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년 기자 2007-11-09 오후 3:17:20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의 출마 이후 대선이 ‘이명박 대 이회창’의 양자대결로 재정비되고 있는 가운데, 공영방송 MBC가 이회창 지지자들을 ‘극우 강경세력’으로 매도해 눈길을 끈다.

MBC 뉴스데스크는 9일 방송에서 “정계입문 당시 이회창 후보는 개혁적, 합리적 보수주의자로 스스로를 자리매김했었다”고 회상하고 “그러나 이번 대선 출마를 앞두고 특히 안보관에서는 우향우 행보를 드러내면서 극우 강경세력의 대변자로 탈바꿈했다”고 규정했다.

MBC가 이 전 총재를 ‘극우 강경세력의 대변자’라고 규정한 근거는 이 전 총재가 지난달 24일 우파 시민단체가 주최한 집회의 연설에서 “정치권에서도 대선에서의 표를 의식해 수구꼴통으로 몰릴까 몸조심을 하고 있다. 그래서는 안 된다”고 언급한 부분이다.

MBC의 이 보도에는 오류가 있다. 이 전 총재가 참석한 10월24일 집회는 NLL과 국가보안법 및 헌법을 사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시민들이 주축이 된 집회였다. 이들은 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 간 이어진 대북 현금지원이 북한의 핵무장을 돕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한 반면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결국 MBC는 이같은 대북관을 가진 이 전 총재와 집회 참가자들을 ‘극우 강경세력’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MBC는 “정계입문 당시 이회창 후보는 개혁적, 합리적 보수주의자로 스스로를 자리매김했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렇다면 정계 입문 당시 이 전 총재의 대북-안보관이 지금과 달랐단 말인가? 대법관과 감사원장을 지내고 94년에 국무총리로 임명된 이 전 총재가 그 당시에는 NLL을 북한에 양보하자고 하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했었나?

결국 ‘이회창 전 총재가 과거에는 합리적 보수주의자였다가 현재는 극우 강경세력의 대변자다’는 MBC의 주장에는 사실도, 논리도 없다는 것이 입증된다. NLL과 국가보안법과 헌법에 대한 이회창 전 총재의 생각은 과거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MBC가 범한 오류는 또 있다. 10.24 집회 참가자들을 ‘극우 강경세력’이라고 규정한 부분이다. MBC는 ‘극우’라는 단어를 어떤 뜻으로 사용했는지를 밝힐 필요가 있다. NLL과 국가보안법을 사수하자는 주장이 극우적인 주장인가? 그렇다면 MBC는 과반수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들을 ‘극우 강경세력’으로 매도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에 극우세력은 없다. 북한을 무력으로 침공하자는 주장을 하는 이들은 극소수이며, 우파 이념의 달성을 위해 테러, 폭력 등 물리적인 불법 수단을 동원하는 세력도 없다. 반면 ‘극좌세력’은 엄연히 존재한다. 동맹군의 ‘공무중 과실치사’에 대해 무장폭동에 가까운 과격 시위를 벌인 한총련과 시위 때마다 쇠파이프와 죽창으로 무장하는 노조들이 그들이다.

남파간첩을 민주화공헌자로 둔갑시킨 노무현 정권과 이적단체 한총련의 합법화를 추진한 범여권 내 일부 세력도 극좌세력이다. MBC는 이들에게 단 한번이라도 ‘극좌 강경세력’이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 ‘진보세력’이라는 주관적인 어휘를 사용해서 이들의 극좌행위를 간접적으로 지원했을 뿐이다.

MBC는 2002년 대선 당시 한총련 등 이적단체들이 주축이 된 반미 촛불시위를 집중 부각시키며 대선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MBC의 ‘극우’ 발언이 특유의 좌편향적 정파성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MBC는 공영방송으로서 누리는 특권을 즉각 포기해야 한다.

프리존뉴스 김주년 기자 (daniel@freezon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