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정책위의장)이 10일 ‘트럼프에게 조롱당한 박근혜 대통령이 정상회담이나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란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이를 정정하는 일이 벌어졌다.

윤호중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트럼프 당선자가 박근혜 대통령을 조롱하며 선거에 이용했던 것을 우리는 잘 기억한다’며 ‘과연 韓美 정상회담이 제대로 이뤄질까 하는 것이 우리 국민들의 우려’라고 주장했다(발언출처: 조선닷컴).

결론부터 말하자면, 尹 의원의 이 발언은 사실이 아니었다. 트럼프 당선자는 선거 유세 중, 朴 대통령을 조롱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Google)에 〈Trump〉, 〈President Park〉, 〈President Park Geun-Hye〉란 단어를 입력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자에게 祝電(축전)을 보냈다는 내용,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의 韓美관계 등이 주로 검색될 뿐이다. 유세 도중, 트럼프 당선자가 朴 대통령을 조롱했다는 내용은 검색되지 않는다.

당초 尹 의원은,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국내 언론에 그러한 트럼프의 말이 보도된 것을 인용한 발언’, ‘정확한 眞僞(진위)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란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尹 의원의 말대로, 국내 언론이 그 같은 트럼프의 발언을 보도한 적은 있다. 문제는 그 보도 자체가 誤報(오보)였다는 점이다. 지난 11월1일, YTN은 트럼프 후보가 선거 유세 도중 최순실 사건과 관련해, ‘여성 대통령의 끝을 보려면 한국의 여성 대통령을 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었다.

한 네티즌이 페이스북에 올린 트럼프와 그의 발언 합성 사진. 트럼프는 위의 발언을 한 적이 없었다.

확인 결과, 이는 국내의 한 네티즌이 트럼프가 그런 발언을 한 것처럼 사진을 합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합성 사진을 만든 네티즌은 이를 자신의 SNS에 올렸고, 인터넷 상에서 퍼져나갔다. YTN은 이 내용을 사실 확인 없이 인용·보도했다. YTN은 그후 이 기사를 삭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를 그대로 보도한 YTN

기자는 10일 오후 尹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구체적인 입장을 들어보려고 했다. 전화를 받은 여직원은 ‘5분 뒤 우리 보좌관님께 물어보라’고 했다. 그후 몇 차례 전화를 더 걸었지만, 전화를 받자마자 끊었다.

<조선닷컴>은, 민주당이 尹 의원의 발언을 정정하는 문자를 출입기자들에게 보냈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오늘 정책조정회의에서 윤호중 정책위의장이 ‘트럼프 당선자가 박근혜 대통령을 조롱했다’고 한 발언은 확인 결과 사실과 달라 정정한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尹 의장의 해당 발언은 사전 원고에는 없던 즉흥적인 발언이었다”며 “잘못된 사실에 기반한 언론 보도인 줄 알지 못해 이 같은 불상사가 발생했다”고 <조선닷컴>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