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最惡의 은인
법조생활을 오랫동안 해 보면 사실 뒤끝 있는 사람들이 바로 판사였다.

엄상익(변호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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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생애에서 최악의 사람이 있었다. 그녀는 아내의 고교 동창이었다. 남편과의 불화로 나의 작은 법률사무소를 찾아왔다. 그녀는 증오 그 자체였다. 남편과 시집의 파멸을 요구했다. 어느 순간 증오의 불이 내게 옮겨 붙었다. 그녀는 내가 돈을 받고 적과 한 패가 되었다고 의심했다. 그녀의 의심은 바로 확신으로 변했다. 스스로 거짓말을 해놓고는 자신의 허위마저도 믿어버리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나를 지옥의 낭떠러지로 밀기 시작했다. 수사기관에 끌려갔다. 그녀가 워낙 확신을 가지고 말하니까 형사나 검사는 마치 징그러운 벌레라도 보는 듯한 눈길을 내게 보냈다. 학력이 높은 그녀는 거짓말도 논리적이었다. 판사들은 변호사인 내가 은밀히 잘못을 숨기고 있겠지 하는 의심했다. 마지막에는 아내조차도 내가 소홀한 점이 있지 않나 걱정하는 눈길이었다.
  
  불행은 세 박자로 오기 마련이다. 진실을 답변서로 열심히 써 냈다. 그 길마저 막혔다. 담당 대법관의 명단을 보면서 운이 나쁘면 이럴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일반 판사로 근무할 때 그들의 오만을 지적하며 심하게 싸운 사람들이었다. 심지어 나는 ‘나쁜 판사’라는 제목으로 일간지에 컬럼을 기고도 했었다. 그들 중에는 법 논리로는 누구한테도 지지 않는다는 자만심을 가진 대법관도 있었다.
  
  내가 쓴 진실을 그는 인정받는 허위로 만들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법조생활을 오랫동안 해 보면 사실 뒤끝 있는 사람들이 바로 판사였다. 그들은 나를 파멸시키라는 명령을 하급법원에 내렸다. 지상명령이었다. 어찌 할 수 없어 마지막에는 평소에 존경했던 법조 선배를 변호사로 선임했다. 인품이 훌륭하다고 생각한 분이었다. 그만은 나의 고통에 공감을 하면서 “이 사람은 절대 그렇지 않아요”라는 한 마디를 해 줄 것 같았다. 절벽을 앞에 둔 현실에서 더 이상 바라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인품이 이미 상품으로 변한 것을 알아차리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다. 늪에 빠져 더 이상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심지어 개도 다가가는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본능적으로 구별을 한다. 반성을 해 보았다. 그녀에게 악의를 품은 적이 없었다. 아내의 친구였다. 조금이라도 더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데 내가 왜 이십 년이라는 오랜 기간을 이렇게 당해야 하나 원망스러웠다. 나의 사무실에 빨간 딱지가 붙기도 했다. 나는 마침내 무릎을 꿇었다. 두 팔 벌리고 정면으로 환란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죽으면 죽으리라’ 하고 기도했다. 가난해지기로 했다. 원래 가난한 부모한테서 태어났다. 그게 나의 본전이라는 생각이었다. 바둥거리지 않고 불행의 늪 속으로 머리를 처박았다.
  
  어느 순간 누군가의 손길이 내 몸을 늪 위로 떠올려 주는 것 같았다. 파멸시키라는 취지가 담긴 대법원의 명령을 받은 하급심 법관이 나를 동정한 것 같았다. 충분히 감내할 만한 가벼운 매질 같은 선고를 했다. 환란이 지나갔다. 지금 생각하면 내 생애에서 만난 최악의 그녀와 판검사들 그리고 형사들이 나를 가장 높이 하나님에게로 끌어올려준 은인들이었다. 또 내가 흘린 가장 뜨거운 억울한 눈물이 하늘의 빛을 모아서 내 영혼에 비치게 하는 렌즈의 역할을 해 주었다. 그녀가 나를 증오하지 않았다면 이 세상이 나의 낙원이 되어버려 무덤 저 쪽에 있는 나라를 바라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 2019-02-11, 11:37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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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중건    2019-02-12 오전 6:44
글을 매번 잘 봅니다. 그 비중이 이런데서 나온 것들이네요.
   월명    2019-02-12 오전 12:01
눈으로 보이네요. 이 세상에는 그런 인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저도 비숫한 경험을 했어요. 메주 같이 생기고 학력도 별 볼일 없고 지혜도 없는 여자 한명이 남편으로 부터 이혼을 당했는데 많은 위자료를 받았습니다. 남편이 장사하는 수완이 좋아 돈을 많이 벌었습니다
이 여자가 받은 위자료를 뺏어 먹으려고 많은 사기꾼들이 달려 들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그 여자가 사기를 당하지 않도록 조언을 좀 해 주었는데 이 여자가 자기한테 관심을 가지고 자기와 얘기 하고 싶어서 시간을 끄는 것처럼 소문을 내서 난감한 일이 있었습니다. 관계를 끊어 버렸지만 그후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몇 십억 되는 위자료를 모두 사기 당하고 지금은 전 남편을 찾아가 돈을 얻어다 쓰는 형편이 되었다고 합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선의를 악의로 오해하고 햇고지를 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너무 억울하고 황당한 것이지요
   정답과오답    2019-02-11 오후 2:46
아주 악질적인 인간이 하나둘이 아닙니다
그런 면에서 민족의 품성도 악질적인 면이 많은듯 합니다
미국에 의해 광복이 가능했고

북의 악마들의 침략도 막을수 있었는대
어려움이 지나 같다고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그리 한거니 고마울거 없다는 개 돼지들

민족의 수준이 사람 자격이 아직 한참 부족해 보일 지경입니다
우리 민족이 언젠가는
정직하고 올바른 인간이 되는날 오는날 있을까요
   나대신    2019-02-11 오후 12:19
세상에... 그런 아픔도 있었네요. 과거 공직자로서 비슷한 경험을 갖고 있어 새삼스레 울컥해지는 심정입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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