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958년 사회주의를 선포하면서 모든 것을 사회주의 원칙에 초점을 두고 운영했다. 당시 사회주의우방국인 중국과 동유럽 나라와의 경제적 교류로 1980년대 말까지 북한경제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하지만 동유럽 사회주의가 무너지면서 북한경제는 막바지에 내몰렸고, 그때부터 북한은 사회주의 경제가 아닌 시장경제를 중심으로 운영되었다. 1990년 이후 태어난 아이들을 '장마당 세대'로 불리는 원인이다.

북한시장에서 경제활동을 벌이는 사람들 대다수는 여성들이다. 남성들은 정권이 유지하는 조직에 얽매여 생산품이 없어도 공장에 출근해야 한다. 열약한 자재난으로 기계들은 가동을 멈췄지만, 당 생활과 세포조직은 여전히 살아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어린 자녀를 둔 여성들은 시장에 아기를 업고 나온다. 요즘처럼 35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에 엄마 등에 업힌 아이의 고통은 말할 수 없이 크지만 그렇다고 빈집에 혼자 두고 나올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북한 맞벌이 부부는 아이를 어디에 맡길까?

남한정착 5개월 차 탈북민 전 씨는 "김정은 정권 후 북한 남편들의 조직규율은 예전보다 더 강해졌다. 월급도 없는 직장에 매일같이 출근해야 하며, 온갖 노력동원과 군사훈련에 시달린다. 또한, 점심 도시락도 본인이 해결해야 하며 출근하지 않으면 기업소 당위원에 부원이 시 노동과에 통보한다."고 증언했다.

"아내가 시장에 나가면 남편이 아이를 봐줘도 큰 도움이다. 하지만 매일같이 직장에 출근하는 남편은 아이의 육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남편 직장에서 부과 된 경제적 부담까지 아내가 감당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얼마 전부터 '개인 보모'(아이를 봐주고 돈을 받는 사람)라는 새로운 직업이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어르신들에게 아이를 맡기고 적당한 대가를 지불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많은 여성들이 아이의 보육과 교육을 동시에 감당할 수 있는 지적인 여성을 선택한다. 90년대 이후 북한 여성들을 슬하에 1~2명의 자녀만 두었다. 열약한 사회적 환경과 비교하면 자식들에 대한 부모의 기대와 욕망은 높아졌다. 그래서 아이를 맡길 사람도 그에 해당하는 대상을 선호한다."고 부연했다.

"여자애인 경우 음악 교사나 외국어 교사 출신을 선호한다. 북한에는 교사자격을 가지고 집에서 부업 하는 여성들이 많다. 학교에 출근해도 월급도 없고 쌀 배급도 공급되지 않다 보니 퇴직할 시기가 아니 여도 교단을 떠나는 교사들이 있다. 그들은 자신의 전공과 상관없는 다른 부업에 종사했다.

또 다른 탈북민 온성 출신 박 씨는 탈북 전 아이를 봐주고 생업을 유지했다고 한다. 그는 "아기를 맡길 때 나이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생후 6개월부터 만 2살까지의 아기는 4~5세 아이들보다 두 배 되는 가격을 지불한다. 보통 갓난아기는 두 시간에 한 번씩 엄마의 젖을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기저귀도 자주 갈아야 하며 빨래도 해야 한다. 탈북 전 온성에서는 갓난아기 하루 수고비가 입쌀 1kg으로 통했다."고 증언했다.

"4~5살 되는 아이들은 시간에 맞춰 밥을 먹이고 잠을 재우면 된다. 아이들이 큰길에 나가지 않게 살피면 된다. 가격도 국수 1kg 가격을 받는데, 갓난아이에 비해 훨씬 싼 편이다. 솔직히 아이를 보는 일이 쉽지 않지만 땀 흘리며 시장에 장사하기보다 스트레스도 덜 받고 편하다. 그런데 가끔 아이들이 설사하고 열이 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럴 때면 아기엄마에게 괜히 미안했고 일자리를 잃을까 걱정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에도 국영 탁아소와 유치원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여성들은 개인에게 아이를 맡긴다. 탁아소와 유치원은 방도 춥고 위생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아 전염병이 걸릴 위험도가 높다. 또한, 유치원교사들의 부모들을 대상으로 경제적 부담을 많이 준다. 그래서 대부분 여성들은 좋은 환경에서 아이를 돌볼 수 있는 개인 보모를 선호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