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후 잠잠하던 북-중 국경 지역에 10월 말 현재 대대적인 잣 밀수가 진행되고 있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백두산(白頭山)과 가까운 추운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잣 밀수는 거의 마감단계에 들어섰다고 전해왔다.

통신원은 "밀수가 멈추면서 국경 경비대 군관들과 군인들은 형편없는 생활고에 시달렸다. 국경경비대 군인들은 밀수꾼의 집을 찾아다니며 중국과의 밀수를 시작해달라고 부탁했다. 경비대 군인들은 주민들에게 밀수 커버비를 눅게(싸게) 받을 테니 하룻저녁 중국 돈 100원(한국 돈 1만6800원)이라도 벌게 해달라고 애원했다."고 전했다.

"막상 밀수를 시작하려 해도 중국 대방(파트너)과의 연락이 끊기다 보니 거래가 어렵다. 7월에 들어서면서 밀수가 조금씩 열리는 듯싶더니 다시 멈췄다. 그러다가 지난 9월 말 중국에서 약초와 잣을 요구하면서 밀수는 다시 전개된 상황이다. 하지만 잣 보유량이 제한되어 있어 일부 지역에서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잣 밀수가 가장 성행하는 곳은 혜산시를 중심으로 백두산과 가까운 삼지연군 인근 지역이다. 백암군 유평 임산지구는 잣이 많이 나오는 고장이다. 그런데 9월 초부터 임산노동자구 주민들이 익지 않은 잣을 따는 바람에 여문 잣은 보기 힘들다.

국경경비대는 잣 한 포대를 중국에 넘겨주는 대가로 중국 돈 20원을 챙긴다. 포대당 중국 돈 50원을 받던 지난해에 비해 절반도 안 되는 낮은 가격이다. 잣 밀수가 끝나기 전에 얼마라도 벌어야 한동안 생활고에 시달리지 않는다.

경비대 군관들은 밀수 커버비를 챙긴 군인들을 불러 내 담배나 술을 사오라고 강요한다. 한 달 전 군인들에게 담배를 구걸하던 군관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금은 잣 밀수가 진행되는 중이라 군관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지만, 잣 밀수가 끝나면 구걸하는 군관들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하루저녁 100원이라도 벌자! 지난 6개월 밀수가 멈춘 국경 지역에서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려온 국경경비대원들의 간절한 바람이 이 말 속에 고스란히 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