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 앞에 '내 추측에 의하면'이란 말을 빼먹었네요. 죄송하고요...

평소에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정확한 기사를 써야 한다고 누누히 강조하던 조갑제 대표가 유독 요즘 조선일보의 보도행태에 대해서 만큼은 함구를 하고 있다. 그가 조선일보 출신이라서 그런 것은 아닐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이전에 조선일보의 보도행태에 관하여 비판적인 기사를 올린 적이 몇 번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지난 번 '우병우 사건' 보도 이후로 조대표가 조선일보를 끊은 것이 아닌가 하는 확신에 가까운 추측을 하고 있다.

어쨌든 평소에 조대표의 언론관을 지지하고 존경해왔던 나였기에 어설프게나마 조대표로부터 배운 방식에 근거하여 오늘字 조선일보 기사에 대한 나름의 감상평을 적어보려고 한다. 오늘은 또한 그 동안 보아오던 조선일보가 마지막으로 배달되는 날이기도 해서 겸사겸사 용기를 내보았다. 기사 제목을 중심으로 정리하였다. 기사 내용은 별게 없어서 혹시 읽어보았다가는 하루 종일 허탈감에 시달릴 수가 있으니 주의 요망.

A1면. 우병우·안종범·문고리 3인방 '手足 퇴출'
- '퇴출' 좋아하시네. 경질도 아니고 사표 수리임. 이 헤드라인을 보면 조선일보 자신들이 저들을 '퇴출'시키는 데 성공하여 기쁘다는 뜻을 표현한 듯.

A1면. 몰래 귀국한 최순실... 검찰, 오늘 소환
- 몰래? 몰래 왔는데 어떻게 온 걸 알았나? 인천공항 입국장을 통해서 몰래 들어오는 사람도 있나?

A3면. '불통·비선의 톱니바퀴' 5인 빠져… 박근혜式 정치시스템 붕괴
- 조선일보의 희망사항을 기사 제목으로 뽑은 듯.

A4면. '칼' 휘두른 우병우·돈 끌어모은 안종범, 검찰 수사 받는다
- 조사를 시작도 안 했는데 확정 사실처럼 제목을 뽑았음.

A5면. 안종범, 대포폰으로 K재단 前사무총장 회유 시도
- 제목 끝에 '의혹'이라고 붙여야지.

A6면. 檢·靑 압수수색 신경전...'강제 진입'' 압박에 결국 손든 靑
- 손 들었다고 누가 그래? 악의적 묘사

a8 '순실이는 언니 지시대로 움직이던 '현장 반장'… 진짜 실세는 최순득'
- 주변인의 일방적 주장을 '증언'이라고 표현했네? 기사에는 구체적 정황 없이 '미용실 토크' 수준의 내용 뿐.

a8 정부 상징… 오방낭… 崔개입설 각종 문양, 무속 신앙과 연계 의혹
- 오방낭을 검색해 봤더니 '청·황·적·백·흑의 오색비단을 모아 만든 오방낭은 오행론(五行論)에서 나온 주머니이다. 십장생줌치 등은 길상사상(吉祥思想)에서 나온 주머니라 하겠다. 이들 주머니는 궁중에서 가례시에 많이 사용되었으며, 종친들이나 나인들에게 하사하기도 하였다. 작은 물건이지만 손이 많이 가고 아기자기한 데다가 부적과 같은 뜻을 지녀서 무척 환영을 받았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라도 되어 있다. 이게 뭐가 나쁜가?

a12 10대부터 60대까지 '최순실 촛불' 켜다
- 촛불 시위 선동

a12 달라진 경찰 '나라 사랑하는 여러분 마음 이해한다'
- 촛불 시위 선동

a21 '문화로 '장사'만 하려 한 정부, 非理만 무더기로 양산'
- 인용 형식을 빌어 선정적인 제목을 뽑았음. 무더기의 실체에 대한 내용 全無함

a28 [최보식이 만난 사람] '아무도 날 도와주지 않았다… 다 말하면 나와 주변이 다칠 것 같았다'
- 박관천? 믿을 만한 인물인가?

a29 [조용헌 살롱] [1064] 최태민의 靈魂合一法
- 가지가지 한다.

a31 [사설] '최순실로 꼬리 자르기' 시나리오 있다면 폐기하라
- 다음 단계 선동 주제 예고

a31 [사설] 심상찮은 시위, 거국내각 조속히 전면에 나서야
- 예상 보다 시위 인파가 적어서 심상찮기는 하지.

a31 [사설] 靑 새 수석들 內侍 아닌 국민 공복 돼달라
- 이전 수석들은 내시였다는 거지?

요즘 조선일보의 수준이 대략 이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