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1000명의 기업체 사장이 월요일에 총무부장에게 지시했다. "이번 주말에 대외봉사활동 갑시다. 희망자 300명을 데리고 같이 갑시다." 수요일에 총무부장이 사장에게 "희망자가 100명밖에 안 모였습니다."라고 보고했다. 이에 사장이 다시 지시했다. "모자라는 200명은 부서별로 강제 할당해 채우세요." 총무부장은 각 부서 인원 비율대로 할당하여 모자라는 200명을 마저 채워, 주말에 300명으로 봉사할동을 하게 되었다.
  
  13일 KBS는, <"지역별로 할당해 강제 모집"…징용동원기록 입수>라는 제목으로, 당시 존재한 '강제 모집'(강제 할당)'이 징용의 강력한 증거라도 되는 것처럼 보도했다. 그런데 '할당' 혹은 '강제 모집'이라는 용어 자체는, 오히려 그 시점에서는 징용이 없었다는 사실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왜냐하면, 그 시점에서 징용이라는 것이 정말로 존재했다면, 더이상 '할당'이나 '강제 모집'을 굳이 할 필요가 없게 되기 때문이다. '할당'이나 '강제 모집'은, 자유모집 상황이라는 조건하에서, 희망자가 적어서 궁여지책으로 동원되는 흔한 방법이다.
  
  한 마디로, '할당'이나 '강제 모집' 현상이 존재했다는 것은, 그 시점에서는 징용이 실시되지 않았음을 오히려 강력하게 뒷받침해 준다는 이야기가 된다. 상기 사례(기업체 봉사활동)를 다시 例로 들면, 사장이 만약 '임직원 1000명 전원 참석'(=징용)을 원했다면, 그냥 "임직원 전원 참석!"이라고 한 마디 지시만 내리면 끝이다. 거기에 더이상 "모자라는 인원은 강제 할당."이라는 식의 지시는 존재할 근거 자체가 없는 것이다.
  
  결국, '할당'(강제 모집)에 관련한 자료를 어디서 찾아내어, 이것이 마치 징용의 증거라도 되는 것처럼 보도한 KBS는, 이것이 사실은, 역설적으로 그 시점에서는 징용이 없었다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는 것도 모르고 거창하게 보도한 꼴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KBS는, '그 시점에서는 징용이 없었다'는 일본 정부 입장을 지지하는 대변인 역할을 아주 충실하게 한 셈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