민주성을 부각하는 한낱 장식물로 전락하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지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과 재판 과정에서 본 바와 같이 適法節次(due process)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는, 형식논리에 매몰된 그들만의 反民主的, 法技術者的 特權意識의 수치스런 단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의 ‘기소독점권 행사’와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는 ‘필요한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그것이 ‘의심스러울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근대 형사법의 대원칙에 부합하고 나아가 민주적 사법체계의 正當性과 법적 安定性을 담보하는 試金石이다.
   멋진나라    2018-04-02 오후 6:20
같은 동네에만 살아도 재수없는 놈들 ㅡ
   쓴소리    2018-04-02 오후 5:30
엉터리로 구속하고 판결 내리는 판,검사들부터 컴퓨터로 재판해서 엄하게 다스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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