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 2016년 8월18일자 보도 캡쳐

■ 청와대는 19일 우병우 민정수석의 비리 의혹을 감찰 중인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한 언론사에 감찰 내용을 유출했다는 의혹보도에 대해 “특별감찰관이 감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감찰 내용을 특정 언론에 유출하고 특정 언론과 서로 의견을 교환한 것은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이석수 특별감찰관에 대한 청와대 입장 전문」을 통해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어떤 경로로 누구와 접촉했으며 그 배후에 어떤 의도가 숨겨져 있는지 밝혀져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아래는 이날 청와대가 발표한 내용의 全文이다. 

《특별감찰관법 22조는 특별감찰관 등과 파견 공무원은 감찰 착수 및 종료 사실, 감찰 내용을 공표하거나 누설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을 위반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의 자격 정지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언론에 보도된 것이 사실이라면 특정 신문에 감찰 관련 내용을 확인해 줬으며 처음부터 감찰 결과에 관계없이 수사 의뢰하겠다고 밝혔고 그대로 실행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명백히 현행법을 위반한 중대 사안이고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어떤 경로로 누구와 접촉했으며 그 배후에 어떤 의도가 숨겨져 있는지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의 보도 내용처럼 특별 감찰관이 감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감찰 내용을 특정 언론에 유출하고 특정 언론과 서로 의견을 교환한 것은 특별감찰관의 신분을 저버린 중대한 위법행위이고 묵과 할 수 없는 사안으로 국기를 흔드는 이런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되기 때문에 어떤 감찰 내용이 특정 언론에 왜 어떻게 유출되었는지 밝혀져야 합니다.》

조선일보 2016.08.18일자 / 종합 A1 면 캡쳐

■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MBC 보도 등에 따르면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최근 ‘모 언론사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 보고 있는 것은 아들 운전병 인사와 ‘정강’이다.”, “지금 이게 감찰 대상이 되느냐는 식인데 (우병우 민정수석이) 버틸 수도 있다. 계속 그런 식이면 버티면 우리도 수를 내야지. 우리야 그냥 검찰에 넘기면 되지”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감찰관의 발언에 등장하는 ‘정강’은 우병우 민정수석이 이른바 ‘절세(折稅)’를 목적으로 만든 가족기업의 이름이다. 이와 관련, ‘조선일보’는 지난 17일 「禹처가, 화성땅 차명보유 물증 나와」 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우 수석 처가 소유의 골프장 주변 부동산을 차명 보유 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이와 함께 “배임·횡령과 탈세 문제로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조사 중인 우 수석의 가족회사 ㈜정강의 경영에 우 수석이 관여했다는 증언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위 기사는 17일 지면에 실렸는데 실제로 기사가 작성된 시기는 16일로 볼 수도 있다. 이 전까지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우병우 수석 가족회사를 조사 중’이라고 명확하게 보도한 매체는 없었다. 다들 가능성을 예측한 정도였다.

이 같은 이유로 인터넷 매체 ‘미디어스’ 18일자 기사에서 《MBC가 이석수 특별감찰관과 사실상 ‘내통’하고 있다는 뉘앙스로 보도한 ‘모 언론사’는 이런 정황으로 미루어볼 때 조선일보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했다.  참고로 우 수석과 관련된 문제는 지난달 조선일보가 우병우 민정수석 처가 문제를 1면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동아일보’는 18일자 보도(제목: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부적절 행보’)에서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한 감찰 내용과 진행 과정을 구체적으로 유출했을 뿐 아니라 감찰 착수 당시부터 우 수석의 사퇴를 전제로 한 감찰을 진행해 공정성을 훼손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감찰관이 우 수석의 사퇴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는 점을 들어 “이런 발언들은 특별감찰관이 고위공직자의 비위 사실에 대한 조사라는 직무 범위를 넘어서 정치적인 판단까지 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특별감찰관이 이 기회에 이름을 날려 야당 공천 받으려 하는지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했다.

김필재(조갑제닷컴) spooner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