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상익(변호사)
우연히 개인 블로그를 개설하게 됐습니다. 컴맹인 저는 처음에 블로그가 뭔지도 몰랐습니다. 제가 혼자 운영하는 작은 법률사무소의 유일한 직원이 권유해서 만들게 된 것입니다. 내가 겪은 들꽃 같은 여러 이야기들을 올렸습니다.
블로그를 하면서 나는 자신이 마치 뒷골목의 아주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 같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가 즐겨서 보는 텔레비전 드라마의 하나가 ‘심야식당’이라는 프로였습니다. 남자 혼자서 하는 뒷골목의 작은 식당을 중심으로 피어나는 이야기입니다. 주인 남자 혼자서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영업을 합니다. 메뉴는 하나입니다. 그러나 손님이 주문하면 나름대로 만들어주려고 애를 씁니다. 손님들은 대부분 밤일을 하는 가난한 서민들입니다. 알바를 하는 소년도 있고 독신의 여성 만화가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식탁 앞에서 독백을 하듯 하는 얘기를 식당 주인은 말없이 그냥 들어줄 뿐입니다. 이면에는 진심으로 공감하고 함께 아파하는 사랑이 보입니다.
나도 그런 사랑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작은 개인법률사무소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애환을 보았습니다. 뒷골목 심야식당의 주인이 배고픈 사람들에게 음식을 주듯 탄원서도 써주고 주문하는 대로 법률서류를 만들어주기도 했습니다. 능력 없는 나 같은 사람이 간신히 딴 변호사 자격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외길을 걸어왔습니다.
돈은 많이 벌지 못했지만 여러 이야기를 얻었습니다. 그런 이야기들을 나름대로 블로그에 올려왔던 겁니다. 신기한 건 인터넷의 바다에서 물방울 하나에 불과한 것 같은 나의 블로그지만 찾아오시는 분들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엄청난 양의 영화와 동영상들로 오락이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그런 속에서 볼품 없는 나의 블로그를 찾아오는 자체가 저로서는 신비입니다. 더러 유쾌하지 못한 말을 댓글로 남기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런 분들 또한 미로 같은 인터넷의 골목길을 따라 제 가게에 온 분이라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모두가 감사할 뿐입니다.
변호사로서 평생을 지내오고 이제는 그동안 해 왔던 생업을 접어야 할 시기가 된 것 같습니다. 그동안 감사했던 분들에게 어떤 작은 선물을 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다 제 블로그를 찾아와 읽어주신 분들에게는 제가 쓴 책을 선물하는 게 어떨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가 지식노동으로 땀 흘려 번 돈으로 제작한 책입니다.
틈만 나면 국립중앙도서관을 다니면서 자료를 수집하기도 했습니다. 직접 현장을 발로 뛰면서 취재했습니다. 법정에서 외치기도 했습니다. 펜이 아니라 영혼과 몸으로 쓴 원고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입니다. 그 책을 저의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선물하고 싶습니다. 책의 여유분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닙니다. 원하시는 분들이 있으면 제가 출판사에서 구입해서 선물하는 것입니다.
몇 년 전 제 블로그를 사랑해 주시는 분을 선별해서 책을 보내드린 적이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주소가 바뀐 분도 많을 것으로 압니다. 그래서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 말씀을 드립니다. 그동안 성원해 주시는 댓글, 안부글을 보내주신 분들에게 답을 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그래서 대신 저의 책을 작은 보답의 선물로 보내려고 합니다. 원하시는 분은 댓글로 이름과 주소, 연락처를 남겨주시면 좋겠습니다. 소중한 개인정보이기에 비밀댓글로 남겨주시면 됩니다. 그러면 일정시간이 흐른 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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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블로그에 댓글을 달아주신 적이 있었던 분들에 한하여 책을 선물해드립니다(광고 및 악성댓글은 제외됩니다). 기존에 이미 책 선물을 받은 적이 있으신 분들도 괜찮습니다. 비밀댓글로 성함, 주소, 연락처를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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