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후보의 셈법, 81만 명 채용에는 세금 연 4조 원이 아니라 40조 원이 든다!

박동운(단국대 교수, 조선pub)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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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 교수
  
  
  대선 후보 다섯 분의 스탠딩 토론에서 나온 이야기. 문재인 후보가 공약으로 내놓은 ‘21조 원에 이르는 복지 재원’ 마련 방안을 놓고 한 후보가 묻자, 문 후보는 대답을 피해가다가 가까스로 ‘사회적 합의’를 제시했다. 필자는 참으로 어이없는 답변이라고 생각되어, 정치의 계절임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사회적 합의 기구’하면, 김대중 대통령이 도입한 ‘노사정위원회’가 떠오른다. 김대중 대통령은 IMF가 권고한 구조개혁 차원의 노동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노사정위원회를 도입했다. 이전에 김영삼 정부는 노동개혁을 위해 ‘노사관계개혁위원회’를 도입했었지만 이는 ‘사회적 합의 기구’가 아니었다. 전문가들은 ‘노사관계개혁위원회’를 두고 노사정위원회를 도입하면 ‘옥상옥(屋上屋)’이 된다며, 김대중 대통령의 노사정위원회 도입을 적극 반대했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김대중 대통령은 1998년 1월 10일 노사정위원회를 발족시켜 2월 이를 통해 60개 항의 ‘사회적 합의’ 사항을 이끌어내고, 이 과정에서 정리해고법과 28개 업종에 한정된 근로자파견법을 도입했다. 이렇게 도입된 정리해고법은 한국 노동시장을 경직시킨 주범이 되었고, 노조파워에 밀려 한정된 업종에 도입되기는 했지만 근로자파견법은 노동시장 유연화에 다소 기여했다.
  
  노사정위원회는 실패한 ‘사회적 합의 기구’
  
  노사정위원회는 그 실체가 조합주의(corporatism)다. 조합주의란 여러 이익집단들을 정책 결정에 참여시키고, 이들 이익집단들의 합의를 통해 사회정책과 경제정책을 결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런데 노사정위원회가 ‘사회적 합의’라는 명분을 내세워 국가정책 결정한다는 것은 웃기는 일이다. 이렇게 되면 헌법 같은 법이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없다. 특히 노사정위원회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얻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노동계를 대표한 민노총은 1998년 1월 노사정위원회 첫 모임에만 참석했을 뿐 밖으로 나돌면서 1998년 이후로 줄곧 정치싸움만 일삼아 왔다. 복수노조가 허용된 후 한국노총이 노동계를 대표하여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했지만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을 놓고 2016년 1월 11일 ‘노동시장 구조 개선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에 대해 ‘전면 파탄 났다’고 선언함으로써 노사정위원회의 허구성이 또 들어났다. 결국 노사정위원회는 노동시장만 경직시키고, 구조개혁만 어렵게 만들어 왔다.
  
  게르하르트 슈뢰더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그는 2015년 5월 21일 <독일 어젠다 2010의 경험과 한국에 주는 조언>이라는 전경련 강연에서, “노동시장 개혁을 할 때 노동자와 사용자 등 이해당사자들에게 결정권을 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혁안을 만들기 위해 정부와 노조, 사측이 한 테이블에서 모여 의논을 했지만, 노사가 모두 적대적인 위치에서 정부에 요구만 했기 때문에 노사정위원회를 통한 개혁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정부가 합법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고, 개혁의 당위성이 충분하다면” 정부 단독으로 노동개혁을 추진하라고 우리에게 조언했다.
  
  대선 공약이면 실행 계획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기구조차 애매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복지 재원 21조 원을 마련한다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일이다.
  
  
  81만 명 채용에는 세금 연 4조 원이 아니라 40조 원이 든다!
  
  
  공약에서는 재원 소스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을 속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후보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공무원과 공기업에서 81만 개의 일자리를 마련하고, 여기에 드는 재원 4조 원은 세금으로 충당한다고 줄곧 강조해 왔다. 사회주의는 국가가 노동을 소유하기 때문에 실업률은 당연히 0%다. 문재인 후보의 공약대로라면 우리 젊은이들도 이제는 일자리 걱정에서 자유롭게 될 것 같다. 그런데 문재인 후보의 산수는 크게 잘못되었다.
  
  4조 원을 81만 명으로 나누면 공무원 1인당 연봉은 4,938,272원이다. 월급은 기껏해야 41만 원 정도다. 문재인 후보의 구상대로라면 연 4조 원이 아니라 40조 원이어야 한다. 대선 후보가 국민을 이렇게 속여도 되는 것일까?
  
  ‘부자 증세, 법인세율 인상’은 자본 유출을 부추겨
  
  문재인 후보는 또 재원 마련 방안으로 부자 증세, 법인세율 인상을 언급했다. 정치권은 걸핏하면 ‘부자 증세, 법인세율 인상’을 내세우는데 세계의 흐름을 공부해야 한다. 스웨덴은 1910년에 도입한 ‘부유세’를 2007년에 폐지했다. 폐지 이유는 자본 유출 때문이다.
  
  세계는 지금 법인세율 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세계 140여 개국 가운데 법인세율이 인상된 나라는 겨우 7∼8개국 정도인데, 이들 국가들은 법인세율이 너무 낮았기 때문에 약간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놀라운 것은 구사회주의 국가 대부분이 법인세율을 9∼20% 수준으로 낮춰왔고, 불가리아, 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 같은 나라는 9∼10% 수준이다. 구사회주의 국가들은 해외자본 유치를 통해 경제발전을 이루고자 경쟁적으로 법인세율을 낮춰왔다. 분명한 것은 한국만이 법인세를 인상했고, 또 인상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선진국 가운데 법인세율이 가장 낮은 나라는 12.5%의 아일랜드, 17%의 싱가포르다. 낮은 법인세율이 이 두 나라에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 엄청난 해외직접투자 유입이다. 2015년까지 쌓인 해외직접투자 유입액이 싱가포르는 9,784.4억 달러, 아일랜드는 4,354.9억 달러나 된다. 이 결과 아일랜드는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대에서 5만 달러대로 진입하는 데 세계 역사상 처음으로 17년, 싱가포르는 2위로 22년 걸렸다. 2015년까지 한국에 쌓인 해외직접투자는 겨우 1,745.7억달러, 초라하기 그지없다.
  
  한국은 2006∼2015년간 자본유출이 약 175조 원
  
  미국의 도날드 트럼프가 왜 35%나 되는 미국 법인세율을 15%로 낮추려고 하는지 아는가? 그 목적은 자본 유입에 있다. 한국은 정치가들이 법인세만 올리려고 하니 한국은 2006년 이후 해마다 자본의 순유출(유출에서 유입을 뺀 액수)이 확대되고 있다. 2006년에 처음 기록한 순유출은 36.1억 달러인데 순유출은 점증해오다가 2015년에 226.0억 달러나 된다. 2006∼2015년간 순유출을 합하면 1,523.7억 달러(약 175조 원)다. 이로 인해 2014년까지 한국은 24만개의 제조업 고급 일자리가 해외로 이전되었다. 문제는 이 같은 자본 유출이 그치거나 줄어들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2016년에는 중소기업마저 6조8700억 원이나 해외로 빠져나갔다! 한국의 정치가들, 트럼프를 벤치마킹하라.
  
  부는 국가 아닌 개인이 창출한다
  
  끝으로 복지 포퓰리즘에 빠져 있는 한국의 대선 후보들에게 마거릿 대처의 명언을 소개한다.
  
  “기본적으로 그들(좌파들)의 실수는 부를 창출해서 개인들에게 분배(혹은 재분배)하는 것이 국가라고 믿는다는 점이다. …. 사실 경제발전과 관련해서 진실은 그들의 믿음과 정반대이다. 부를 창출하는 것이 바로 개인들이기 때문이다.”
  
  
  각주: 1) 마거릿 대처(2002), 『국가경영』, 경영정신, p.553.
언론의 난
[ 2017-04-21, 07:10 ] 조회수 : 5664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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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환동     2017-04-22 오전 5:07
국회. 청와대 충청도 이전에는 국민의 혈세 수 십조 원이 들어간다.
   송용만     2017-04-21 오전 10:01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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