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산 29만 원이라는 오해와 조롱
이순자 자서전 《당신은 외롭지 않다》에서 ② / ‘정치보복’ 비판 희석시키기 위해 시작한 정치자금 수사

李知映(조갑제닷컴)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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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정치보복’ 비판 희석시키기 위해 정치자금 수사

이순자 여사는 자서전 《당신은 외롭지 않다》에서 한 章(장)을 할애해 추징금 환수에 대해 서술했다. ‘제22장 추징금환수라는 이름의 재산몰수’에서 이 여사는 5.18특별법을 만들어 전두환 전 대통령을 구속시킨 김영삼 대통령이 국내외에서 ‘정치보복’이라는 비판을 받자 그 비판을 희석시키기 위해 뒤늦게 정치자금 수사를 시작했다고 이야기한다.

전두환 대통령은 이와 관련 회고록 3권 ‘황야에 서다’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검찰은 나와 관련된 정치자금 총액을, 먼저 기소한 노태우 대통령의 정치자금 총액과 꿰맞춰 나갔다. “5년간 재임한 노태우 대통령이 A기업으로부터 50억 원을 받았으니 7년 반을 재임한 전 대통령은 70억 원을 받았을 것 아니나”하는 식으로 노 전 대통령이 모금한 총액, 추징할 금액 등을 고려해 나의 정치자금 총액을 맞춰나간 것이다. … 검찰은 5공화국 당시 기업으로부터 기탁 받은 금액 전부를 ‘비자금’이라 규정하며 내가 그 많은 금액을 개인적으로 은닉한 것처럼 언론을 통해 흘렸는데, 그러한 언론보도는 매번 12.12재판이나 5.17, 5.18재판이 열리기 하루 이틀 전에 나왔다. 나에 대한 사법처리가 ‘정치재판’이 아니라 ‘비리 단죄’라는 인식을 심기 위한 언론플레이였다.>

1996년 재판에서 검찰은 전두환 대통령이 재임 중 기업에서 받은 각종 헌금이 대통령이 지닌 막중한 권한에 비추어 볼 때 뇌물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전 대통령은 “기업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것은 그 시절까지 우리나라 정당정치의 관행이었고 특정기업의 이권과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소명했다. 전두환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정치자금 사용처를 모두 공개해 진실을 밝히고, 정치자금을 준 기업인들을 증인으로 요청해 검찰이 주장하는 2205억 원이라는 금액이 부풀려진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야 한다고 제안했으나 전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정치자금에 대가성이 없다고 주장하려면 전두환 대통령 재임기간인 7년 반동안 해당 기업들의 회계 장부를 모두 압수해 수사할 텐데, 자신의 정치자금 문제가 재계 대한 전면 수사로 확대되어 기업인들을 비생산적인 訟事(송사)에 휘말리게 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전두환 대통령의 이러한 결심은 이후 “재앙처럼 여생을 괴롭히는 천형”이 된다.

‘전 재산 29만 원’이라는 오해

1997년 4월 대법원은 검찰이 공소제기한 2205억 원에 대해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 5공화국 당시의 정치자금 총액 2205억 원 전액을 전두환 개인에게서 추징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검찰은 대법원 판결 직후 전두환 대통령이 가지고 있던 금융자산 312여억 원 모두를 추징해갔다. 김대중 대통령 때에는 승용차와 전두환 대통령 장남 명의의 콘도를, 집은 노무현 대통령에 와서야 추징했다. 이순자 여사는 검찰의 이런 주먹구구식 추징금 환수 때문에 “막상 그분 소유의 집이 경매되어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었을 때는 이미 그분 소유의 금융자산이 단 한푼도 남아 있지 않은 상태여서 체납자 신세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 여사는 ‘전두환 대통령 전재산 29만 원’이라는 보도가 났던 노무현 대통령 시기의 추징금 환수에 대해서는 억울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03년 2월 검찰은 전두환 대통령에게 ‘재산명시 명령신청’을 법원에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미납 추징금 가운데 의미 있는 금액을 자진 납부하라고 통보했다. 전두환 대통령은 당시 본인 명의의 금융자산은 모두 자진 납부한 상태여서 부동산을 포함한 모든 재산을 헌납할 테니 검찰에서 이를 매각, 추징금에 충당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검찰은 이를 거부하고 법원은 재산목록 제출을 통보했다.

“그분은 변호인에게 자신에게 남아 있는 재산을 빠짐없이 기록해 차질이 없도록 하라고 당부했고, 변호인들은 그분 명의로 돼 있는 연희동 집은 물론 유체부동산, 서화류, 골프채를 망라한 소유물을 남김없이 ‘재산명시서’에 기록했다. 그런데 마지막 완성본을 읽어본 그분이 자신이 직접 법원까지 나가 선서해야 하는 일이니만큼 누락된 부분이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혹시 통장에 얼마간의 돈이라도 남아 있을지 모르니 알아보라고 했다. 검찰이 (1997년에) 금융자산을 추징해간 휴면계좌에서 총 29만 1680원의 이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소액이지만 정확을 기하는 의미에서 기재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언론이 마치 전두환 대통령이 “전 재산이 29만 원뿐”이라고 주장한 것처럼 왜곡 보도를 내보냈다고 한다. 이 여사는 “그 이후 29만 원은 그분을 조롱하는 상징이 되었다”고 토로했다.

법원의 명령에 따라 제출한 재산목록에 기재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자산은 2003년 10월 경매에 붙여 18억 168만 원이 추징됐다. 생활용품이라 할 유체자산까지 압류해 공매처분됐고, 여기에는 기르던 진돗개 두 마리도 포함됐다. 이후 유체부동산과 사저별채 등 부동산을 경매한 대금을 포함 총 696억 원 가량을 추징했다.

(계속)

언론의 난
[ 2017-04-21, 15:39 ] 조회수 : 1131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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