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도 전시작통권 조기 이양 '반대'
전직 미 국방장관ㆍ장성들, "작통권 조기이양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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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페리, 윌리엄 코언을 비롯한 전직 미 국방장관과 로버트 리스카시 전 주한미군사령관, 샘 넌 전 상원 군사위원장 등이 최근 전시작통권의 조기 한국 이양에 반대하는 서한을 준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제19원정지원사 장병들과 부산 민간근무원들이 지난 8월 10일 캠프 하얄리야 부대폐쇄행사에서 마지막 태극기와 성조기 하강식이 끝난 후 국기를 접고있는 모습이다. ⓒUSFK
미국이 오는 2009년 전시작통권을 한국에 넘기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전직 미 국방장관과 장성들이 전시작통권의 조기 한국 이양에 반대하는 서한을 작성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각각 국방장관을 지낸 윌리엄 페리와 윌리엄 코언을 비롯해 1990~93년 주한미군사령관을 지낸 로버트 리스카시, 샘 넌 전 상원 군사위원장 등이 최근 전시작통권의 조기 한국 이양에 반대하는 서한을 준비했으나 여러 정황을 고려해 일단 연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통권 조기이양, 한미동맹 약화로 `불행한 사태` 빚어질 수도”
  
  이들 전직 국방장관 등의 서한은 한국의 전시작통권 행사 능력이 충분한지 아직 입증되지 않았으며, 조기 이양할 경우 한미 동맹 약화라는 잘못된 메시지를 북한에 전해 불행한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운데 지난 92년 한국과 평시 작전통제권 이양 협상을 했던 당사자인 리스카시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최근 뉴스위크지와의 인터뷰에서 “6자회담 상황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을 감안할 때 전시작통권 조기 이양은 잘못된 결정”이라며 “북한에 약점을 노출하면 한미 동맹과 한국에 모두 도움이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이 같은 움직임을 무시하는 동시에 주저하는 백악관과 국무부를 설득해 전시작통권의 조기 한국 이양 방침을 굳혔으며, 결국 지난달 14일 펜타곤에서 열린 전 세계 미군 야전지휘관회의에서 부시 미 대통령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美 한반도 전문가, “전시작통권 문제 양국 새 정부 들어선 뒤 매듭져야”
  
  실제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현재 한미 동맹을 미·필리핀, 미·태국 간 동맹 수준으로 낮추고 일본·싱가포르·호주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핵심 동맹국으로 삼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미국의 민간연구단체인 국제전략연구소(CSIS)의 데릭 미첼(Derek Mitchell) 선임연구원은 10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전시작전통제권 문제를 남한의 `민족적 자존심`과 연결시키면서 환수 시점을 못박아버린다면 한미동맹을 유지하는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힌 뒤, '이 문제는 두 나라에 새 정부가 들어선 뒤에 완전히 매듭짓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첼 연구원은 '미국이 한국 측 제안보다 3년 더 앞당긴 2009년에 전시 작전통제권을 이양하겠다는 입장은 전 세계 미군 재배치와 이라크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은 아니었다'고 밝힌 뒤, '미국이 이 같은 생각을 가진 데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놓고 한국 측에 답답함을 느낀 점도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노 대통령이 전시작통권 이양을 먼저 주장하고 나서지 않았다면 럼즈펠드 장관은 이 문제를 강하게 추진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밝힌 뒤, “결국 노 대통령과 한국 정부가 럼즈펠드 장관에게 아주 좋은 선물을 준 셈”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작통권 조기 이양, 한국에 쌓여온 좌절감도 작용”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 재단 연구원도 “미 국방부의 전시작통권 조기 이양 추진에는 그동안 한국에 쌓여온 좌절감도 상당 부분 작용했다”고 언급했다.
  
  한국이 동맹과 관련된 주요 현안마다 미국과 각을 세우고, 북한에 대한 시각도 달리하는 만큼 차라리 한미 동맹을 한국이 원하는 형태로 재편해 한국 내 반미 분위기를 잠재우는 쪽이 낫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양 시기를 2009년으로 잡은 것도 그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즉 부시 대통령이 재선 임기를 마치는 2009년까지 전시작통권 이양을 매듭지어 이를 부시 행정부의 업적으로 굳힌 뒤, 미국이 전시작통권 이양을 머뭇거린다는 비판을 봉쇄해 한국의 반미세력이 이 문제를 내년 대선에 이용할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편, 전직 미 국방장관과 장성들과 함께 미국 내 한반도 군사전문가들도 전시작통권의 조기 한국 이양에 대한 우려를 잇달아 제기하고 있다.
  
  브루스 벡톨 미 해병대지휘 참모대학 교수는 최근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시작통권을 한국군이 단독으로 행사하는 시점에 가서도 미군 도움 없이 정보수집 분야를 독자 운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공수부대와 해병대 병력수송에 있어서도 미군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한국군이 북한의 선제공격에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있는 능력에 한계가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한국군과 미군이 독자적 사령부를 갖게 될 경우 유사시에 분명하고 빈틈없는 지휘통제 체제를 갖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뒤, “특히 이 문제는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한 직후 민간인 희생자 규모를 2∼3배 키우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마이클 오핸런, “한미동맹 약화로 `전쟁발발` 가능성 높아져”
  
  이와 함께 미국의 유력한 민간 연구단체인 브루킹스연구소의 군사전문가인 마이클 오핸런 박사는 지난 달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전시작통권 이양은 그 시기가 아직 이르며 여러 가지로 준비가 미흡하다”면서 “북한이 이를 한미동맹의 약화와 전투력 약화로 판단하면 전쟁발발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오핸런 박사는 “한반도 전쟁을 가상했을 때 한국군이 단독으로 전시작통권을 행사하면 미군과의 작전지역이 겹칠 수도 있고 신속한 결정이 요구되는 전시 상황에서 양국의 의견이 일치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한미 양국 공군의 공중 폭격의 경우에는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지상에 있는 동맹군을 적군으로 오인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오핸런 박사는 이어 '북한의 군사력이 피폐해지고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한 번도 성공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의 전반적인 군사적 위협을 과소평가했다고는 볼 수 없다'면서 '북한의 위협은 대량살상무기(WMD)의 확산국으로서 뿐만 아니라 WMD를 보유하고 있는 북한 자체로부터 오는 직접적인 위협도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 산하 한미연구소 소장은 ‘북한이 남한에 더 이상 군사적 위협이 안 된다’는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의 발언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못 박기도 했다.
  
  오버도퍼 소장은 지난 7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 전화인터뷰에서 '남한 국경에서 몇 마일 안 되는 곳에 100만 명의 북한 무장군이 존재하고 있는데 북한이 남한에 더 이상 군사적 위협이 안 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 한다'며 남북간에 모든 것이 이상이 없다고 가정하는 것인데 사실은 남북한에 이상이 없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군사적 위협의 강도와 남북한 정치적 상황이 어떤가는 별개 문제”라며 “북한군이 6.25전쟁에서 그랬거나 그 후 산발적으로 소규모 도발을 해왔듯이 남한을 공격할 것이라고 우리가 생각하든 그렇지 않든, 한반도에 평화협정이나 영구적인 형태의 평화협약이 없는 한, 북한은 남한에 확실한 군사적 위협이 된다”고 강조했다.
  
  한미양국, 전시작통권 이양시기 놓고 줄다리기
  
  한편, 한미 양국은 오는 27~28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안보정책구상(SPI)회의에서 전시작통권의 이양시기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은 현재 10월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환수시기 발표를 앞두고 이번 SPI회의에서 환수 목표연도를 매듭짓는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모 군사전문가는 “이번 SPI회의에서는 전시작통권 환수시기에 대한 양측 입장을 좁히는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될 것”이라며 “우리 측은 준비기간 등을 감안할 때 2012년이 적당하다는 입장인 만큼 전시작통권 이양 시기에 대한 상호 입장이 절충되지 않는다면 회의는 사실상 결렬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출처 : 프리존뉴스
[ 2006-09-12, 11:18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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