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공짜는 없다. 돈에는 낚시 바늘이 숨겨져 있기도 하다.
사법시험으로 법조인을 뽑던 시절 고시 면접관을 한 적이 있었다. 재판을 하듯 면접관 세 명이 장래 판사나 검사 또는 변호사가 되겠다는 사람들의 인격을 심사하는 자리였다. 가운데 서울법대 교수와 원로판사 그리고 변호사인 내가 면접 시험관이었다. 대기하고 있던 한 청년이 면접시험장 안으로 들어왔다. 가운데 앉은 박 교수가 묻기 시작했다.
“장래 지망이 뭡니까?”
“검사가 되어 사회정의를 구현하고 싶습니다.”
“고시에 합격하니까 주위에서 좋아하시죠?”
“네 아버지 친구들까지 모두 축하해 주셨습니다.”
“좋습니다. 그러면 질문 하나 해 봅시다. 아버지 친구 분이 그동안 공부하느라고 수고가 많았다면서 용돈을 주신다면 그걸 받는 게 맞습니까? 아니면 거절하겠습니까?”
“그런 정도야 정으로 주는 건데 받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청년은 박 교수의 눈치를 보면서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사업을 하는 아버지의 친구가 검사생활에서도 경제적으로 어려울 테니 매달 어느 정도 돈을 도와주겠다고 제의했습니다. 그래야 걱정 없이 검사생활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말이죠. 어제까지 용돈을 받다가 검사가 됐다고 갑자기 냉정하게 끊는 것도 인간의 도리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어떻습니까?”
“검사가 되어서도 직무상의 관련성을 조심하면서 도움을 받으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매달 돈을 받더라도 청탁을 들어주지 않으면 괜찮단 말이죠?”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얼마 정도까지 돈을 받는 건 괜찮다고 생각합니까?”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월급 정도까지는…”이라고 대답했다.
“검사월급이 오백만 원 정도로 아는데 그러면 일 년에 육천만 원 정도는 받아도 된다는 말인가요?”
“그러면 너무 액수가 많은가요? 직무상 관련성이 없고 순수한 호의라면 그게 위법은 아니잖습니까? 인간관계가 나빠지지도 않고 말이죠.”
검사가 되겠다는 청년의 의식이었다. 면접관인 박 교수가 말했다.
“공직자인 검사가 될 사람이면 힘들더라도 돈을 받지 말아야죠. 업무를 수행하는데 위법 적법이 유일한 기준은 아니죠. 법에 걸리지 않더라도 해서는 안 될 건 용돈이란 명목이라도 받지 말아야 합니다. 돈이 필요하면 차라리 정직하게 벌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시험관인 박 교수가 그에게 타이르듯 가르쳤다. 그걸 보면서 지방에서 검사를 하던 친구가 하던 이런 말이 떠올랐다.
“검사를 하면 지역의 사업가들 중에서 뒤가 구린 사람들이 주변에 몰려들어. 같이 밥도 먹고 룸쌀롱에 가서 술도 마시지. 수사비로 쓰시라면서 스폰도 해. 반면에 지역의 교장선생님이나 강직한 성격의 사람들은 검찰청 검사에게 찾아와 인사하지 않아. 잘못이 없는데 찾아가서 얼굴을 익힐 필요가 없다는 거지. 그런 과정에서 검사의 판단기준이 뒤바뀌는 경우가 있었어. 스폰서가 되어주는 구린 사업가가 걸려들면 봐주고 싶은 마음이 자꾸만 들고 평소 코빼기도 비치지 않는 인사들은 거만한 놈이라는 생각이 드는 거야. 결국 사건처리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정실이 개입되는 거지.”
재벌이나 사업가들이 수고하시는데 용돈으로 보태 쓰시라고 준 돈을 받고 전직 대통령들이 줄줄이 감옥을 갔고 자살을 하기도 했다. 더러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쓰시라고도 했다. 말들은 그럴싸하지만 본질은 뇌물이다. 벤츠차와 명품을 스폰서로부터 받은 젊은 여검사도 있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돈에는 낚시 바늘이 숨겨져 있기도 하다. 깨끗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영혼 속에서부터 노동 없는 부정직한 돈을 받을 생각이 없도록 만들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병아리 예비검사의 허약한 의식
- 엄상익(변호사)
-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2018-03-25, 22:24












오늘 글은 이해가 잫 안가네유.6법을 다루는 것들 묘한면이 참 만더라구유.변호사님은 그동안의 글을 보며 진실된 삼을 추구하며 사는 분이라 생각되어 빼주구.그러한 분들 이땅에 몇명 안된다는 확신을 가지구 잇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