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의 미군부대 명칭을 한국인들이 번역할 때 잘못된 번역이 종종 일어나는 부분이 있다. 바로 미군 제 1기병사단과 제 1기갑사단을 혼동하는 오류이다.

제 1기병사단은 영어로 1st Cavalry Division이라고 하며 1기갑사단은 1st Armored Division 이라고 표현한다. 일부 언론과 방송에서 1기병사단(1st Cavalry Division)을 1기갑사단으로 번역하는데 잘못된 것이다. 세간에서는 20여년 전에 군편제를 알지 못하는 육사의 모교수가 그렇게 번역한 후 이런 오류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1기병사단이 기병사단이란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부대의 성격과 관련이 없고, 단지 부대 전통을 유지하기 위해 기병대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이다. 제 1기병사단은 과거 미국에서 말을 타고 인디언들과 싸우거나 남북전쟁을 벌였던 시기에 처음 창설되어 현재까지 부대가 존속되어 온 것이므로, 부대의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는 차원에서 기병사단 이라는 명칭을 쓰는 것이다.

만일 독자 여러분들이 한국전 관련 기록에서 미군 제1기갑사단이 참전했다는 내용을 보게 된다면 이는 100% 1기병사단을 오역한 것이다. 왜냐하면 1기갑사단은 한국전에 참전한 사실이 없기 때문이다. 수년 전 많은 논란이 있었던 노근리 사건에 관련된 부대도 1기병사단이지, 1기갑사단이 아니다. 노근리 사건에 연루된 부대는 1기병사단 예하 5기병연대 2기병대대였다. 평안북도 운산에서 중공군의 기습을 받았던 미군 부대도 8기병연대인데, 필자가 옛날에 본 일부 자료에서는 8기갑연대로 번역되어 있었다. 분명 오역이다.

네이버 사전에서는 Cavalry의 의미를 기병(대),기갑부대,승마자로 나타내고 있다. 좀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미육군의 편제에서 Cavalry는 두가지 뜻이 있다.

첫째는 기병대의 뜻을 갖는 경우이다. 이 경우는 부대전통을 계승하는 차원에서 Cavalry(기병대)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제1기병사단이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둘째의 경우는 Cavalry가 전차,장갑차,헬기로 구성되어 수색, 기동예비, 기동타격, 측위, 후위 등의 임무를 맡고 있는 특정한 부대를 의미하는 경우다. 이런 의미의 Cavalry는 보통 일반 사단 예하에 편성된 경우인데, 우리나라 편제에 비교하면 수색대와 비슷하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수색'이라는 의미로 해석하면 된다.

그래서 기병사단이 아닌 일반사단 소속의 ACR(Armored Cavalry Regiment)을 기갑수색연대로 번역한다. 예를 들어 1st Armored Division 예하 1Armored Cavalry Regiment는 1기갑사단 예하 1기갑수색연대로 해석할 수 있다. 사실 Cavalry를 기갑으로 번역한 것은 아주 잘못된 것이다. Cavalry는 기병 또는 수색으로 번역하는 것이 옳다.

1기병사단을 1기갑사단으로 오역한 대표적인 케이스는 영화 <위워 솔저스>였다. 필자는 영화를 보고 번역에 문제가 심각했다고 생각했다.

영화에서는 무어 중령(멜 깁슨)이 지휘하는 부대를 제7 기갑부대라고 번역했지만 사실은 1기병사단 예하 제7 기병연대였다. 아마 사전에 'Cavalry'가 '기갑부대'라고 되어있는 것을 보고 번역한 모양인데, 영화를 보면 탱크나 장갑차도 없이 헬기로 움직이는 보병부대가 어떻게 기갑부대가 될 수 있을까?

더구나 영화 속에서 멜깁슨의 대사를 보면 기병대임을 짐작할 수 있는 대사가 있다. 멜 깁슨이 신참 소대장들에게 UH-1H 헬기를 보여 준 후 ' 저것들이 우리가 타고다닐 말이다. 잡지 않아도 되고 먹이를 줄 필요도 없으며..' 라는 대사가 나온다. 이 대사만 봐도 기병부대를 의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7 기병연대는 제1 기병사단 소속의 부대이므로 당연히 1기병사단 마크를 부착한다. 아래는 영화 속 한 장면으로 멜 깁슨의 군복에 1기병사단 마크가 붙어있는 것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