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인 중국 공산당 상무위원회는 수년 전 ‘국방동원법’(国防動員法)을 통과시켜 법(法)전문을 공개했다. 전체 14장72조의 달하는 同法은 전쟁을 대비한 것이다.”

경제학자인 타시로 히데토시(田代秀敏) 교수는 중국의 국방동원법이 유사시 어떻게 하면 국가를 敵의 공격으로부터 지켜 낼 것인지의 문제, 그리고 금융-경제 문제와 더불어 국방상의 주요 문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한다.

여기서 히데토시 교수가 주목하는 부분은 “국방동원법이 다음 번 금융위기를 중국에게 있어 세계 진출의 호기로 활용하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동법(同法)을 준비하기 시작한 해는 1998년 12월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사력은 국제정치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구소련이 경제문제로 붕괴된 것처럼 금융-경제 문제도 국가의 흥망을 좌우한다. 국제사회는 그리스에서 시작된 세계금융위기를 체험했다. 이 같은 금융위기를 일본이야말로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

중국은 이하에 소개하는 국방동원법을 장기간에 걸쳐 성립시켰다. 同法의 내용을 보면 중국은 일본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았음을 알 수 있다. 금융-경제-산업정책을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로 통제를 가함으로써 강력한 금융통제와 경제력을 구축하고, 향후 군사비를 22배 증대시켜 중국의 지배권을 확대해 나가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 히데토시 교수는 “국방동원법의 주요목표를 최근 신화사가 보도했다. 필두(筆頭)에 게재한 것이 바로 전략물자(戰略物資)의 비축징용(備蓄徵用)제도다. 여기서 전략물자란 희귀금속을 포함한 모든 자원”이라고 말했다. 리튬, 티타늄, 바나듐, 크롬, 망간, 텅스텐 등의 희귀금속은 그 종류만 31종에 달하며, 산업의 성패를 가르는 주요 전략물자라 할 수 있다.

히데토시 교수의 지적을 들으면 문득 연상되는 것이 바로 과거 나치 독일과 중국(국민당)의 동맹관계라 할 수 있다. 1940년 9월 일본은 독일-이탈리아와 함께 三國同盟을 체결했다. 그러나 그 이전에 독일은 일본을 적대시했던 중국에 군사고문단을 파견해 무기와 장비를 공급했다. 독일과 국민당의 관계는 일본이 三國同盟을 체결한 뒤인 1941년 7월까지 지속됐다.

독일이 일본과 同盟을 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敵國인 중국에 무기와 장비를 판매했던 이유는 중국이 가진 텅스텐 때문이었다. 중국은 당시 전 세계 텅스텐의 90%를 생산했지만 독일은 텅스텐 생산이 전무했다. 텅스텐은 철의 강도를 조절하는 금속으로 무기 및 공작기계 생산에 있어 필수불가결하다. 한 국가의 국제 전략이 희귀금속에 의해 좌우된 사례다.

戰時가 아닌 平時에도 희귀금속은 매우 중요하다. 현대인에게 필수불가결한 휴대전화, 컴퓨터, 텔레비전 등의 가전제품은 희귀금속 없이는 제작이 불가능하다. 중국은 국방동원법을 통해 희귀금속을 전략물자로 규정, 유사시 이를 좌지우지하는 법적토대를 마련했다. 국방동원법의 두 번째 요점은 동법(同法)은 18세 이상의 중국 거주 남녀를 포함, 외국에 거주하는 중국인 그리고 중국에서 활동하는 외국기업의 종업원들에게도 적용된다는 점이다.

히데토시 교수는 이 문제를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

“유사시 일본 주재 중국인은 모두 중국 정부의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미다. 뿐만아니라 외국기업은 중국정부의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거부할 경우 향후 중국에서의 활동을 지속하는 것이 곤란해질 것이다.”

즉 資産과 技術을 보유한 일본을 포함한 모든 외국계 기업은 전쟁이 발생하면 모든 활동이 중국 공산당의 통제에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무시무시한 국방동원법은 국무원과 중앙군사위원회가 공동으로 ‘영도’(領導)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 領導란 상하 관계를 전제로 한 지도(指導)이다. 즉 명령(命令)이라는 뜻이다.

국방동원법의 세 번 째 요점은 유사시 동법(同法)이 실시될 경우 국무원과 인민해방군은 즉시 특별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특별조치의 대상에는 가장 먼저 금융문제가 대두되고 있다고 히데토시 교수는 말한다.

“필두(筆頭)에 금융문제를 거론하고 있는 이유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금융의 중요성을 중국인들은 매우 잘 알고 있다. 중국은 국방동원법을 통해 유사시 일본과 미국의 금융기관에 대해 압박을 가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분야에서 중국이 지향하는 또 하나의 목표는 위안화의 국제화이다. 실물경제는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에 의해 이익과 손실이 크게 좌우된다. 가장 큰 요인은 환율이다. 1980년대 이후 일본은 막대한 貿易黑字를 낸 반면 미국은 막대한 貿易赤字를 기록했다. 이것이 불만이었던 미국은 1985년 9월 달러 강세 정책에서 달러 약세 정책으로 전환했다.

엔화약세에서 엔화강세로의 전환이었다. 플라자합의 당시 240엔이었던 엔-달러 환율은 이후 79엔까지 치솟아 일본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주었다.

미국은 엔고정책의 덕택으로 6년 후인 1991년 무역수지가 黑字로 돌아섰다. 중국은 基軸通貨가 아닌 엔화의 비극을 학습했다. 환율로 인한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혹은 미국과의 경쟁을 위해 중국은 금융의 운영을 타국(他国) 의사에 맡기는 것을 단호히 거부하고 있다.

“중국의 금융 미디어는 2009년 말부터 위안화의 국제화를 일제히 보도했다. 중국은 2009년을 기점으로 2011년 말까지 위안화를 자유롭게 환전가능한 통화로 만들고, 2005년 후반부터 2016년까지는 주변국가와의 무역을 위안화로 결제하는 것을 내부방침으로 정했다. 2011년에는 동아시아 전역이 위안화 통화권이 된다. 결과적으로 2025년에는 위안화를 국제준비통화로 만드는 것이 중국의 최종목표다.”

현재 무역결제를 달러가 아닌 위안화로 하는 시스템은 중국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태국, 브라질 등의 국가들 사이에서 일부 실시 중이다. 이 같은 법률이 중국에서 만들어져 상황이 진행 중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본은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일본이 진정 일본의 재건을 원한다면 중국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노력부터 해야 할 것이다.

출처: 日시사주간지 ‘주간신조’(週刊新潮) 41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