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미국에선 탄핵된 대통령이 없나?
(1) 한국의 졸속 탄핵, 미국의 탄핵과 어떤 점이 다른가.

金平祐(전 대한변협회장)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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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적인 탄핵은 240년 전 미국 헌법으로부터 시작되었다. 主대상은 終身職(종신직)인 연방 법관이었다. 240년 미국 역사에서 탄핵소추가 총 19건인데 이중 15명이 법관이다. 上院에서 탄핵이 가결된 게 총 8건인데 전부 법관이다. 

대통령의 탄핵은 법관의 탄핵과 다르게 볼 점이 많다. 우선, 미국 대통령은 4년 중임제이고 미국 국민이, 더 엄밀히 말하면 선거인단이 선출한다. 議會가 탄핵으로 쫓아내는 것은 三權分立(삼권분립)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 다만, 대통령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하였을 때 의회가 대통령을 조사하고, 탄핵할 수 있는 예외가 인정된다.

240년의 미국 헌정사에서 대통령이 탄핵으로 쫓겨난 사례는 아직 없다. 미국은 의회가 上院(상원)과 下院(하원) 두 개로 구성되는 兩院制(양원제)이다. 下院이 고발하고 上院이 재판한다. 下院의 고발, 즉 탄핵소추는 下院에서 과반수 의원의 찬성으로 성립된다. 上院의 탄핵결정은 재적 3분의 2가 찬성하여야 의결된다. 上院은 의원 100명으로 구성된 의회이다(상원의원은 임기 6년으로 각 주에서 2명씩 선출한다. 현재는 50개 주이므로 정원이 100명이다). 上院의 탄핵 절차는 보통의 입법 절차와 달리 재판 절차이다. 재판장은 연방 대법원의 대법원장이 맡는다. 下院의 법사위원장이 고발인 대표이다. 상원의원은 全員(전원)이 배심원이다. 결정은 표결로 하는데 표결 이유는 밝히지 않는다. 판결문도 작성되지 않는다. 유죄냐 무죄냐 결론만 내린다. 판결은 최종이다. 법원에 취소청구나 上訴(상소)할 수 없다(南美 국가들  중 예컨대, 브라질처럼 법원에 취소 청구를 할 수 있는 나라도 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는 두 명의 대통령이 下院의 고발로 上院에서 탄핵 재판을 받았는데, 17대 앤드루 존슨과 42대 빌 클린턴 대통령이다(닉슨 대통령은 下院의 고발 직전에 사임하였다). 존슨은 남부 출신인데 미국의 16대 대통령 링컨이 남북전쟁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1864년 압도적인 표차로 再選(재선)되었을 때 남북 화합 차원에서 부통령으로 발탁되었다. 그런데 링컨이 재선 직후 40여 일만에 암살되는 바람에 대통령직을 승계하였다.

남북전쟁의 수습책을 놓고 남부에 대하여 강경책을 주장한 議會(의회)의 다수파 공화당 정치인들과 의견이 맞지 않아 대립이 잦던 중, 의회가 대통령의 장관 해임권을 제한하는 특별입법을 만들었다. 헌법상 장관 인사권은 대통령한테 있으므로 의회의 입법은 헌법에 위반되는 것이었다. 존슨 대통령은 의회의 횡포에 맞서 전쟁장관을 해임하였다. 의회의 권위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받아들인 下院에서 1868년 2월 존슨 대통령을 탄핵소추한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노무현 대통령이 선관위의 경고를 무시하고, 국회의 사과 요구도 무시하고 선거 관련 발언을 계속하여 국회의 탄핵소추를 유발한 것과 닮은 점이 있다).

1868년 3월, 상원에서 의결 정족수 3분의 2에 한 표 부족한 35대 19로 탄핵고발이 기각되었다. 존슨은 재임 당시 국민의 인기가 높지 않아 再選에 나오지도 못했지만, 그의 戰後(전후) 남부 復舊(복구) 정책과 장관 임명권에 대한 헌법 견해는 모두 옳았다는 것이 後世(후세)에 증명되었다.

그후 130년이 지난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이 탄핵소추를 받았다. 클린턴 대통령은 미국의 재정적자를 해소하고 경제를 되살린 대통령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 1996년 압도적으로 再選되었다. 클린턴은 再選된 후, 20대 초반의 백악관 인턴 르윈스키와 수차례의 성적행위를 즐긴 것이 드러났다. 르윈스키가 고발했으면 변명의 여지가 없는 파렴치한 성추행 내지 성희롱(sexual assault  or sexual harassment)이다. 비록 르윈스키가 고발하지 않았지만, 결혼한 대통령이 집무 시간 중 젊은 인턴직원을 데리고 놀았다는 건 청교도 정신이 강하게 남아있는 미국인들에게 있어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사안이었다.

때마침 클린턴이 다른 여성(폴 존스)으로부터 성희롱 사건으로 고소를 당해 선서증언진술(deposition)을 하면서 자기는 르윈스키와 성관계(sexual relationship)를 한 적이 없다고 증언한 것을 가지고 스타(Starr) 특별검사가 僞證(위증)으로 단죄하는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하면서 언론에 유출시켰다. 이를 증거로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에서 클린턴을 僞證(위증) 및 사법방해로 上院에 고발하였다. 上院은 1999년 2월, 위증 혐의는 45 對 55로, 사법방해 혐의는 50 對 50으로 모두 부결하였다. 의결 정족수인 67표에 크게 미달하는 결과였다. 55명의 공화당 의원 중에서도 상당수가 탄핵에 반대했다.

미국 상원은 결정문이나 결정이유를 쓰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上院이 왜 부결하였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평론가들이 분석한 바로는 클린턴의 행위가 위법에 해당하나 르윈스키와의 성관계는 사생활이므로 굳이 탄핵할 가치가 없다고 다수의 상원의원들이 판단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여기서 유의할 점이 하나 있다. 미국의 上院의원들은 우리나라의 憲裁 재판관들과 달라서 주로 원로 정치인들이 많다(미국의 하원의원은 임기가 2년인데 반해 상원의원은 임기가 6년이다. 대부분 再選 이상의 노련한 정치인들이다). 下院의원이나, 언론처럼 大衆(대중)의 일시적 기분에 끌려가지 않는다. 클린턴이 탄핵으로 쫓겨나면 같은 민주당의 부통령 엘 고어가 대통령이 된다. 공화당이 당장 집권하는 것도 아닌 상황이었다. 미국의 경제를 잘 살린 클린턴 대통령을 거짓말쟁이라고 쫓아내서 미국의 國益(국익)에 도움 될 게 없다. 대부분의 상원의원들이 명분보다 실리를, 인기보다는 國益을 선택한 것이라고 본다. 결국, 클린턴은 임기를 잘 마쳤고 지금도 미국에서 인기 있는 前職(전직) 대통령 중 한 명이다.

한국이 미국과 다른 점을 본다. 먼저 탄핵의 대상과 횟수가 다르다. 미국은 19명의 탄핵소추 중 15명이 법관이다. 대통령은 두 명이다. 한국은 건국 때부터 탄핵제도를 도입했지만 법관이나 다른 고위직이 탄핵소추된 사례는 없다. 오로지 대통령 탄핵에만 두 번 이용되었다. 2004년 노무현 前 대통령에 이어서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소추되었다. 대통령 탄핵횟수가 미국과 마찬가지로 두 번인 점은 같다.

그러나 미국은 240년 建國史(건국사)에서 두 번이고, 한국은 70년 建國史에서 두 번이다. 더욱이 미국은 첫 번째 탄핵과 두 번째 탄핵의 간격이 약 130년이지만, 한국은 단 12년이다. 미국은 45명의 대통령 중 두 명인데, 한국은 11명의 대통령 중 두 명이다. 憲政(헌정)체제가 본격화된 1987년 이후로 따지면 6명의 대통령 중 두 명으로 탄핵률이 약 33%이다. 한국은 全세계에서 가장 대통령 탄핵이 잦은 나라 중 하나다. 좋아할 일이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정치가 불안정한 나라, 黨派(당파)싸움이 가장 심한 나라라는 증거이다.

재미있는 점은 한국의 대통령 탄핵은 두 번 모두 국회가 與小野大(여소야대)였다는 점이다. 국회가 與小野大되면 예외 없이 대통령을 탄핵소추하는 징크스 같은 게 있는 것 같다. 또 하나는 두 대통령이 다 政界(정계)의 소수파이다. 노무현 前 대통령은 高卒(고졸)이었고, 朴 대통령은 여성이다. 소수파를 무시하는 前近代的(전근대적)인 신분차별의 문화가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언론의 난
[ 2017-01-09, 18:07 ] 조회수 : 4558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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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ince     2017-01-10 오후 2:25
닉슨의 경우는 탄핵과 마찬가지였다는 거 몰라서 이따위 글을 쓰나? 탄핵이 확실해 지자 사임하고 이어받은 포드가 사면을 시켜줬고 포드는 다음 선거에서 대패하고 말았다. 이게 역사적 사실이다.
   정답과오답     2017-01-10 오전 12:06
돌대가리 미개인들이 지들이 지금 하는짓이
미국보다 선진국적인 행동으로 아는 지경입니다
세계제일의 선진국이니까 탄핵을 자주 한다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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