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統領과 犬統領, 그리고 오보(誤報)의 잔혹사

문무대왕(회원)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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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지(日刊紙) 신문의 대통령 관련 기사 가운데 '대통령'의 '큰대자大'를 '개견자犬'로 오보한 사건이 자주 일어났었다. 그래서 '大統領'이 '犬統領' 이 되어 개로 둔갑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기도 했다. 하기야 요즘엔 '개대통령 팟티캣 강ㅇㅇ'란 이름이 버젓이 광고되고도 있으니 별문제가 안 될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한 나라의 대통령이 개통령으로 둔갑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것 아닌가?

'대통령이 견통령'이 된 보도가 나가자 당시 권력의 심장부에서는 난리가 났다. 핏발선 권력의 칼날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엄청난 보복이 뒤따르고 권력주변의 충성파들이 날뛰기도 한 것이 오보(誤報)와 필화(筆禍)가 가져오는 결말이었다. 강준만교수의 '한국대중매체사'와 언론보도자료를 통해 '오보잔혹사(誤報殘酷史)'를 일별해 본다.

최초의 오보사건은 1950년 8월 29일 대구매일신문이1면 머리기사에서 '이승만대통령을 李승만견(犬)통령'으로 보도한 사건이다. 이같은 오보로 인해 신문사사장이 구속되고 주필(主筆)이 사임했다. 1952년5월29일 충북 청주의 국민일보가 당시 '김성수 부통령의 사표제출'을 '이승만 대통령 사표제출'로 잘못 보도했다. 이 오보로 신문사 통신부장과 해당직원들이 고초를 당했다. 역시 국민일보는 1953년5월20일'대통령을 견통령'으로 보도했다가 편집국장이 전격구속되기도 했다. 1953년7월11일자 전북 이리에서 발행되던 '삼남일보'와 1953년7월23일자 충북 청주의 국민일보가 '대통령을 견통령'으로 오보했다. 국민일보는 또1953년11월28일 '한(韓.)일(日)회담을 日.韓회담'으로 보도했다가 군정법령제88호에 따라 강제 폐간 조치됐다.

청주의 국민일보는 1년6개월동안 세차례의 오보로 인해 폐간의 슬픈 일생을 마쳤다. 1958년 동아일보의 시사만화 '고바우영감'이 '경무대에는 똥치는 사람도 권력이 있다'며 독재정권을 풍자했다가 작가 김성환 화백이 고초를 겪기도 했다.

오보로 인한 매체의 잔혹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실수인지 고의인지 착각에 의한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사건이 터지면 해당언론사는 제작진의 실수라고 해명하고 사과하는 것이 그동안의 관행이다. 그러나 고바우영감의 권력비판은 작심하고 내세운 경우로 본다. 신문의 글자 오보는 당시의 열악한 신문제작환경과도 관련이 있다. 조판부(組板部)가 신문제작시간에 쫓겨 급하게 문선(文選)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권력의 심장부에서는 권력을 비판하는 매체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가 문제가 생기면 보복의 좋은 기회로 삼기도 하는 것이 권력의 속성이다. 대통령이 방귀를 끼면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하며 아부하는 것이 권력 주변 간신배들의 얄미운 적폐이고, 보면 오보는 권력자들의 아주 좋은 먹이감이 되곤 한다. 대통령에 대한 오보(誤報)는 대통령이 누리는 위치와 권위만큼 혹독한 형벌이 가해지기도 한다.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하거나 '북한에서는 최고존엄에 대한 불경(不敬)으로 치부되어 화형(火刑)'의 가혹한 형벌을 받게도 된다.

'연합뉴스TV'가 10일 오후 '뉴스워치'프로그램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뉴스를 보도하면서 태극기대신 북한의 인공기(人共旗)를 문 대통령 앞에 내놓았다. 태극기대신 북한의 인공기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앞에 버젓이 내놓은 것은 대단한 오보다. 이에 대해 '연합뉴스TV'는 '북미교착상태를 타개해야 하는 의미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제작진의 중대한 판단착오로 물의를 일으킨 점, 정중히 사과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문제는 '제작진의 중대한 판단착오'이다. 제작진의 판단이 태극기를 인공기(人共旗)로 둔갑시킬 수도 있는 여론의 조작위험이다. 제작진이 판단만 하면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앞에 북한의 깃발도 마음대로 세팅할 수 있다는 이 위험한 여론조작의 오보속에 시청자와 독자들은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 돼 있다.

이런 것이 한국대중매체가 저지르는 횡포요, 범죄이다. 국기(國旗)는 한 나라의 상징이요 징표다. 문재인 대통령을 북한의 대통령으로 착각하게 만들어 버린 있을 수 없는 방송사고다. 종편채널 MBN도 11일 오후6시10분 '뉴스와이드'프로그램에서 대통령 영부인 김정숙 여사를 '김정은 여사'로 그림설명 자막에서 표기해 방영했다가 수정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함께 방송에서 이같은 망신을 당한 모양새가 됐다. 그렇게 된 이유는 무엇이고 제작진의 중대한 판단착오를 가져오게 한 근원은 어디에 있었던가를 깊이 성찰하고 반성해 보지 않을 수 없다.그런 계기가 돼야 한다. 가뜩이나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해 왈가왈부 여론이 분분한 데다 믿었던 종편방송 두곳에서 이런 방송사고를 냈으니 대통령을 모시는 측근이나 지지세력들은 분통을 터트릴 법도 하다.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으로 비유보도한 '블룸버그' 통신기자를 매국노로 몰아 붙이고 이같은 보도를 인용해서 '김정은 대변인 소리 듣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 대한 인신공격을 지켜 본 경험으로 볼 때  이번 방송사고는  국가정체성부정에 대한 중대한 판단착오요, 대형사고임에 분명하다고 본다. '연합뉴스TV'는 이번 오보에 대한 책임을 물어 보도국장과 보도담당상무가 보직 해임시켰다고 한다. 사장은 안전할까? 외교통상부의 꾸겨진 태극기와 문 대통령 미국 방문 시 미군 의장대의 하늘색 태극기 등 대한민국의 상징인 태극기는 국내외에서 홀대 받고 있다. 방송의 화면(畵面)은 직접 촬영한 현장화면을 사용하거나 자료화면을 많이 사용한다. 그렇지 않으면 컴퓨터그래픽(CG)으로 화면을 제작사용하기도 한다. 아무리 CG화면을 사용한다 해도 대한민국 대통령 앞에 '인공기'를 앞세운 중대한 판단착오의 방송사고는 있을 수 없다. 남북문제에 대해 성급해 하는 대통령의 평소 처신이 불러온 것인가? 아니면 '태극기'와 '인공기'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는 방송현장의 정신나간 현실이 빚은 참사인가?

여론조작과 오보파동은 비단 '연합뉴스TV'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공영방송 KBS.MBC에도 있다 헌법재판관후보자 이미선에 대한 주식매매문제가 여론의 뭇매를 맞자. 이미선의 남편 오충진 변호사를 불러내 부인인 이미선 후보자를 옹호하고 변명하게 해주는 아주 추한 모습을 공영방송이 공공연히 자행했다. 헌법재판관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사항은 당사자인 본인이 국회청문회장에서 당당하게 해명하고 설득하는 것이 기본이다, 어째서 남편이 나서서 국회 밖 장외에서 부인을 대변하고 변호하게 하는가? 부창부수(夫唱婦隨)의 전형이 아닌가? 공영방송마저도 이 모양 이 꼴인데 일개 종편방송의 방송사고는 두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방송의 기본이 무너진 방송현장에는 변방에서 우짖던 잡새들만이 판을 치고 있다. '디지털시대저널리즘의 핵심은 팩트체크에 있다'는 것을 매체종사자들은 명심하기 바란다.

[ 2019-04-14, 14:04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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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白丁    2019-04-14 오후 9:17
연합뉴스TV 는 진실을 보도한 것 같습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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