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은 20대 총선에서 여당의 패배 요인 가운데 하나로 ‘공무원이 反정부화한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전략기획국(본부장 권성동 의원)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워크숍에서 발표한 보고서 <20대 총선 패인 분석과 당 지지 회복 방안>에서 정권 재창출을 위해 지지를 회복하려면 무엇보다 “국정 운영 방식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이 같이 지적했다.

20대 총선에서 행정도시인 세종시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야권 분열에도 불구하고, 무소속의 이해찬 후보에게 패한 것을 두고 ‘공무원의 반정부화’에 따른 결과로 풀이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보고서에서는 “국민을 무시한 공천, 국민의 기대치와 괴리된 공천, 당의 스펙트럼을 좁히는 공천이 돼 결과적으로 ‘수도권 승리의 공천(야당) 대 수도권 참패의 공천(여당)’ 양상으로 나타났다”며 “경제 전문가 등 새로운 인물 영입에도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또 “청년 일자리, 전세가 폭등, 구조조정 등 감원 문제로 불안해진 민생이 선거에서 그대로 노출됐다”면서 “‘문제는 경제다! 정답은 투표다!’는 야당의 슬로건이 제대로 먹혀들었고, 국회 심판과 야당 심판을 담은 새누리당의 ‘뛰어라 국회야’ 슬로건은 전혀 공감을 얻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선거운동 막판 145석이 가능하다고 본 새누리당 싱크탱크(여의도연구원)의 여론조사를 언급하며 “잘못된 여론조사는 3당 체제라는 선거 구도에 너무 의존케 하거나 ‘국민의당 변수’를 과소평가하는 근거로 작용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권성동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은 27일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전날 업급된 ‘공무원의 반정부화’ 문제를 언급하며 “공무원들이 현 정부에 대해 불만을 보이고 있는 원인으로 공무원연금개혁과 퇴직 후 유관기관 취업을 막는 ‘관피아 방지’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관피아라고 해가지고 관료 출신들을 죄인시하거나 백안시할 필요는 없다”며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은 정부 일을 대행하는 곳이다. 신분만 공무원이 아닐 뿐이기 때문에 그 사람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좀 더 찾아야 되며 그래서 그분들의 사기를 진작시켜야 그분들이 사명감을 갖고 나라를 위해서 좀 더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무원 조직의 反정부화의 근거에 대해 “이번 선거 결과에 나타난 지지율을 보면 세종시 공무원 거주지역의 지지도가 야당에 비해 1/3 정도밖에 안 나왔다. 결국은 정부정책에 대해서 현 정부정책과 여당의 정책에 대해서 반대한다는 불만이 많다는 표시”라고 언급했다.

‘공무원의 反정부화’ 원인에 대해서는 “첫 번째는 공무원연금개혁, 여기에 대한 불만이 가장 크다, 이렇게 저는 보고 있다. 두 번째는 관피아 문제 때문에 공무원들이 정년까지 채우지 못하고 퇴직함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만들어주지 않고 있는 그런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1급이나 국장 마치고 가면 50대 초반도 많이 있다. 50대 초반부터 연금생활자로 살아야 되는 그런 불만, 그리고 평생을 국가를 위해서 봉사를 했는데 그리고 고급인재들 아닌가? 이런 분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부분, 그러니까 희망이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 상황을 돌파할 대안에 대해 묻자 권 본부장은 아래와 같이 말했다.

<이번에 우리가 제대로 심판을 받지 않았습니까? 한편 우리가 잘못했기 때문에 심판을 받았는데 잘하면 국민들이 또 우리를 언제든지 지지해줄 수 있다, 이번 선거 결과를 보고 그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구체적인 방법은 좀 더 논의하고 고민해봐야 되겠지만 기본적으로 우리 당이 국민이 알파고보다도 똑똑하다라는 인식을 완전히 공유해야 됩니다.

우리당 지도부가. 그리고 국민에게 우리 생각을 강요하면 안 되고 국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해나가고 또 우리 당의 정책을 국민에게 이거 꼭 지켜달라고 강요하면 안 되고 합리적인 국민의 이성과 비판을, 판단을 이끌어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긴 호흡으로 나아가야지 우리가 여기서 실패했다고 해서 무슨 우리 당이 갖고 있는 정체성이나 보수의 가치를 갑자기 버리고 다른 가치를 추구하거나 또 급조된 어떤 변화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쇼로 비칠 수가 있다, 전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앞서 趙甲濟 <조갑제닷컴> 대표는 세월호 사건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해양경찰(해경) 해체를 언급했던 것과 관련해 “해경해체와 함께 나온 ‘관피아’라는 대통령의 발언도 공무원들을 격앙시켜 지난 지방선거에서 공무원표가 反새누리당으로 돌게 만들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조 대표는 “해경 직원 약 1만 명과 그 가족들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원한을 품고 있을 것이다. 수백만의 공무원 가족들도 조직해체라는 유례 없는 징벌을 납득하지 못할 것이다. 지도자가 공무원들로부터 경멸을 받거나 원한을 사면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고 예견했었다.

정리/김필재(조갑제닷컴) spoooner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