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자신이 몸 담던 한나라당을 수구꼴통으로 매도하면서 3월 19일 탈당한 뒤에 만나는 명망가들은 하나 같이 좌파성향의 몽상한 유토피안들 혹은 변동사회의 거짓예언자들이다. 한나라당 탈당 뒤에 사회 명망가들을 만나고 다니는 손학규는 자신을 정치권에 입문 시켜준 김영삼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은 피하고 시인, 작가, 종교인 등 태생적 유토피안 혹은 변동사회의 거짓예언자들을 만나서 자신의 정치생명을 구하러 다닌다. 망할 젓이다. 좌파성향의 문학가나 종교가는 정치인 손학규의 정치생명에 실속있는 도움이나 충고를 주지 못할 것이다. 정치현실이 혹독하다고 해도 몽상한 미신이나 변동사회의 거짓예언자들에 의존하는 정치인은 망한다.

가장 먼저 손학규는 3월 22일 한국사회의 민주화과정에서 정치적 민주화를 절대화한 정치광신도들에게 분신자살을 시적으로 부추긴 시인 김지하를 만나서, '새 정치 세력을 만들겠다'며 중도개혁세력의 결집에 김지하의 지원을 요청했다. 김지하는 변동사회의 애매성을 무시하고 민주화를 위해 사형선고 당하는 것을 미화한 맹목적인 시인이다. 민주화에 목숨을 바치자고 선동했던 김지하와 같은 정치적 유토피안을 손학규가 가장 먼저 만나서 새로운 개혁정치를 하겠다고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손학규가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고 도움의 손을 내민 시인, 작가, 종교가들은 한국사회가 급격하게 변동할 때에 민중의 이름으로 군중들을 선동하여 전체주의적 정치체제를 만들려고 선동한 거짓예언자들이다.

김지하, 황석영, 박형규 목사 등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에 탄생된 유토피안적 몽상주의들을 손학규가 만나 갈길을 묻는 것은 그의 몽상성을 강화시키면서 그의 정치생명을 단축시킬 거짓예언자들이다. 나의 스승 신유길 교수는 한국의 개발독재시절에 민중들의 고난을 과장하여 국가질서를 파괴하려고 한 민주투사들을 '변동사회의 군중들을 착취하는 거짓예언자'들로 규정하였다. 김지하, 박형규, 황석영 등은 변동사회의 군중들에게 정치를 절대적인 것으로 끌어올리게 만들어서 광적인 자기희생과 강압적 자기주장을 하게 미혹한 군중선동가들이다. 정치적 변혁을 절대화시킨 민주화투사는, 김대중과 노무현 정권들의 실패로 인하여, 이제 더 이상 한국사회의 정신적 지주가 아니다. 변동사회의 구조적 한계를 무시하고 군중들을 미혹한 민주화투사들에게 한국정치의 장래에 대한 해답은 없다.

한국정치사에서 가장 이상주의적인 유토피안으로 평가될 수 있는 손학규는 몽상한 정치적 유토피안들을 피하고 현실성 있는 정치적 리얼리스트들을 만나야 자신의 기질적 약점을 보완시킬 수 있다. 손학규가 정치인으로 성공한 것은 그가 민주화운동이나 노동운동의 유토피안이었을 때가 아니라, 영국유학이나 한나라당 입당과 같은 리얼리스트였을 때였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손학규가 김지하, 황석영, 박형규와 같은 허황된 몽상가들을 찾아헤매면, 그의 삶은 점점더 현실성이 약화되어 본인과 국가에 크게 해를 끼칠 것이다. 손학규는 정치적 충고나 조언을 정치적 몽상주의자들이 아니라 정치적 현실주의자들로부터 받아야 한다.

손학규의 한나라당 탈당에 대하여 몽상가 김지하는 '(탈당이라는) 엄청난 결단에 놀랍고도 고맙다. 내 꿈은 누군가 떳떳한 중도의 길을 가주는 것인데, 이 양반이 치고 나왔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이어 김지하는 '중도통합을 기회주의 비슷한 걸로 보는데 '예스'노'식이 아니라 디지털식으로 융합하는 것을 한 차원 비약하는 것으로 보면 중도는 기회주의가 아니라 차원의 변화이다. 중도는 비약하고 초월하는 것이다'라는 몽상한 주장을 세력간의 충돌이 치열하게 일어나는 정치판에다가 해댔다. 김지하는 '손 전 지사에게 탈당 전 '옛몸 새꽃'이라는 글을 써넣은 매화도를 그려 보냈다. 한나라당이라는 옛 몸에서 새로운 개혁(새 꽃)을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뜻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손학규는 김지하를 시작으로 문화예술계, 법조계, 학계 등의 명망가들을 접촉할 예정인데, 주로 좌파성향의 유토피안들로부터 접촉을 시작하고 있다. 사실 손학규의 한나라당 탈당에 월북작가 황석영의 정치적 행보나 역할도 주목받고 있다. 황석영이 손학규의 한나라당 탈당에 모종의 역할을 했다는 주장도 있다. 북한정권이나 좌파세력으로부터 어떤 지령을 받았는지 모르지만, 황석영은 남한의 보수세력을 깨는 정치적 역할을 하겠다고 공언하고 다닌다. 황석영은 1월 말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제3의 세력이 기존정당의 틀을 깨는 역할이 있다면, 나도 총대를 멜 생각이 있다'고 주장하며 남한 내 보수세력의 파괴에 정치적으로 개입할 뜻을 황석영은 밝혔다.

이러한 보수세력을 깨는 총대를 메고 바람잡이가 되겠다고 공언한 황석영이 손학규의 한나라당 탈당 성명서를 썼다는 루머도 나돈다. 황석영과 손학규의 연관설을 우연으로 보기 힘들다. 손학규 전 지사의 한나라당 탈당 시기가 묘하게도 황석영이 국내 머물고 있는 시점이고, 손학규가 386출신 모임 '전진코리아'를 기반으로 '제3세력' 규합에 나서는 현상이 황석영의 공언과 비슷하게 전개되어, 손학규의 탈당에 황석영의 역할론이 사실로 들리게 된다. 문단에서는 황석영과 김지하가 '손 전 지사에게 탈당을 권유하지는 않았지만, 역사적으로 짓밟힌 중도를 살리기 위해 손학규의 한나라당 탈당에 모종의 역할을 하지 않았느냐'는 추측이 나돈다고 한다.

손학규가 김지하 다음에 만난 좌파성향의 명망가는 박형규 목사이다. 손학규는 25일 한나라당을 탈당한 이후 김지하 시인에 이어, 두번째 만남의 상대로 민주화운동의 선배이고 정신적 스승이라는 박형규 목사를 선택하여 만났다. 손학규의 정치적 향배가 앞으로 어떤 쪽으로 나아갈 것인지는 예시하는 탈당 후의 행보이다. 박형규 목사는 빈민운동의 대부이면서 기독교사회운동에 헌신해온 종교계의 좌파 거물이다. 손학규는 70년대초 박형규 목사를 만나 빈민운동에 뛰어들었고 부인 이윤영씨와의 결혼식도 박 목사의 주례로했을 만큼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손 전 지사 내외 모두 공산주의의 변형인 해방신학(민중신학)을 믿는 박형규 목사 교회의 신자다.

노무현 좌파정권으로 인하여 남한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외교, 통일에 깊은 문제가 발생되었는데, 한나라당 탈당 후에 손학규가 찾아간 정신적 지주들이 좌파 몽상가들이라는 점에서 손학규의 정치적 정향(orientation)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 수 있다. 박형규 목사는 ‘손 전 지사의 탈당을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잘했다고 생각한다. 한나라당의 방향이 손 전 지사와는 잘 안 맞는다”고 25일 손학규와 만난 자리에서 대답했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정당정치를 존중하는 정치인의 윤리의식을 민주화투사였다는 박형규에게서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한나라당의 파괴를 위하여 무엇이라도 정당화된다는 비민주적 정치의식을 민주투사였던 박형규 목사가 가지고 있어 보인다. 박형규에게서 민주화는 곧 권력장악의 수단이었을 뿐인 것처럼 보인다.

13년이나 혜택을 본 한나라당을 박차고 나온 손학규의 행동을 '잘했다'라는 한마디로 칭찬하는 것이 좌파성향의 종교 몽상가들이 가진 냉혹한 윤리의식이다. 좌파세력의 정권연장에 혈안이 된 박형규 목사는 이미 해체된 좌파세력을 정당화하고 우파세력의 분열을 부추기는 선동도 아끼지 않았다. 박 목사는 “지금은 범여든 범야든 진실한 마음으로 헤쳐모여야 한다. 마음이 통하는 세력이 함께 모여야 한다. 변화를 원하는 세력이 함께 결합해야 한다”고 정치권의 재편을 촉구했다. 박형규 목사는 손학규의 한나라당 탈당을 야곱이 걸었던 ’고행의 길’에 비유하는 황당한 정치의식을 보이기도 했다.

손학규가 진정 자신의 선택에 떳떳했다면, 자신을 정치계에 입문시켜준 김영삼을 찾아가서 자신의 정치적 선택을 자문받아야 했다. 손학규는 뭔가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몽상의 세계로 빠져드는 행태를 종종 보인다. 손학규가 학창시절에 민주화운동이나 노동운동에 빠져서 탄광이나 공장에 전전한 것은 좌파사상에 깊이 빠진 유토피안들에게 찾아오는 정신적 혼돈증상이었다. 손학규는 태생적으로 이상주의적 기질이 강한 사람이라서, 늘 현실주의자의 충고가 필요한 것 같다. 현실주의를 보완받을 때에는 손학규는 크게 성공을 했지만, 몽상주의에 빠지게 될 때에 손학규는 항상 크게 실패했다.

한나라당이라는 철저한 현실주의 정치세력의 품에 안겨 있을 때에 손학규는 경기지사를 하면서 크게 성공했다. 그런데 한나라당에서 당장 대선주자들 중에 가장 선두가 아니라고 한나라당을 뛰쳐나와서 문학적, 종교적, 정치적 몽상주의자들을 찾아나선 손학규의 행보는 지혜롭고 정의로운 판단을 근거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손학규가 탈당 후에 먼저 만난 김지하, 박형규, 황석영 등은 한국사회가 급하게 변동될 때에 민중의 이름으로 나타난 대표적인 거짓예언자들이다. 정치판에서 일어난 결단과 행동을 문학가나 종교가에게 묻는 것은 현실적이고 과학적인 판단방법이 아니다. 손학규는 지금이라도 좌파성향의 문학가나 종교가의 몽상한 미혹에 빠지지 말고, 정치판의 냉정한 타산법에 근거해 판단해야 한다.

현실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손학규는 몽상과 미신의 블랙홀로 빠져들 필요가 없다. 길을 잃은 정치인은 종교가나 문학가가 아닌 원로 정치인들에게 물어야 올바른 길을 제대로 가르쳐 줄 것이다. 손학규는 지금이라도 자신을 정계로 입문시켜준 김영삼 전 대통령을 찾아가서 자신의 정치생명이 어디까지 이를 것인지를 물어봐야 할 것이다. 김지하, 황석영, 박형규와 같은 시대착오적 좌파성향의 유토피안 혹은 변동사회의 거짓예언자들은 정치인 손학규를 정치적 사망의 구렁텅이로 몰고갈 것이다. 머리가 특정한 방향으로 너무 발달되어 스스로 자초한 손학규의 정치적 오판과 방황이 안타깝게 보인다. 손학규는 민중을 미혹하는 거짓예언자들의 미몽에서 벗어나야 살아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