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 올인하라?

그를 보면 꼭 무슨 요괴(妖怪)를 보는 것 같다. 죽여도 죽여도 되살아나는 요괴…그가 화장을 덕지덕지한 얼굴을 내밀고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이라고 설레발을 칠 때면, 그 요괴의 손길이 내 몸을 쓰다듬는 것 같아 소름이 돋는다.

DJ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는 14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범(汎)여권이 대선에 올인하면 또 한번 이길 수 있다'고 요설을 늘어놓으면서, 범여권을 독전(督戰)했다.

그는 '범여권에서는 다른 생각하지 말고 대통령 선거에 올인해야 한다'며 '국민이 제일 선호하는 사람으로 올인해서 그 사람을 당선시키는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범여권이 이렇게 올인하면 국민이 감동을 받을 것이고 과거에 두 번 이겼으니까 또 한번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웃긴다. 국민이 제일 선호하는 사람으로 올인하란다. 그러면 범여권보고 이명박에게 올인하라는 얘기인가? 아니면 차선으로 이회창에게 올인하라는 얘기인가? 그의 요설은 이렇게 시작부터 어그러져 있다.

“범여권이 대선에 올인하면 국민이 감동을 받을 것이고, 과거에 두 번 이겼으니까 또 한 번 이길 수 있다”고?

과거에는 그랬다. 김대중이 김종필과, 노무현이 정몽준과 야합해서 대선에 올인했을 때, 국민들은 놀랐다. 김대중과 노무현이 도저히 자기와 하나가 될 수 없는 사람까지 끌어안으면서 대선을 위해 올인하는 모습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들의 이런 모습은 끝내 김종필을 외면하고, 박근혜를 흔쾌히 끌어안지 못했던 이회창의 모습과 대비됐다.

거기에 많은 국민들은 그들의 이념적 정체성을 깜빡 잊어버리고 속아 넘어갔다. 그들이 그려내는 ‘공동정권’이니, ‘후보단일화’니 하는 연극은 그만큼 쇼킹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김대중 말처럼 그렇게 대선에 올인하는 모습에 감동받아서, 아니 깜빡 속아서 김대중을,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뽑아 줬더니, 그들이 이 나라를 어떻게 만들어 놓았나? 국민들의 삶을 얼마나 팍팍하게 만들어 놓았나?

이제는 안 속는다. 아무리 남북정상회담쇼를 펼쳐도, 후보단일화쇼를 벌여도, 국민들은 안 속는다. 국민들을 한두 번 속을지는 몰라도, 세 번씩이나 속지는 않는다.

김대중이 “과거에 두 번 이겼으니까 또 한번 이길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국민들을 얕봐도 너무 얕보는 것이다. 이는 그가 말끝마다 앞세우는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이라는 말이 얼마나 입에 발린 소리인가를 자인하는 것밖에 안 된다.

김대중과 그 졸당들은 알아야 한다. 이제 국민들은 ‘대선에 올인’하는 후보와 정당을 원치 않는다. 거기에 감동받지도 않는다. '대선에 올인', 아니 '대선에만 올인'하는 자들을 두 번이나 뽑아 나라가 이 지경이 됐는데, 그 잘못을 되풀이 하라고? 이제 국민들이 원하는 대통령은 ‘국정에, 경제에, 안보에 올인하는’ 대통령이다.

‘국민의 은혜’를 배신한 것은 바로 DJ

김대중은 이렇게 말했다.

“범여권 정치인들은 두 번이나 집권하는 막중한 국민의 은혜를 받았다. 젊은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큰 기대를 받고 (당선돼) 나왔는데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백 번, 천 번 맞는 말이다. 그러나 저들은 그 ‘막중한 국민의 은혜’를 철저히 배신했다. 그 ‘배신’의 단초를 연 것은 바로 김대중이다.

국민들은 대한민국을 위해 봉사하라고 그를 대통령으로 뽑았다. 하지만 그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위해 봉사했다.

국민들은 자유민주주의를 구현하라고 그를 대통령으로 뽑았다. 그러나 그는 비판언론을 탄압하고, 인민민주주의자, 공산주의자들과 야합해 국기(國基)를 흔들었다.

국민들은 부정부패 없는 깨끗한 나라를 만들라고 그를 대통령으로 뽑았다. 그러나 그의 세 아들은 부정부패를 저지르다 감옥으로 갔다. 아들들이야 무슨 죄가 있겠나? 그 아비 아래서 보고 배운 게 그것뿐이었는데…

“젊은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큰 기대를 받고 (당선돼) 나왔는데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꼭 아비가 잘못한 자식 나무라듯이 얘기하고 있지만, 웃기는 얘기다. ‘국민의 큰 기대를 받고 (당선돼) 나왔는데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게 어디 젊은 386의원들 뿐이던가? 노무현도 마찬가지였고, 김대중도 마찬가지였다.

김대중 말따라 국민의 막중한 은혜를 입어 두 번이나 정권을 잡고도,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면, 석고대죄해야 마땅할 일 아닌가? 그동안의 과오를 겸허히 인정하고 죄를 청해야 하는 것 아닌가?

좌파의 재집결을 경계하라!

그러나 김대중은 스스로 죄를 청하기는커녕, 독기를 품고 범여권에게 일치단결하여 정권을 재창출하라고 독려한다.

'이회창씨가 따로 나왔지만 여론조사대로 여전히 야당이 유리하다. 그러나 과거에 나를 당선시킨 사람,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킨 사람들은 같다. 지금도 엄존하는 그 사람들을 집결시킬 수만 있다면 선거는 해 볼 만 하다.'

김대중이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가운데 그나마 건질 말이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과거에 김대중을 찍은 사람, 노무현을 찍은 사람, 유권자의 40~45%에 달하는 그 사람들은 이 땅에 그대로 있다. 그들은 노무현의 실정(失政)이 부끄럽다 하여 땅 속으로 꺼지지도 않았고, 외국으로 이민 가지도 않았다.

그들은 속으로는 앙앙불락하면서 1997년처럼, 2002년처럼 다시 한번 바람이 불어 ‘범여권 후보’ 단일화가 이루어지고,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기를 갈망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이명박과 이회창이 1,2위를 다툰다 하여, 그들의 지지율을 합치면 70%에 달한다 하여 방심하다가는, 나라의 운명은 다시 한번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김대중의 저 독전의 외침을 애국우파는 새겨들어야 한다. 자만하는 마음, 방심하는 마음을 경계하는 소리, 애국우파에게 결코 잠들지 말라는 경고의 나팔소리로 말이다.

김대중은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통합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훈수를 뒀다. 그는 '정당 단일화가 되면 좋고 그게 조금이라도 어려우면 연합으로, 문국현씨까지 포함해서 모두 다 연합으로 대통령을 당선시켜야 한다'며 '설사 (대선 승리가) 안되더라도 최선의 투쟁을 다해 국민적 인정을 받으면 총선 끝나고 나서 통합해도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대중의 얘기는 사뭇 간절하기까지 하다. 이를 ‘궁지에 몰린 김대중의 마지막 몸부림’ 정도로 웃어 넘기면 안 된다.

김대중이 저러면 호남 민심이 움직이고, 호남 민심이 움직이면 민주당이 움직인다. 그렇게 되면 민주당은 대통합민주신당과 통합과정에서 약속받은 50%의 지분 가운데 일정 부분을 양보해서라도 통합을 추진하거나, ‘강한 연대’의 형태로 대통합민주신당과 제휴할 수도 있다. 앞으로 남은 기간 대선 판도에서 민주당은 어떤 형태로든 범여권 연대의 틀 안에 흡수될 것으로 봐야 한다. 김대중의 자장(磁場) 안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은 민주당의 태생적 한계다.

‘좌파정부’가 아니라는 거짓말

김대중은 이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좌파정부'공세를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이라크 파병과 한미 FTA를 한 나라가 어떻게 좌파정부인가. 좌파라고 (공격)해서 공산주의 냄새를 피우는 것은 정치적으로도 졸렬한 짓이고, 국민을 우습게 아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라크 파병과 한미 FTA를 한 나라가 어떻게 좌파정부인가?“라는 김대중의 말은 얼핏 들으면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건 헛소리다.

노무현 정권의 이라크 파병은 ‘좌파 정권의 알리바이 만들기’에 불과하다. 노무현이 언제 흔쾌하게, 진심으로 이라크 파병을 추진한 적이 있나?

없다. 노무현은 항상 미적거리며 마지못해 이라크 파병을 추진했다. 그가 내세운 논리는 늘 “국익, 즉 북핵문제 해결, 남북관계에서 미국의 협력을 얻기 위해 부득이하게 이라크 파병을 한다”는 것이었다.

한 마디로 말하면 대북유화정책, 그 꼴난 ‘햇볕정책’을 살리기 위해 이라크 파병을 한 것이다. 그러니 파병 시기도, 파병 장소도, 파병 병력도 최소한의 생색내기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미국이 짱구인가? 그 속내를 모르게…

그러니 럼즈펠드는 “한국이 정말 이러기냐?”며 펄펄 뛰었고, 부시는 이라크 파병국들에 대해 감사인사를 할 때 한국을 빼 먹은 거다.

그럼 한미FTA는 뭔가? 이건 노무현 특유의 정신분열증의 산물이다. 노무현이 언젠가 말한 ‘좌파 자유주의’의 사생아가 한미FTA인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한미FTA가 노무현이 좌파가 아니라는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오히려 나는 묻고 싶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추진하는 정부가, 송두율을 비호하는 정부가, 송두율을 구속시킨 검찰총장을 내치는 정부가, 송두율을 구속시킨 검사들을 내쫒는 정부가, 간첩을 잡은 국정원장을 쫒아내는 정부가, 사회주의혁명을 추구했던 자들을 국민의 세금으로 포상하는 정부가, 남로당 두목 박헌영의 마누라이자 사회주의자였던 주세죽에게 건국훈장을 수여하는 정부가, 김일성을 드러내놓고 찬양하는 자가 여당 중진인 정부가, 우리 장병들의 목숨을 지킨 NLL을 김정일에게 갖다 바치는 정부가, 가진 자들을 죄인 취급하는 정부가, 제 멋대로 세금을 거두어 펑펑 써 대는 정부가, 좌파 정부가 아니란 말인가?

국민들이 아직도 저들의 정체를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아직도 ‘민주평화개혁세력’이니 뭐니 하는 연기를 피우면 국민들이 속아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졸렬한 짓‘이고 ’국민을 우습게 하는 것‘이다.

잃어버린 10년

김대중은 그 연장선상에서 '잃어버린 10년 구호도 역사를 역행하려는 사람에게는 말이 될지 몰라도 역사를 바로 알려는 사람에게는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잃어버린 10년’이라는 구호에 대해 청와대도, 도로열우당도, 김대중도 핏대 올리며 반박하는 것을 보면, 그 구호가 아프긴 아팠나 보다. 아마 ‘잃어버린 10년’이라는 구호는 자유당 시절 ‘못 살겠다, 갈아보자’ 이래 최대의 히트작이 아닌가 싶다.

물론 지난 10년이 ‘되찾은 10년’이었던 사람들도 있다.

지난 10년 동안 과거 반역의 흔적을 지우고 민주화운동가라는 훈장을 달게 된 자들, 사회주의 혁명을 추구했으면서도 나랏돈으로 수천, 수억원씩 민주화운동 보상을 받은 자들, 남들 열심히 일할 때 시도 때도 없이 골프장에 가서 ‘나이스 샷'을 외칠 수 있게 된 왕년의 민주투사들,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뇌물로 등 따습고 배부르게 된 자들, 정부로, 공기업으로, 문제대학으로 낙하산 타고 내려간 자들, 줄을 잘 타서 출세길을 달리게 된 쓸개 빠진 공무원과 군인 검사 판사들, 그들에게 지난 10년은 ‘되찾은 10년’이요, ‘신나는 10년’이었을 것이다. 그 꼭대기에 김대중이 있고, 노무현이 있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사람들, 선량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지난 10년은 분명 ‘잃어버린 10년’이었다.

재작년 상암동 월드컵 구장 앞에서, 시청 앞에서 태극기를 흔들다가 한반도기를 흔들어대는 좌익 폭도들과 그들의 주구가 된 경찰에게 두들겨 맞았던 ‘아스팔트 우파’들에게 지난 10년은 태극기를 잃어버린 10년이었다.

2002년 서해교전에서 전사한 해군장병 여섯 분의 부모들에게 지난 10년은 생떼 같은 자식들을 잃어버린 10년이었다.

김대중은 햇볕정책으로 북한에게 오판의 여지를 만들어 주었고, 말도 안 되는 교전수칙으로 우리 해군의 손발을 묶어 그들을 죽게 만들었고, 서해교전 부상자들이 고통에 울부직을 때 일본으로 날아가 월드컵 결승전을 참관했던 자다. 노무현은 NLL을 “우리 영토선이 아니다”라고 함으로써 그들의 희생을 우스개거리로 만들었다. 지난 10년은 나라를 피흘려 지킨 충성된 장병들을 잃은 10년이고, 영토를 잃은 10년이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쏴도, 핵실험을 해도 퍼주기는 계속됐다. 퍼주기를 하면서 감사의 인사를 받은 적도 없다. 김정일은 조공 받듯이 대북지원을 챙겨가고, 이 나라 통일부 장관이라는 자는 더 퍼주지 못하는 것이 미안해 북의 사신들 앞에서 고개도 쳐들지 못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지난 10년은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잃은 10년이었다.

제2차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정치적-경제적 성취를 이룩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그러나 저들은 ‘제2의 건국’이라며 대한민국 건국의 의미를 부정했고, ‘기회주의가 득세한 역사’니 뭐니 해 가며 현대사를 난도질 했다. 지난 10년은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잃어버린 10년이었다.

사오정이니 오륙도니 하는 말을 들으며 40대 중반이 되기 전에 직장에서 밀려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사오정, 오륙도 인생들에게 지난 10년은 직장을 잃어버린 10년이었다.

이태백이라는 말의 뜻을 모르는 이는 이제 없을 것이다. ‘20대의 태반이 백수’인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대학을 나와서도 직장이 없는 젊은이들에게 지난 10년은 꿈을 잃어버린 10년이었다.

전세계가 전에 없는 호황을 구가하던 시절, 우리나라는 세계평균치를 밑도는 경제성장을 달성했다. 규제와 가진자에 대한 핍박으로 우리 기업들은 미래를 위해 투자하기를 꺼렸다. 지난 10년은 기업이나 국민들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린 10년이었다.

좌파 시민단체들이 불법 폭력시위를 벌이고, 경찰을 살상해도, 경찰은 그들을 제지하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법과 질서를 우습게 알게 됐다. 거리에 쓰레기를 버리고, 담배꽁초를 버리고, 방뇨을 해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게 됐다. 지난 10년은 법과 질서, 공중도덕을 잃어버린 10년이었다.

다 죽어가던 김정일의 북한정권을 다시 살린 것이 김대중의 햇볕정책이라는 것은 탈북자들이나, 국내외 한반도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하는 얘기다. 김정일이 살아남은 지난 10년은 북한 동포들에게는 자유를 잃어버린 10년, 자유롭게 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린 10년이었다.

그러고도 지난 10년이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고? 누가 뭐래도 지난 10년은 잃어버린 10년이었다.

‘잃어 버린 10년’은 지난 10년으로 족하다. 우리는 앞으로의 10년, 앞으로의 100년,아니 우리들과 자손들의 미래를 다시는 저들에게 내주지 않을 것이다.

‘햇볕정책’이라는 거짓말

김대중의 요설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이명박-이회창의 대북정책에 대해 '이분들이 큰 실수를 하고 있다“ 고 비판했다.

이건 아예 거짓말이다. 이명박, 이회창이 언제 햇볕정책과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반대했나?

이명박이 “햇볕정책을 계승하겠다”고 했다 하여, 북한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겠다 하여 동네북이 되고 있는데, 이명박이 햇볕정책과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반대했다?

이회창이 햇볕정책 자체에 반대하지 않았음은 6-15 직후 청와대에서 그를 만났던 김대중이 더 잘 알 것이다. 지금도 이회창은 상호주의 원칙 등을 강조하고 있다 뿐이지, 북한과의 관계개선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고 있다.

'햇볕정책과 북한과 관계개선을 반대하면 미국과 완전히 엇박자로 가고, 한미관계가 우스워진다. 북한을 나쁜 놈이라고 반대하면 우리만 고립된다. (두 후보가) 그런 것까지 내다보고 말하는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이 또한 궤변이요, 거짓말이다. 지난 10년 동안 그 놈의 햇볕정책 때문에 대한민국은 미국과 완전히 엇박자로 갔고, 한미동맹은 파탄지경이 이르렀다. ‘북한은 착한 놈’, ‘김정일은 식견 있는 지도자’라고 하는 김대중, 노무현 때문에 한국만 고립됐다. 국제사회가 한 목소리로 북한의 인권유린을 규탄하는 데도 우리만 거부하거나 기권하는 바람에 한국만 우습게 되어 버렸다.

김대중이 이런 실정을 알고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알고 그런 소리를 한다면 거짓말쟁이, 사기꾼이고, 모르고 그런 소리를 한다면 무식한 인간이다.

아마 전자(前者)일 것이다. 누구 말처럼 김대중은 ‘숨쉬는 것만 빼놓고 다 거짓말인 사람’이니까.

“입 닥쳐!”

김대중은 그것으로도 모자라 '이번 대선에선 햇볕정책, 6자회담, 남북.북미관계 발전을 지지하고 새 흐름에 동조하는 사람이 나라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서 그의 본심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는 한 마디로 햇볕정책을 계승할 대통령, 자신의 반역행위를 단죄하지 않을 대통령, 그래서 얼마 안 남은 여생을 두 다리 쭉 뻗고 잘 수 있게 해 줄 대통령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김대중이 저렇게 팔 걷어부치고 나서는 것은 나라를 위해서가 아니다. 민족을 위해서가 아니다.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다. 민주당을 위해서가 아니다. 도로열우당을 위해서가 아니다. 정동영을 위해서가 아니다. 노무현을 위해서가 아니다. 호남을 위해서가 아니다. 자기의 보신을 위해서다.

더럽고 역겹다.

얼마 전 후안 카를로스2세 스페인 국왕은 한 국제회의장에서 무례하게 구는 차베스 베네주엘라 대통령에게 “입 닥쳐!”라고 일갈했다.

김대중이 내 앞에 있다면 나도 그에게 외치고 싶다. “입 닥쳐!”라고.

김대중은 그 더러운 입을 다물어야 한다. 그가 한 마디 하면 할수록, 그것은 기왕에 지은 죄에 죄를 더하는 것일 뿐이다. 안 그러면 “뒈지게 맞는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12월 19일, 국민들은 표를 통해 김대중에게 외칠 것이다. “이제 그만 입 닥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