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주의자들에 대하여

배진영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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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블로크는 프랑스 아날학파의 저명한 역사학자이다. 제1차세계대전 참전 용사인 그는 제2차세계대전이 발발하자 53살의 나이로 자원입대하여 군무에 종사했다.프랑스가 패배한 후에는 레지스탕스 활동에 참여했다가 체포되어 처형당했다. 그는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는 틈틈이 1940년 패전 당시의 체험과 패전을 야기한 프랑스의 제반 시스템에 대한 자성을 담은 '이상한 패배-1940년의 증언'을 저술했다. 이 책의 일부를 발췌하여 소개한다.
  
  <그들(평화주의자들)은 무엇보다도 먼저 이익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그들은 소위 이익이라는 것을 세상에 대한 진정한 지식과는 다른 형태로 보여주면서, 그들을 어느 정도 무조건 따르는 추종자들을 잘못된 길로 이끌고 간 것이다.
  
  그들은 프랑스 자본주의가 노동자들에게 가혹하다고 말했고, 물론 그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독재체제의 승리가 우리 노동자들을 거의 완전하게 노예화한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그들은 주변에서 장래 우리의 패배를 이용하려고 하거나, 그것을 거의 바라기까지 하는 기회주의자들을 보지 못했는가?
  
  그들은 전쟁이 쓸데없이 파괴만 한다고 가르쳤고 그것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결정해서 하는 전쟁'과 '할 수 없이 하는 전쟁'을 구별하지 않았고, 살인과 정당방위를 구별하지 않았다.
  '살인자에게 목을 대어주라는 것이냐'고 사람들이 그들에게 물었다. 그들은 '아무도 당신들을 공격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말장난하기를 좋아했고, 아마 자신들이 던져놓은 생각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을 잊어버려서 자신들이 던져놓은 모호함의 그물에 스스로 걸려버렸는지도 모른다.
  
  강도는 희생자에게 '네 목숨을 내놓아라!'고 외치지 않는다. 그는 '돈주머니 아니면 생명'이라는 선책의 여지를 준다. 마찬가지로 침략자들은 억압대상 국민들에게 '자유를 포기하거나 살육을 받아들이라'고 한다. '히틀러 추종자들이 사람들이 생각하는만큼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고 그들이 속삭이는 것을 나는 들었다. 힘으로 침략에 대항하지 않고 문을 크게 열어줌으로써 아마 고통을 줄었을 것이다. 오늘날 억압당하고 굶주리고 있는 점령지역에서 이 선량한 전도사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출처 :
[ 2003-01-06, 20:31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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