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처형은 살인범, 강간범, 흉악범을 골라 죽이는 게 아니다. 가장 흔한 죄가 도둑질. 먹을 게 없어 음식을 훔치고 입을 게 없어 의복을 훔친 경우다. 이슬로 사라진 사람들 가운데 풍족한 사회면 죄짓지 않았을 이들도 많았을 것이다.

요즘은 마약 관련 공개처형도 늘었다. 그러나 특별한 대상이 정해진 건 아니다. 김정일이 “총소리 한 번 내라!”면 공개처형이 이뤄진다.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부패한 체제다. 돈만 있으면 죽어야 할 사람도 풀려 나온다. 결국 재수 없어 걸리고 돈이 없어 죽는다.

라디오프리아시아는 지난 12월11일 함경북도 청진에서 필로폰을 제조한 마약사범 4명이 처형된 사건을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처형된 이들은 군부대 무역기관 요구로 마약을 만들고 반입한 이들이다. 힘 있는 진범은 벌 받지 않았고 먹고 살기 위해 가담한 애매한 서민만 죽음에 몰렸다.

RFA는 “돈 없고 힘없는 사람들은 어디 하소연할 곳이 없다” “무역기관들과 공개적으로 거래한 것인데 힘없는 사람들만 죄를 뒤집어쓰고 희생됐다”는 익명의 주민들 멘트를 달았다.

공개처형 대상자는 공개된 장소에서 따로 재판을 받는다. “사형”이 결정되면 입 안에 재갈을 물린다. 스프링 형태로 된 재갈은 비명 지를 자유도 빼앗아 버린다. 지방에선 끈으로 입을 묶는데 이빨로 끊는 경우가 있어 나무를 잘라 입 안에 군화발로 쳐 넣고 다시 천으로 입을 묶는다. 물론 이빨은 박살이 나 있는 상태다. 보위부 출신 탈북자 증언에 따르면, 나무 대신 큼지막한 돌을 쳐 넣기도 한다고 한다.

죄질에 따라 쏘는 총알의 숫자가 정해진다. 탈북자들은 “경우에 따라선 한 발만 쏘기도 한다”고 증언한다. “사람의 생명이 모질어 한 발만 맞으면 죽지도 않는데 가마니로 돌돌 말아 산 아래 추방지역에 버리고 오기도 한다”고도 말한다. 지옥, 인간생지옥 그 자체가 북한이다. 우리 역사 상 이런 체제가 나온 적이 없었다. 아니 세상에 이런 체제가 있었던 적이 없었다. 북한정권은 그래서 헌법에 나오듯, 해체의 대상일 뿐 통일의 반쪽일 수 없다. 우리가 하루 게을러질수로 북한주민의 고통은 하루 더 연장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