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2011년 3.11 대지진이 발생하던 날 筆者는 대학에서 중국과 북한의 핵문제를 주제로 小論文을 쓰고 있었다. 이날은 학교 도서관에서 아내와 함께 자료를 정리했다.

東일본 대지진 당시 쓰나미로 파괴된 마을의 모습.

오후 2시45분이 막 지나자 지진이 나기 시작했다. 이후 지진이 점점 더 거세지더니 온전히 일어서 있을 수도 없었다. 평범한 지진이 아니라는 생각에 아내에게 빨리 넓은 공터로 나가자고 말했다.

계단 4~5개를 한꺼번에 뛰어내려와 공터로 나오자 큰 지진이 지나가고 여진이 계속되고 있었다. 숙소가 학교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곧바로 집으로 향했다. 집안이 엉망이었다. 집기가 모두 내려 앉아 있었다. TV를 켜니 열도에 ‘초대형 지진’이 왔다고 했다.

오후 5시 일본 정부는 원자력 재해대책 특별법에 근거해 ‘긴급사태’를 뜻하는 '제15조 통보'를 발령하고, 일본 총리는 이날 7시 법률에 근거해 ‘원자력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오후 7시30분이 되자 원전의 연료봉이 냉각수로부터 완전히 노출되었고, 녹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핵문제를 주제로 논문으로 쓰고 있던 터라 핵연료봉이 녹고 있다면 연쇄폭발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東京에 있던 지인에게 바로 연락을 해서 “상황이 심각한 것 같습니다. 오사카 쪽으로 함께 가시는 게 어떻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지인은 “일본 정부가 바보가 아니니 대처하지 않겠느냐”며 “대체적으로 일본은 매뉴얼에 따라 이런 상황에 잘 대비해왔다”고 말했다. 두 차례 큰 전쟁을 겪었던 분인지라 생각을 존중하여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筆者는 이날 저녁 알고 지내던 일본인 목사를 집 앞에서 만났다. 자초지종을 설명한 뒤 우리 부부는 오사카 쪽으로 피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윽고 東京으로 나와 오사카로 가는 급행버스에 올랐다. 3월12일 아침 오사카에 도착해 숙소에서 잠을 청한 뒤 오후에 일어나 TV를 켰다. 아니나 다를까 후쿠시마 원전 1호기에서 ‘수소가스 폭발’이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후에도 후쿠시마 원전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에다노 관방장관 등 당시 일본 정부 관료들은 국민을 안심시키려는 차원에서 “빨래는 널어도 괜찮다”는 등의 이야기를 했다. 대지진 발생 2주 후 우리 부부의 일본 비자가 만료되어 같은 달 23일 한국으로 돌아왔다.

최근 규모 5.8의 지진이 한국에서 발생했다. 네티즌과 정치인들은 한결같이 정부가 재난 대책이 있느냐고 비판한다. 筆者가 정말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무능한 한국 정부’를 그나마 신뢰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다. 北核처럼 눈에 보이는 문제에 대해서도 제대로된 대책을 세우지 않는 정부(역대 한국정부 모두 포함)를 믿고 의지하고 있으니 신기할 따름이다.

자연재난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재난이 닥쳤을 때는 스스로 살 길을 찾아야 한다. 各自圖生 외에는 방법이 없다. 참고로 앞서 언급한 일본인 목사는 현재 오사카에 거주하고 있다. 다가오는 한반도의 위기에 대해서도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준비’는 해 놓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