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코리아 2004-08-23 16:10]
  
  업코리아 3선이상 조사…한나라당은 1명도 없어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철새행각'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업코리아가 3선 이상 17대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당적변경을 조사한 결과 5회이상 당적 변경을 한 의원수가 열린우리당이 8명으로 다른 당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과 자민련은 각각 1명씩이었고 한나라당은 1명도 없었다.
  
  김원기 국회의장은 8차례로 가장 많이 당적을 변경한 것으로 드러났고 배기선-김덕규의원이 7차례, 김원웅-이용희의원은 6차례 당적을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적 변경 논란의 중심에 있던 이부영 의장은 예상 외로 4군데 당적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총 59명의 3선 이상 의원 중 가장 많이 당적을 변경한 의원은 김원기 국회의장으로 6선의 국회의원을 지내는 동안 신민당→민주한국당→평화민주당→신민주연합당→민주당→통합민주당→새정치국민회의→새천년민주당→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변경했다.
  
  지난 20일 열린우리당의 새로운 당의장으로 취임하게 된 이부영 의장은 민주당→통합민주당→한나라당→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3차례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의장의 당적변경은 김원기 국회의장처럼 당명변경이나 합당 등의 원인이 아니고 여야를 넘나든 행적때문에 '변절과 철새'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는 한나라당→무소속→한국미래연합→한나라당으로 당적을 3차례 옮겼다.
  
  당명변경이나 합당 등의 이유를 제외하고도 당적을 수차례 변경한 의원도 상당수 존재했다. 열린우리당의 김원웅 의원은 민주공화당→민주정의당→민주당→신한국당→한나라당→개혁국민정당→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이 바뀌면서 한국정치지형의 모든 정당을 다 경험해 본 특이한 모습을 보였다. 이인제 의원도 통일민주당→민주자유당→국민신당→한나라당→새정치국민회의→새천년민주당→자유민주연합으로 총 6차례 당적을 옮기면서 경선불복과 철새행각이라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김원기 국회의장과 유사하게 '양김'이란 거목을 중심으로 한 정치파벌의 집단적 이합집산으로 당적을 변경하게 된 의원도 많았다. 이들은 모두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치행보를 같이 했던 것이 잦은 당적변경의 이유로 김홍일 의원(신민주연합당→민주당→새정치국민회의→새천년민주당→무소속→새천년민주당), 이용희 의원(신민당→민주당→평민당→민주당→새정치국민회의→새천년민주당→열린우리당), 김덕규 의원(신민당→민주한국당→평화민주당→신민주연합당→민주당→새정치국민회의→새천년민주당→열린우리당) 등의 의원들이 이에 속한다. 이들은 평균 6, 7회정도 당적을 변경했다.
  
  이처럼 외부수혈 등으로 당명변경 수준에 그친 과거 여당에 비해 집단적 이합집산이 빈번했던 민주당 중심의 과거 야당성향의 의원들의 당적이동이 많아 정통야당이나 과거여당소속(민주정의당→민주자유당→신한국당→한나라당)의 일관된 노선을 걷고도 당적이동 횟수가 많은 의원도 상당수 존재했다.
  
  한편, 3선이상 국회의원들의 당적변경 횟수는 평균 2.9차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당적변경은 크게 정치지향이나 노선을 고려치 않은 정치인들의 무분별한 철새행태와 '양김'(김영삼-김대중)을 중심으로 한 정치파벌의 집단적 이합집산으로 생긴 합당과 당명변경이 주요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한국정치에서 국회의원의 당적변경문제는 정파적 이해관계 때문에 정당의 창당과 소멸이 지나치게 많았던 데 원인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제헌국회부터 의원의 정당간 이동이 빈번했고 최근까지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의 공천심사를 전후하여 다수의 의원 및 당원들이 소속정당을 이탈, 무소속으로 출마하거나 당적을 변경하여 선거에 임한 사례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특히 의원들의 당적변경이 당의 정책을 비판하여 탈당한 것이 아니라 공천탈락이나 합당, 분당, 신당창당 등 정당의 경력변화가 가장 중요한 원인인 것으로 나타나 정치판이 대의보다는 개인의 영달을 우선시하는 풍토가 넓게 자리잡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경우, 55년부터 96년까지 당적을 변경한 의원이 15~16명 정도에 불과하고 당적을 변경한 의원도 소속 당과 뜻이 맞지 않아서 탈당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이들은 당적을 변경하기 위해 먼저 의원직을 사퇴하고 보궐선거를 치러 유권자의 신임을 다시 얻는 방식을 택해 우리의 경우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영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