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는 대북 제재를 통해 북한의 식량 수출을 금지해야 한다고 제재 전문가인 미국의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가 말했습니다. 스탠튼 변호사는 또 미국 정부가 `세컨더리 보이콧'을 통해 중국 금융기관을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스탠튼 변호사는 미 의회가 대북 결의를 채택할 당시 연방 하원 외교위원회 자문관으로 참여했었는데요, 2017년 새해를 맞아 `VOA’가 준비한 인터뷰 시리즈, 북한 제재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를 함지하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2016년은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으로 유엔 안보리와 개별 국가들의 독자 제재가 많이 나온 해였습니다. 지난해 북한을 겨냥한 대북 제재, 전반적으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스탠튼)단정지어 말할 순 없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제재는 확실히 강력했습니다. 저는 의회가 대북 제재 법안을 만들 때 도움을 줬는데, 의회는 강한 제재를 원했습니다. 이론적으로만 본다면, 또 정치적으로 그럴 의지가 있다면, 미국 정부는 북한을 국제금융체제에서 완전히 배제할 수 있는 충분한 권한을 갖게 됐습니다. 물론 다음 정권이 이 권한을 얼마나 활용하는지를 지켜봐야 하겠지만요. 또 유엔은 2개의 제재 결의를 채택했는데, 3월에 채택된 2270호는 이론적으로 본다면 꽤 강한 결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현실에서는 중국이 결의를 잘 따르지 않았습니다. 우선 민생 목적을 예외로 한 석탄 수출 금지 조항을 중국이 악용했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나온 결의가 2321호입니다. 또 (2270호를 통해) 북한 선박 31척이 제재 목록에 올랐지만, 이후 중국이 미국을 설득해서 9대의 선박을 제외시켰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 같은 선박 제외가 어떤 이유에서 이뤄졌는지, 북한의 평화로운 비무장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공공에 설명을 하지 않았고, 이는 문제로 꼽힙니다.

기자)지난해 말 안보리가 채택한 새 대북 제재 결의 2321호는 올해부터 본격 가동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2321호에는 석탄 수출에 상한선을 둔 조치가 주목됩니다. 며칠 전,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 1718위원회는 석탄 수출을 감시할 수 있는 웹사이트까지 개설했는데요. 석탄 수출 상한선 조항, 잘 지켜질 수 있을까요?

스탠튼)아직까지 (1718위원회의) 웹사이트는 보지 못했습니다만, 과연 어떻게 정확한 석탄의 양을 알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만약 중국 세관의 자료에 의존하는 것이라면, 그 자료의 신뢰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자)그렇다면 2321호가 북한의 석탄 수출을 줄이지 못할 것으로 보십니까?

스탠튼)물론 줄어들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러나 이미 중국이 석탄 수출을 재개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2321호가 채택될 당시에도 중국은 2016년도의 북한 석탄 (수입) 상한선을 넘어섰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저는 항상 중국이 사람들의 관심이 사라지기 전까진 제재를 잘 지키는 척 하다가, 이후 다시 위반한다는 사실에 우려해왔습니다.

기자)2321호가 잘 이행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스탠튼)몇 가지 방법이 있지만, `세컨더리 보이콧'이 필수적입니다. 몇 개월 전, 미 법무부는 (중국 기업인) 단둥훙샹그룹을 기소했습니다. 단둥훙샹은 은행이 아닌 무역회사지만, 북한 은행의 중개자 역할을 해왔습니다. 북한 은행의 달러 구매를 대행한 겁니다. 특히 북한에 돈을 보내거나, 받을 땐 전신 송금이 아닌 종이 송장을 이용했는데, 이는 미국 돈세탁 법 위반입니다. 단둥훙샹그룹이 12개의 중국 내 주요 은행을 이용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 은행들은 모두 단둥훙샹과 거래할 때 미국 금융체제를 이용한 달러 거래를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은행들은 자신들이 거래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돈 세탁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등을 알아봐야 할 의무가 있었죠. 미국이 이같은 행동에 연루된 은행을 찾기 시작한다면, 은행들은 지난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사태) 때처럼 행동할 겁니다. 북한과의 거래에서 오는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서 말입니다. 이는 평양에 금융 위기를 꽤 빠른 속도로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물론 이같은 절차를 미국 정부가 밟을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 그런 준비는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자)미국 정부의 독자 제재를 말씀하셨는데, 독자 제재가 유엔 제재를 뒷받침하는 일종의 도구로 활용돼야 한다는 말씀이신가요?

스탠튼)그렇습니다. 유엔의 제재는 독단적으로는 작동할 수 없습니다. 중국이나 유럽연합, 미국과 같은 유엔 회원국들이 각국의 법에 따라 제재를 지킬 의무가 생길 뿐입니다. 전세계 매우 중요한 화폐를 발행하는 미국은 이 분야에서 제재 이행과 관련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달러가 유엔 결의를 위반하지 않도록 하는 게 미국이 맡은 가장 중요한 역할입니다.

기자)만약 추가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인해 유엔 안보리가 또 다른 결의를 내놓아야 한다면, 어떤 조치가 포함될 수 있을까요?

스탠튼)먼저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자국 내 은행과 보험사 등 금융기관들이 보유한 북한 관련 자산을 공개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북한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를 포함한 탈세 지역 혹은 어떤 중개회사나 페이퍼 컴퍼니 등에 돈을 숨길 수 없습니다. 또 다른 방법은 북한의 식량 수출을 금지하는 겁니다. 북한은 수산물 등을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식량이 부족한 나라, 특히 주민들이 겨우 살아가는 나라가 그 주민들이 먹어야 할 양식을 수출하면서 돈을 벌어선 안 됩니다. 그리고 북한의 노동자 송출도 금지해야 합니다. 모두 다 그렇진 않겠지만, 우리가 아는 한 많은 경우, 북한 해외 노동자들은 안전한 곳에서 착취를 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들이 번 돈을 챙길 수도 없습니다.

기자)단둥훙샹그룹은 세컨더리 보이콧은 아니었지만, 미국 정부가 세컨더리 보이콧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신호였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스탠튼)단둥훙샹그룹에 대한 제재는 세컨더리 보이콧이었습니다. 단둥훙샹이 한 거래 자체는 화학비료와 설탕에 대한 것으로, 불법이 아니었습니다. 이들 거래가 불법인 유일한 이유는 제재 대상인 북한 기관과 거래를 했다는 데 있습니다.

기자)얼마 전 미국 정부는 고려항공과 16대의 항공기를 제재 목록에 포함시켰습니다. 다만 미국 정부는 미국인들의 고려항공 탑승을 금지한 건 아니라는 입장인데, 이런 해석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스탠튼)미국 정부 관계자의 말이 맞습니다. 실제로 (재무부) 법은 여행금지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수단과 이란, 시리아의 국적기 등이 제재 대상이 된 적이 있지만 여행 금지 조치가 뒤따르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의회가 (북한으로의) 여행을 막을 수 있습니다. (과거) 쿠바의 경우, 여행 관련 경비를 쿠바 내에서 사용하거나, 쿠바로 보내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의회가 북한에도 이와 비슷한 접근법을 모색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고려항공에 대한 제재는 더 빠른 효과를 낼 것입니다.

기자)일각에서는 미국이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을 제재할 때와 현재의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고 지적합니다. 현금을 직접 휴대하는 등 북한이 금융 제재를 회피할 만한 대응책을 마련해 놨기 때문이라는 주장입니다.

스탠튼)우선 알아야 할 게 있습니다. (북한) 정권을 변화시키기 위해 빈틈 없는 완벽한 압박을 가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당장 2300만 명이 사는 나라를 이끄는데 단순히 현금이 가득한 가방을 이용할 순 없습니다. 서류가방에 담아온 현금으론 100만에서 200만이 되는 군대를 운영할 수도 없습니다. 유엔 전문가 패널 보고서와 미국 법무부의 기소장에 나와 있듯 여전히 북한은 달러를 이용해 송금을 하고 있습니다.

기자)제재가 과연 정답이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스탠튼)제재는 여러 개 답안지 중 하나입니다. 그 자체로 답이 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재는 다른 방안들과 결합된 상태로 활용돼야 합니다. 여기에는 외교적 노력도 포함됩니다. 궁극적으로는 인권과 결합한 외교적 노력 즉, 북한의 인권 상황을 비판하고, 유엔 등이 관심을 갖도록 하는 행동이 제재와 결합될 수 있습니다.

제재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로부터 대북 제재에 대한 분석을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함지하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