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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주간지 <슈테른>은 1993년 3월 <핵무기 발사 단추 앞에 앉은 인물들>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으로 넘어간 舊소련의 플루토늄 문제를 다뤘다. 아래는 당시 기사의 요약이다.

<러시아의 경우 유고와 소말리아에서 보는 것처럼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 시장경제가 도입되면서부터 모든 것이 거래되고 있다. 1만2000기에 달하는 전술핵무기도 밀매 가능성이 있다. 2년 전 핵무기가 상당수 저장된 아제르바이잔의 군사기지가 습격당할 뻔 했다. 중동에는 지역패권을 노리는 이란이 금세기 내 핵무기를 보유할 가능성이 있다.

독일 정보기관에 따르면 600개의 이란 측 위장회사들이 독일 등지에서 무기밀매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스라엘은 이미 100기의 핵무기를 갖고 있고, 골란고원에 핵지뢰를 매설했으며 수소폭탄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舊소련에 있는 1만여 명의 핵전문가들 중 3천 명은 핵무기를 만들 능력이 있는 기술자들이었다. 과거 정부로부터 사랑을 받았으나 지금은 연봉 400마르크(당시 한화 20여만 원)으로 가난에 시달리고 있다.

주가가 높아진 건 2명의 북한 외교관이 첼랴빈스크-70, 아르자마스-16이라는 2개의 핵무기 제조기지 출신 핵과학자 60명에게 4000달러의 월급을 제의하면서부터이다. 최근 알려진 1990년 2월22일자 KGB보고서는 영변에서 북한 최초의 핵무기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몇 주 전 러시아비밀정보요원들이 공개한 바에 따르면 56kg의 플루토늄이 소련에서 북한으로 밀매(1992년)됐으며, 그 이전에 이미 상당량의 방사능 물질에 영변에 도착됐다고 한다.

IAEA 사찰단은 1992년 5월 영변 핵단지 인근에 플루토늄 생산규모의 단서를 제공할 수 있는 2개의 핵폐기물 저장소를 발견했으나 지금까지 사찰을 거부당하고 있다.>

북한이 핵물질을 추출한 대표적인 장소는 평안북도 영변의 5MW 원자로다. 1980년대부터 이곳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했고, 2007년 중단했다가 3차 핵실험 직후인 2013년 4월부터 공식 재가동에 들어간 상태이다. 국방부는 현재 북한이 영변 원자로에서 폐연료봉 재처리를 통해 확보한 플루토늄의 양을 40㎏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2006년 국방부의 《국방백서》에서 추정한 북한 플루토늄 보유량은 30㎏이었고, 10년 사이에 10㎏ 정도 늘어난 셈이다. 물론 여기에는 북한이 구소련 붕괴 이후 암시장을 통해 비밀리에 들여온 플루토늄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정리/김필재(조갑제닷컴) spooner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