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관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前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법원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했다.

7월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金 前 실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윤선 前 문체부 장관에게 국회 僞證罪(위증죄)만 인정하고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는 모두 無罪로 판단,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집행유예가 선고 됨에 따라 조 전 장관은 석방되었다.

이들과 함께 기소된 김종덕(60·구속기소) 前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는 징역 2년, 김상률(57·불구속기소) 前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신동철(56·구속기소) 前 정무비서관, 정관주(53·구속기소) 前 문체부 1차관에게는 각각 징역 1년6개월, 김소영(51·불구속기소) 前 문체비서관은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들 중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김상률 前 비서관은, 실형이 선고 됨에 따라 법정구속 됐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재판부는 “누구보다 철저하게 법치주의를 수호하고 적법절차를 준수해야 하는 대통령 비서실장, 문체부 장관, 대통령 비서실 수석비서관 등이 막대한 권한을 남용해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범행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을 지시해 국민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시켰다”는 취지의 量刑(양형) 이유를 밝혔다고 한다. 재판부는 “정치권력의 기호에 따라 지원을 배제하는 것은 건전한 비판을 담은 창작 활동을 제약할 수 있기 때문에 검열을 금지하는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는 입장도 내놓았다고 한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 모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만 인정하고 “문체부 산하 위원회 임직원들을 협박하지는 않았다”며 강요 혐의에 대해선 無罪를 선고했다.

지난 7월3일 '박영수 특검팀'은 김기춘 前 실장에게 징역 7년을, 조윤선 前 장관과 김상률 前 수석에게는 각각 징역 6년, 김종덕 前 장관, 정관주 前 차관, 신동철 前 비서관에게 각각 징역 5년, 김소영 前 비서관에게는 징역 3년을 구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