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용지가 두 종류라는 루머가 온라인상에서 확산되고 있다. 공식 투표용지는 후보자 사이에 여백(0.5㎝)이 있는데, 기표란 사이 여백 없이 붙은 투표용지를 받았다는 주장이다.  

“후보자 간 여백이 없는 용지에 투표했다”는 사람은 특정 후보 지지자나 성별, 나이, 지역을 떠나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 ‘사전투표에 젊은 층이 많이 참여했기 때문에 특정 후보에 대한 득표율을 낮추려는 것이다’ ‘기표란 사이에 여백이 없어 노년층의 무효표를 유도했다’ 등의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본질은 ‘내 한 표’가 무효처리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보인다.   

이런 루머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는 “사전투표용지는 (후보자 사이에 여백이 있는) 한 종류뿐”이라고 일축하고 “사전투표가 실시되는 기간 중에 인터넷을 통해 사전투표용지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함으로써 엄중해야 할 선거질서를 어지럽히고 유권자의 선거의 자유의사를 방해했다”며 괴담을 유포한 네티즌 11명을 지난 5일 검찰에 고발했다. 10일 오전에는 3280만 7908표에 대한 개표 완료 후 ‘후보자 간 공백이 없는’ 사전투표 용지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수연 선관위 사이버선거범죄대응센터장은 사전투표 기간 중 한 라디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선거 중) 후보자 간의 간격이 없는 투표용지가 있었던 적이 있었는데 이 경우와 착오를 일으키셨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후보자 간 여백 없는 형식의 투표용지는 지난 18대 대선 때까지 사용했던 것으로, 선관위는 ‘경계선에 기표함으로써 무효가 되는 투표지를 방지하기 위해’ 2016년 총선부터 정당 및 후보자 사이에 여백을 두는 투표용지로 변경했다. 

(좌) 18대 대선 때 사용했던 후보자 간 여백 없는 형식의 투표용지 
(우) 2016년 총선부터 변경된 후보자 사이에 여백을 두는 투표용지

여백 없는 투표용지에 투표했다고 기억에 의존한 주장을 하는 사람은 많지만, 11일 현재까지 사진 등의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 선거에 참관했던 정당 및 일반인 참관자 11만 여 명 중 투표용지에 문제를 제기한 사람도 없었다.  

사전투표를 시작하기 하루 전인 5월3일 전국 3507개의 모든 사전투표소에서 각 정당에서 추천한 사전투표 참관인 등이 입회한 가운데 사전투표용지 출력 시험운영을 실시했고, 사전투표기간인 5월4~5일에는 사전투표 개시 전, 모든 사전투표소에서 후보자란 사이에 여백이 있는 투표용지가 정상적으로 출력되는 것을 사전투표참관인의 입회 아래 확인한 바 있다는 게 선관위의 입장이다.

李知映(조갑제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