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절실하게 생각나고 시절에도 딱 맞는 노래가 있다. 이은상 詩 홍난파 曲 '사랑'이라는 노래다
  
  탈대로 다 타시오. 타다 말진 부디 마소.
  타고 마시라서 재 될 법은 하거니와,
  타다가 남은 동강은 쓸 곳이 없나니다
  
  반 타고 꺼질진댄 애재 타지 말으시오.
  차라리 아니 타고 생나무로 있으시오.
  탈진댄 재 그것조차 마자 탐이 옳으니다
  
  이번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자한당은 다 타 버린 것을 넘어 아예 폐기처분 되었다 말하는 이도 있다. 백 번 동의한다. 그리고 차라리 잘 되었다. 어중간하게 졌으면 잘못했습니다며 엎드려 절하는 그런 반성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우익의 분열 본능은 어쩌지 못하는지, 그렇게 국민 앞에서 잘못했다고 빌어놓고도 돌아서서는 네 탓 내 탓하며 뜯고 싸운다. 김성태가 한 말은 옮기기도 싫은데 덜 타서 그러는 것이다. 좌파를 포함한 전체 국민에게는 엎드려 절이나마 했지만 우익에게는 따로 죄송하다는 말 한 마디 하지 않았다. 역시 덜 탔기 때문이다.
  
  한국당이 패배하자 정작 한나라당보다 재야(在野) 우익이 더 난리인데 당연하다. 그런 난리 가운데서 한국당과 우익이 나아갈 바를 제시하는 네티즌들이 넘쳐난다. 모두가 애국충정에서 나온 것이며 그들 주장마다 뛰어난 처방인 것은 분명하거니와 개중에는 한국당이 흘려 듣지 않아야 할 방책도 많다. 그러나 너무 치나치다. 백 사람이 백 가지 처방을 하는데 그야말로 백가쟁명(百家爭鳴)이다. 목수가 많으면 집을 지을 수 없듯이 처방이 많으면 병을 못 고친다. 그러니 이젠 우리도 정숙하자. 말없이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회초리일 것이며 무관심한 듯 지켜만 보는 것도 도리어 효과적인 가르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고나면 아직도 사람마다 자기 처방을 내린다. 그래서 이젠 그만 전문가에게 맡겨두고 우리 네티즌들은 추이를 지켜만 보기를 권한다. 망해봐야 이 이상 더 망할 것도 없으려니와 지켜보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기도 하고 차라리 졸딱 망해야 후다닥 정신을 차리는 우익 본성에 자극제가 되기도 할 것이다.
  
  한국당이 비록 지금도 정신을 못 차리고 서로 헐뜯고 싸우지만 저들도 사람인데 왜 한 점 양심이 없겠나? 정신이 하나도 없을 저 사람들에게 너나없이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고 처방하는 것은 초상집에 불난 듯이 더욱 갈피를 잡지 못하게 하는 것이자 더불어민주당을 웃게 만드는 짓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만장에 호래자식이 없나' 하는 속담도 있듯이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는 못된 자가 있기 마련인가 하면 까마귀 무리에 해오라기 한 마리도 있는 법인 것이다. 한국당에는 아직도 훌륭한 사람이 남아 있다. 이순신의 상유십이(尙有十二)처럼 아직 12척의 배가 있다. 지나친 요란을 떨지 말고 조용히 있어주는 것도 그들에겐 힘이 되고 자극제가 될 것이다.
  
  구경꾼부터 정신을 차려야 선수도 각성할 것이며 구경꾼이 중심을 잡아야 참된 응원도 나온다. 망한 집구석에 지나치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빚잔치 하자는 말밖에 아니다. 빚잔치로 청산을 하느니 다시 한 번 도와주는 것이 낫다. 못난 한국당을 이젠 그만 때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