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흉노계통인 金春秋가 당태종을 만났을 때 두 사람은 친근감을 느꼈을 것이다. 당태종은 순수한 漢族이 아니라 흉노계 鮮卑族과 血脈이 닷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羅唐동맹이 이뤄진 것은 아니겠지만 그런 일을 하는 데 분위기를 좋게 해주었을지도 모른다.
  
  2. 여진족의 金나라를 세운 부족 완안부의 조상은 원래 신라 사람이었다. 국호를 金이라 한 것도 이 신라 사람의 姓을 딴 것으로 본다. 몽골과 거란은 고려를 쳤지만 金은 고려를 치지 않았다. 고려도 宋이 對金 공동전선을 요청했을 때 듣지 않았다. 서로가 우리는 형제국이란 의식이 있었다.
  
  3. 몽골은 고려를 정복한 다음에는 고려 사람들을 특별히 대우해주었다. 元의 황제들은 고려왕족을 사위로 삼았고 고려사람들을 중용했으며 몽골 귀족들은 고려 여인들과 많이 결혼했다. 이것도 몽골과 고려 사이에 있었던 종족적 친근감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4. 조선조 시절 선비들은 자신들의 조상이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는지에 대해서 무지했다. 이들은 漢族 정권인 明을 위해서 맹목적으로 충성했다. 자신들과 비슷한 종족인 여진족이 後金(뒤에 淸)을 일으켜 명과 대결하자 영민한 광해군은 明과 淸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잘하여 戰禍를 부르지 않았으나, 선비들이 그런 광해군을 비판하면서 쿠데타를 일으켰다. 집권한 인조는 後金에 대해서 쓸데없이 도발적 자세를 취하는 바람에 하지 않아도 될 전쟁(정묘호란, 병자호란)을 불렀다. 이때 인조가 종족적 친연성을 좀 더 정확히 의식했더라면 백성들은 덜 고생했을 것이다.
  
  5. 우리가 한국인의 뿌리를 안다는 것은 정확한 역사관을 갖자는 의미이다. 조선조 선비들처럼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에 함몰하여 자신의 민족적 정체성을 상실했을 때 외교도 군사도 실패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